NH농협은행, 건전성 '흔들'…위험여신 급증에 금융사고까지
여신 건전성 악화 추이 도드라져
금융 사고 빈번해 적정성도 영향
공개 2025-03-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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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NH농협은행의 건전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부터 위험가중여신까지 빠르게 불어나는 모양새다. 반복되는 금융사고도 건전성에 위협을 가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내부통제가 요구된다.  
 
사진=NH농협은행
 
무수익여신 증가 등 건전성 악화 우려
 
5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무수익여신은 1조1949억원이다. 직전 분기 대비 8.6% 증가했다. 전년 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더 커진다. 2023년 말 무수익여신은 7682억원이며, 9개월 동안 55.5% 늘었다.
  
무수익여신이란 이자 수익이 나지 않는 여신이다. 부도업체, 법정관리 기업 등 이자가 연체된 경우다. 반면 고정이하여신은 연체 기간과 채권회수 가능성에 따라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으로 분류되지만 이자 수익을 기준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수익이 전혀 나지 않는 무수익여신이 증가한 데다 고정이하여신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 고정이하분류여신은 1조631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7.3% 증가했다. 5235억원 규모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추정손실여신의 확대 속도다.
 
 
NH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추정손실 여신은 3090억원이다. 3분기 1488억원 대비 107.7% 증가했고, 전년 말에 비해서는 131.5% 확대됐다. 다만 규모 자체는 고정여신이 가장 컸는데, 2023년 말 6576억원에서 1년 새 42.4% 늘어난 936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51%에서 0.14%p 올랐다.
 
지난해 3분기 추이를 봤을 때, 기업에 실행한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2024년 말 기준 NH농협은행의 원화대출금 총액은 290조7670억원으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포함한 일반자금대출은 257조6733억원이다. 이중 가계대출이 137조6327억원, 기업대출이 109조8392억원을 차지해 가계대출의 비중이 더 크지만, 부실 여신의 규모는 기업대출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지난해 3분기 NH농협은행 고정이하여신은 1조4840억원이었는데, 이중 기업대출의 고정이하여신이 1조470억원이다. 무수익여신 1조1105억원 중에서도 8469억원이 차지한다. 
 
여신 건전성 악화는 대손충당금도 증가시켰다. 2023년 말 NH농협은행의 대손충당금은 3조1272억원에서 1년 만에 3조4996억원으로 불어났다. 대손충당금 규모가 증가할 경우 대손충당금적립비율도 늘어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되면서 같은 기간 282.27%에서 214.51%로 67.76%p 하락했다.
 
잦은 금융사고도 경영지표 위협
 
NH농협은행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금융사고도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은행의 건전성은 주로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의 비율로 살핀다. 고정이하여신비율과 무수익여신 규모 등이 모두 악화되는 가운데 위험가중자산도 증가하고 있다.
 
위험가중자산은 크게 신용리스크, 시장리스크, 운영리스크로 나눈다. 운영리스크는 은행이 예상하지 못한 내부 사기, 직원 실수, IT 시스템 장애, 법적 분쟁, 외부 사건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반영한 것으로 은행의 내부통제 수준과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3분기 NH농협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140조5187억원이다. 이중 운영리스크는 14조7213억원이다. 전년 말 11조1101억원에서 9개월만에 3조6112억원 증가했다. 전체적인 위험가중자산도 131조7607억원에서 대폭 늘었다. 
 
총자본비율도 하락했다. 지난해 말 NH농협은행의 총자본비율은 17.57%로 18% 이하로 떨어졌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2021년 이후 3년간 18% 이상을 유지했다. 지난 2022년에는 18.77%를 기록하기도 했다. 
 
NH농협은행의 운영리스크가 늘어난 것은 잦은 금융사고 영향도 있다. 지난해 NH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13건 이상으로 파악된다. 김선교 국회의원(국민의힘)이 NH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융사고 적발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10건, 9월 이후 공시된 금융사고 3건 등이다. 외부인에 대한 사기, 배임, 횡령, 공문서위조 등 유형도 다양하다. 금융사고 금액이 10억원 미만일 경우 공시 의무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건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NH농협은행은 강태영 행장 취임 이후 더욱 적극적인 내부 통제안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9일에도 지주 차원에서 내부통제 강화를 다짐했다. 지주와 계열사의 준법감시인 등이 모여 농협금융 준법감시협의회를 개최했다. 강 행장도 연초 취임사를 통해 내부통제를 강화해 금융사고 예방에 전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융사고 관련 건은 타 행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 반영을 완료했다"라며 "건전성과 내부 통제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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