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생존전략)①급격히 줄어든 '새 집'…높아지는 '실적 긴장감'
올해 전국 입주물량 23만가구…전년 대비 9만가구 줄어
B2B 비중 높은 현대리바트 지난해까지 매출 지속 성장
유통채널 늘리는 한샘…김유진 대표 '수익성 경영' 지속 전망
공개 2025-03-0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가구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측된다. 예년 대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각 기업들의 사업 전략이 큰 폭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특히 가구업계 매출 1·2위를 기록 중인 한샘과 현대리바트는 매년 매출 격차가 줄어들고 있어 올해 대외 사업 환경 변화와 전략이 영업 실적에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IB토마토>는 가구업계를 둘러싼 업황과 함께 각 기업의 생존 전략을 분석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올해부터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세가 본격 시작된다. 주택 수요자들의 심리 위축과 이를 의식한 건설사들의 공급 감소가 이어진 결과 ‘새 집’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입주 물량과 연간 영업실적이 맞닿아 있는 가구업계의 고민도 커지는 모습이다.


한샘이 운영 중인 매장 전경.(사진=한샘)
 
급감하는 입주 물량…앞으로 더 어둡다
 
5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입주 예정 물량은 23만74가구로 전망됐다. 전국 입주 물량은 지난 2023년 30만8299가구에서 2024년 32만5367가구로 증가세를 이어오다가 올해 약 9만가구 감소한 전망치가 나온 것이다.
 
사실상 전국의 모든 지자체에서 이 같은 입주 물량 감소세가 기록될 전망이다. 세종시의 경우 지난해 대비 무려 75.8% 줄어든 입주가 이뤄질 전망이고 △대구광역시 –54.4% △충남 –46.9% △경북 –46.2% △경기 –42.3% 등 순으로 감소폭이 크다.
 
다만 이달 수도권에서는 ‘반짝’ 증가세가 기록될 전망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3월 입주 예정 물량은 1만584가구로 전월(4645가구) 대비 224.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서울의 경우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2840가구)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이스트폴’(1063가구) 등 대단지 아파트의 입주로 5218가구의 입주가 이뤄진다. 이 같은 수치는 3월 기준 서울 최다 수준이다.
 
올해 3월을 제외하고는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입주 시장 사정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앞으로의 입주 물량 전망은 더욱 어둡다. 올해 수도권에서는 11만3465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내년 이 물량은 6만9642가구로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 간 수도권 연 평균 입주 물량은 14만4977가구였지만, 평균치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인 것이다.
 
또한 향후 입주 물량을 결정할 전국의 주택 분양도 소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1만2676가구였으나, 실제 분양된 물량은 5385가구를 기록했다. 예정치 대비 분양 실적률은 약 42% 수준에 불과했다.
 
직방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보다 분양 예정 물량이 감소했는데, 실적률마저 하락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수요자들의 청약 심리는 위축된 상태이며, 건설사들 역시 신중한 분양 전략을 이어가고 있는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입주는 곧 매출’인 가구업계…먹거리 줄어든다
 
통상 가구업계의 영업실적은 아파트 입주 물량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직접적으로는 아파트 시공을 맡은 건설사와의 B2B 거래가, 간접적으로는 일반 소비자들의 가구 수요가 입주량에 따라 좌우되는 탓이다.
 
실제 가구업계에서 B2B 매출 비중이 높은 현대리바트(079430)의 경우 전국 30만8299가구가 입주한 지난 2023년 연결 기준 1조58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32만5367가구가 입주한 지난해에는 매출 1조8706억원을 기록하며 약 3000억원 성장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매출 기준 ‘업계 1위’ 한샘(1조9083억원)의 자리를 크게 위협하기도 했다.
 
현대리바트의 사업부문은 △B2C △사무용 △빌트인 △기타(자재유통) △B2B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B2C 사업을 제외한 사무용과 빌트인, 자재유통, B2B 등이 기업간 거래 매출로 분류된다. 2023년 기업간 거래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은 79.8%,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는 83.1%로 각각 나타났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B2B 가구 공급 물량 증가와 B2C 인테리어 수요 확대, 해외 사업 호조 등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구업계의 구조적 특성상 올해부터 시작된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의 감소세는 주요 업체들의 매출에 좋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요 가구업체들은 앞으로의 사업 환경을 ‘위기’로 인식하고, 기존 사업의 체질 개선과 신사업 개척 등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실정이다.
 
한샘(009240)의 김유진 대표이사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외부 변수들을 탓하기에는 아직 시도조차 하지 않은 기회들이 너무 많다”면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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