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새마을금고가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 캐피탈사에 이어 자산관리회사까지 잇달아 품에 안으며 건전성과 수익성을 한 번에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몇 년간 대출 부실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오면서 부실채권(NPL)을 정리할 자회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만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캐피탈사의 경우 경영 악화로 수익성에 보탬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캐피탈사 인수 막바지…적자폭 확대 '우려'
4일 M캐피탈(엠캐피탈)에 따르면 사명을 MG캐피탈로 바꿨다. 사명을 변경하면서 인수도 마무리 짓는 모습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12월 이사회를 열고 엠캐피탈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2020년 엠캐피탈 인수 사모펀드에 출자자(LP)로 투자하면서 우선매수권을 확보했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98.37%다. 엠캐피탈 최대 주주는 지난해 9월 말까지 스마트리더스홀딩스였다. 스마트리더스홀딩스는 발행주식 1256만7659주 중 1236만3077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분율은 98.37%로, 해당 지분이 새마을금고의 인수 대상이다.
스마트리더스홀딩스는 에스티엘제14호스마트금융사모투자합자회사가 지분을 100%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새마을금고중앙회가 59.76%를 차지한다. 스마트리더스홀딩스는 2020년 투자목적회사(SPC)로 설립돼 2020년 12월 효성캐피탈을 인수했고, 이듬해 사명을 엠캐피탈로 변경해 지금까지 영업을 이어왔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사명을 바꾸고 새 대표 이사도 선임키로 하고 지난달 초부터 공개모집 중이다. 서류는 같은 달 18일까지 방문을 통해 접수받았으며 새 대표이사는 오는 21일 이사회를 거쳐 선임된다.
다만 MG캐피탈은 당장 새마을금고의 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누적 실적으로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나 단일 분기 실적은 뚝 떨어졌다.
손실 규모는 17억6165만원이다. 전년 동기 42억9546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누적 실적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누적실적은 38억4217만원으로 1년 전 418억5426만원과 비교해 10분의 1에도 못미친다.
해당 분기뿐만 아니라 전분기부터 적자 폭이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1분기 흑자를 낸 이후 2분기와 3분기 연속으로 실적을 깎아먹고 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도 0.4%에 그쳤다.
MG캐피탈은 기본적으로 수익 기반이 되는 영업자산도 축소됐다. 2024년 말 기준 1조6836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5.1% 줄었다. 특히 지난해 말에 발생한 대규모의 부실채권 영향이 컸다. 부실채권은 총 7건으로 약 804억원이다. 자기자본 13.25%에 달한다. MG캐피탈의 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새마을금고도 지난해 적자를 기록, 당장은 인수 자체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부실채권 전담 자회사 출범 '눈앞'
새마을금고는 MG캐피탈 외에 자산관리회사(AMC)도 자회사로 추가하기로 했다. 명칭은 새마을금고자산관리회사다. MG캐피탈은 인수한 반면 직접 설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자본금 규모도 확정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도 자본금 300억원을 납입한다.
현재 새마을금고중앙회 자회사는 총 5개다. MG복지회와 MG자산관리, MG신용정보, MGTV, MG데이터시스템 등이다. 이중 MG신용정보의 경우 지난 2013년 새마을금고가 인수한 이후 자산관리와 고객관리, 채권 위임관리 등을 맡고 있다. MCI대부도 MG신용정보의 자회사로, 부실채권 매입이 주업무다. 금융지주의 부실채권(NPL)자회사와는 성격도 다르다. 통상적으로 우리금융에프앤아이나 하나금융에프앤아이는 은행 등 지주 계열사의 부실채권을 매입하지 않지만, MCI대부의 설립 목적은 금고의 부실채권 매각이다.
새마을금고는 MCI대부에 부실채권을 매각하면서 건전성 관리를 해왔으나, 채권 관리 체계나 매입 여력 방면 등에서 자회사 설립의 필요성을 느꼈다. 오는 7월 새마을금고자산관리회사가 설립되면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자회사는 7개로 늘어난다.
이들 자회사 가운데 MG손해보험을 매각한 후 보험사, 캐피탈사 등 직접적인 금융업을 영위하고 있는 곳은 없다. MG데이터시스템의 경우 정보시스템을 비롯 IT 관련 자회사이며, MG복지회도 금융과는 거리가 멀다. MG자산관리는 건물시설유지관리 및 근로자파견 등 아웃소싱 사업을 기반으로 출범, 새마을금고자산관리회사와는 성격이 다르다.
새마을금고가 자산관리자회사를 추가하는 것은 거액의 부실 채권 매각 수요때문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해 9월 말까지 MCI대부에 4조5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넘겼다. 지난해 말까지는 목표치인 6조원을 웃돌았다. 새마을금고는 MCI대부의 부실채권 매각 여력을 늘리려고 2700억원 규모를 추가 출자키도 했다. 지난 한 해 출자 규모만 해도 6200억원이다. 하지만 자산관리회사의 경우 추가 출자 필요성이 낮아진다. 대부업의 경우 채권 매입 여력에 한계가 있으나, 자산관리회사는 자유로운 편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MG캐피탈의 경우 건전한 캐피탈사로 자리 잡은 후 단계적으로 영업적인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라면서 "새마을금고자산관리회사는 채권추심과 부실채권 관리를 종합적으로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