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에프앤아이, 성장 정체 우려…자산 축소가 발목
성장가도 달렸지만 전분기 대비 자산 감소세
위험가중자산 관리 강화…NPL만으로는 성장 한계
공개 2025-03-0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5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성장이 둔화될 위기다. 확대일로던 총자산이 단기간 내 크게 감소하면서다. 특히 올 들어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위험가중자산 관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영업 확대 속도도 예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우리금융
 
총자산 규모 감소세로 전환
 
28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총자산은 1조3000억원이다. 직전분기 공시한 총자산은 1조4000억원으로, 3개월 만에 약 1000억원이 줄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자산은 NPL자산 등 대출채권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현금과 현금성자산, 매각예정비유동자산 등 순으로 규모가 컸다. 3달에 걸쳐 자산이 10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NPL자산이 감소됐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3분기 NPL자산은 1조2600억원으로, 채권 비중은 91.3%에 달했다. NPL자산이 줄어들면 수익기반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부실자산(NPL) 시장을 겨냥해 2022년 설립됐다. 자본금에 당시 우리종합금융 내의 NPL사업부문을 이관해 빠르게 성장했다. 이후 은행권 NPL입찰 시장에서 15% 내외의 점유율을 보이며 꾸준한 성장률도 보였다. 성과를 거두자 우리금융도 지난해 5월 유상증자를 통해 1200억원을 지원했다. 자본 여력이 있어야만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활황과 모회사의 지원 등을 기반으로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은행권 공개입찰시장 NPL매각 규모는 미상환원금잔액 기준 6조원이다. 전년 규모인 5조5000억원을 한참 넘어섰다. 2022년에는 연간 2조4000억원에 불과했다.
 
시장의 호황으로 자산도 불어났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지난 2022년 총자산은 3361억원에서 1년 만에 8777억원으로 증가했다. 신용등급도 올랐다. 지난해 나이스신용평가를 비롯 신용평가사들은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했다. 무보증사채 등급은 A등급이다. 이 역시 투자자산 규모의 확대가 주효했다.
 
특히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불어나는 외형을 기반으로 출범 초기임에도 흑자를 내 모회사에 실적을 보탰다. 출범 당해 9억원, 이듬해에는 39억원의 순이익을 더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당기순이익은 118억원, 연말 실적은 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 출범 초기부터 순익을 기록하면서 비은행 이익이 부족한 지주에 도움을 줬다. 
 
계열사 우회 지원도 '제동'
 
문제는 외형이 줄어들면 장기적으로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NPL채권을 확보하고 회수하는 것이 NPL사업의 기본 구조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주의 우회 지원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우리은행의 우회 지원을 지적받았다. 우리에프앤아이는 NPL후순위채권을 담보로 우리은행에서 약 35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금융지주회사법 상 부실 전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회사 등 신용공여 시 지주회사 등에 대한 채권을 담보로 취득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당시에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했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해당 대출 자금으로 NPL을 추가 매입하고 이를 담보로 제공해 다시 대출을 받는 등 외형을 빠르게 키웠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연초 우리금융이 부여한 리스크 유형별 한도를 초과했음에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의 담보 대출과 리스크 한도 초과에 대해 직접적을 짚은 만큼 올해는 같은 방식으로 덩치를 키우기는 어렵다. 특히 위험가중자산 관리가 금융지주 경영평가요소 중 하나가 되면서 더욱 부담스러워졌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말 기업대출을 줄이면 핵심성과지표(KPI)에 가점을 부여하기도 했다.
 
금융지주가 위험가중자산에 집중하는 이유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때문이다. 우리금융도 마찬가지로 CET1을 끌어올려야 하는 입장이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보통주자본으로 산출한다. 분자인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면 CET1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CET1은 12.08%로 전년 말 11.99% 대비 0.09%p 올랐다. 보통주자본이 같은 기간 8.3%, 위험가중자산이 7.4% 올라 보통주자본비율도 올랐다. 연말 지주의 위험가중자산은 23조6042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CET1비율 목표를 12.5%로 설정했다. 0.42%p 올려야 하는 상황으로,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업종 특성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를 자본비율 개선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신성장기업과 우량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위험가중자산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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