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고난도 IPO에 '진땀'…상장 후 주가도 문제
서울보증보험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서 결정 전망
고배당률에만 의존한 IPO 전략, 시장 반응 시큰둥
연초 고난도 IPO 이어져…최근 수요예측 흥행 기대감
공개 2025-03-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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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삼성증권(016360)이 서울보증보험의 기업공개(IPO)를 3월 중 마무리하려고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서울보증보험 IPO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높은 배당률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삼성증권의 고심은 여전히 깊다. 신주 발행이 없고 상장 이후 최대 주주의 보유지분 매각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보증보험, 몸값 낮춰 재도전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6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조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조사에선 우량 기관투자자들의 주문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공모가는 희망밴드 하단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가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보증보험) 
 
앞서 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10월 수요예측조사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저조한 참여로 상장을 철회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지분이 100% 구주 매출로 공모가 이뤄진다는 점 때문이었다.
 
서울보증보험 지분 93.85%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지분 10%를 IPO 과정에서 구주를 매각한다. 이후 의무보호예수 기간 이후 최장 3년간 최대 33.85%를 추가로 매각할 예정이다. 이는 IPO의 목적이 공적자금 회수인 만큼 주가가 요동칠 것이라는 우려를 낳게 했다.
 
이에 따라 서울보증보험은 몸값을 대폭 낮춰서야 다시 IPO에 도전할 수 있었다. 서울보증보험은 기존 희망밴드인 3만9500원에서 5만1800원 수준의 공모가 밴드를 2만6000원에서 3만1800원으로 최대 38%가량 내렸다. 이어 3년 동안 매년 2000억원 규모 배당금 지급 정책도 확정했다.
 
고배당 강점 내세워…반응은 '시큰둥' 
 
이번 상장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037620)이다. 특히 삼성증권에 있어 서울보증보험은 뜻깊다. 작년 첫 상장 도전 당시 유일한 조단위 대어 IPO였고, 국내 몇 안 되는 금융공기업 IPO라는 이유로 실적 기대감도 높았다. 
 
(사진=삼성증권)
 
지난 2022년 주관사 선정 당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005940),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국내 유력 증권사들이 경쟁에 대거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은 핀테크 금융기업 카카오페이의 상장 주관 경험을 높게 평가받았다.
 
하지만 현재 서울보증보험 IPO는 삼성증권에 넘어야 할 과제가 됐다. 조단위 실적 보다 당장 시장을 설득하는 게 더 급한 상황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상장에 앞서 높은 배당률을 강점으로 삼아왔다. 공모가 하단 기준 서울보증보험의 배당수익률은 약 11%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의 경우 8~9% 수익률을 보이고 있고 현재 업종별 상장 금융지주, 손해보험, 카드사의 배당률이 각각 8.3%, 4.7%, 5.9%에 달해 배당에 의한 종목 매력은 다소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3년 내 전체 지분의 38%가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점은 배당주로서의 매력을 저해시키는 요인이 됐다.
 
실제 시장에선 높은 배당률만으로는 시장을 설득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고금리 시기 반짝 열풍이 불었던 리츠 같은 종목도 높은 배당률을 무기로 상장이 진행된 바 있지만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기도 했다. 결국 배당률과 함께 충분히 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서울보증보험 이전에도 높은 배당률을 무기로 시장 설득에 나선 종목들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난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결국 배당과 함께 주가가 충분히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상장 주관 내용 '부실'…최근 수요예측서 '기대감'
 
올 들어 삼성증권이 상장을 완료한 종목은 모두 3개. 1건은 발행조건만 확정한 상태다. 연초 IPO 상위권 증권사에 못지않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내용은 다소 부실하다. 
 
 
삼성증권은 지난 1월 데이원컴퍼니(373160), 피아이이(452450), 와이즈넛(096250)을 상장했다. 그러나 이중 공모가 이상의 주가를 유지하는 곳은 피아이이 한 곳뿐이다. 상장 후 1개월 남짓 지났을 뿐이지만 공모가 유지도 어렵다. 특히 와이즈넛의 경우 공모 희망밴드 하단(2만4000원)을 한참 밑도는 1만7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지만 28일 현재 와이즈넛은 1만1000원선에서 거래 중이다.
 
올해 예정된 IPO도 시원치 않다. 서울보증보험 이후 가장 큰 규모의 IPO는 롯데글로벌로지스다. 현재 목표 기업가치는 최대 1조5000억원 수준이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을 기반으로 업권 평균 PER 11.9배를 적용할 경우 기업가치는 6000억원에 불과하다.
 
계약을 맺었지만 첫발도 못 뗀 건도 있다. 빗썸코리아다. 2023년 당시 IPO 대표 주관계약을 맡은 뒤 빗썸코리아의 실 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 씨가 620억원 규모 횡령과 배임으로 1심에서 징역형이 확정됐다. 이어 빗썸 지배구조 핵심인 비덴트(121800)도 금융위원회으로부터 46억5000만원 과징금 부과되면서 기업 사업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다.
 
삼성증권 측은 아직 연초라 판단이 이르다는 입장이다. 지난 25일 수요예측 조사가 마무리된 엠디바이스의 경우 1696.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희망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 지은 만큼 충실하게 상장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직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앞으로의 결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라며 "최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기관투자자의 호응이 있었고 현재 추진 중인 IPO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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