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애큐온캐피탈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 발행을 재개했다. 애큐온캐피탈은 신용등급 A급 캐피탈사 가운데 드물게 ESG채권을 적극적으로 내놓는 곳이다. 앞서 2021년과 2022년 대규모로 발행했지만 이후 고금리 시기에는 주춤했던 상황이다. 발행금리가 점차 낮아지면서 ESG채권 재확대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지속가능채권 300억원 조성…기업가치 제고 기대감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은 제242회차 무보증사채 1800억원을 공모 발행한다. 총 9회차로 구성했는데, 이 가운데 제242-1회차 1년6개월물 100억원과 제242-5회차 2년물 200억원 두 건은 ESG채권인 지속가능채권으로 발행한다.
ESG채권은 발행 자금을 친환경 사업이나 사회적 이득을 창출하는 프로젝트에 사용한다. 목적에 따라 크게 ▲녹색채권(Green Bond) ▲사회적채권(Social Bond)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지속가능연계채권(Sustainability-Linked Bond) 등으로 구분된다.
(사진=애큐온캐피탈)
애큐온캐피탈이 발행하는 지속가능채권은 환경 친화적이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에 투자된다. 단기적인 영업 실적 혹은 재무 성과 제고를 위해 발행하는 일반 채권과 성격이 다르다. 애큐온캐피탈은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의 지속가능채권 원칙을 반영하고, 회계법인으로부터 채권 관리 체계에 대한 인증 평가를 받았다.
ESG채권을 발행하면 외부 검토기관의 ESG 평가 향상으로 이어져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 사회공헌과 같은 맥락으로 기업 이미지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효과를 얻는다. 기관투자자가 사회적 책임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투자수요 확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발행제비용에서도 일정부분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해당 비용에는 발행분담금, 인수수수료, 신용평가수수료, 상장수수료, 상장연부과금, 전자등록비용 등이 있는데 여기서 상장수수료와 상장연부과금을 면제받는다. 상장수수료는 발행금액 100억원 이상에서 150억원 미만 기준으로 100만원이며, 상장연부과금은 만기 1년당 10만원에 최대 50만원이다.
자금 사용 목적을 살펴보면 일반 채권은 할부와 리스, 기타 대출 등 여신금융 영업에 쓰인다. ESG채권의 경우 친환경 모빌리티, 서민주택공급, 신재생에너지 사업, 금융 취약계층, 스타트업·사회적기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과 투자용으로 활용된다.
환경부터 사회 곳곳에 배분…ESG채권 확대 기대
애큐온캐피탈은 지난 2021년 국내 A등급 캐피탈사 가운데 최초로 14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당시 자금의 사용 분야를 살펴보면 환경 부문에서 ▲해상풍력발전사업 240억원 ▲폐열전기생산과 물절약전문사업 280억원 ▲배터리지게차 등 친환경 운송수단 233억원 ▲폐기물처리시설 160억원이 있었다. 사회 부문은 ▲청년주택공급사업 225억원 ▲구인·구직지원서비스 125억원 ▲도시재생사업 137억원 등이다.
이어 2022년에도 지속가능채권 1900억원(기업어음증권 포함)을 발행하고 신재생에너지 기업과 친환경 운송 인프라 구축, 일자리 창출을 위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지원 사업 등에 투자했다. 이후 발행한 건에 대해서도 자금 배분이 완료되면 구체적 투자 내역을 공시하고 있다. 2023년에는 4월에 200억원(제191회차) 발행했다. 그동안 환경과 사회 분야 사업에 집중하다가 2022년 말과 2023년 발행 건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거버넌스 관련 투자도 시행했다.
지난해 6월에는 ▲220-1회차 100억원 ▲220-2회차 100억원 ▲219회차 200억원 ▲218-3회차 200억원 등을 내놨다. 2024년 말까지 누적된 ESG채권 발행금액은 총 4100억원이다. 앞서 금리가 낮았던 2021년~2022년과 달리 2023년과 2024년에는 발행금리가 너무 높아 ESG채권을 적극 펴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발행금리 부담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만큼 ESG채권 규모도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애큐온캐피탈의 2년물 공모사채 발행금리는 4.5%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한참 고금리였던 때보다 금리가 1.5%p가량 하락했다.
애큐온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속 가능한 경영 비전에 따라 친환경 경영 확대,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등 3대 전략 방향을 수립하고 중점 과제를 선정해 기업 문화에 담아내고 있다”라면서 “자금 사용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ESG채권 실적 보고서를 내고 투자자 안내문을 공개하는 등 관련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