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주주환원책 통했다…국민연금 지분 확대
최대주주 국민연금 지난해 다시 지분 확대
주당 현금배당액 올리고 자사주 소각 결의
공개 2025-02-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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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의 주주환원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이 하나금융의 주식 보유 비율을 늘렸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하나금융)
 
국민연금, 지분 늘려 투자 확대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하나금융 보유지분을 늘렸다. 국민연금은 지난 21일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일반투자목적에서 단순투자목적으로 보유목적을 변경한 것이 보고 사유다. 직전 보고서 대비 보유 비율도 증가했다.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하나금융의 보유주식은 2715만3120주다. 직전 공시 대비 75만2190주 더 사들였다.
 
투자자는 상장사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보유 상황을 공시해야 한다. 이번 보유 목적 변경도 주요 공시 사항에 해당해 5일 이내에 변경 내용을 알렸다.
 
보유목적은 단순투자목적, 일반투자목적, 경영참가목적으로 나뉜다. 일반투자목적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임원 보수, 배당금 확대 등에 대해 제안할 수 있다. 단순 투자는 의결권 행사와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일반투자 목적 대비 영향력이 적다. 국민연금이 하나금융의 경영 참여에 개입할 가능성도 적어졌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분 확대다. 지난 19일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하나금융 지분은 9.45%에 달한다. 금융지주법에 따라 동일인은 발행주식 수 10% 이상을 보유할 수 없어 법적 한도까지 0.54%p 남은 상황이다.
 
국민연금이 하나금융 보유 지분을 확대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23년 말에는 전년 말 대비 비중을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말 보유 지분율은 7.79%로 전년 말 8.78%에 비해 축소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꾸준히 지분을 늘렸다. 지난해 11월7일 국민연금공단의 하나금융 지분율은 9.19%에서 지난해 말 9.23%로 올린 데 이어 올해 초에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하나금융지주의 주주환원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본다.
 
올해 운용 포트폴리오 비율의 조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대표적인 기관투자자다. 현재 기금 운용 규모는 1185조원으로,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기금을 국내 채권, 해외 투자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전체 자산은 1185조2110억원으로 이중 금융부문이 1183조8030억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내 주식 140조6510억원, 해외주식 420조4920억원, 국내채권 356조840억원 등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11.9%다. 지난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른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로 설정했다. 1년 내 3%p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개별 종목의 이유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는다"라면서 "공시 의무에 해당해 공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책, 국민연금 지분 확대에 영향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의 주주환원정책이 국민연금의 지분율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밸류업 정책을 기본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실행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방법 중 하나다. 지난 4일 하나금융은 4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소각하기로 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데, 실적이 양호할 경우 하반기 추가 결의가 이뤄진다면 전년 대비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의 이사회 결의를 거쳐 총액 4500억원을 결의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올해부터 연간 현금배당총액을 고정하고 분기 균등 현금 배당을 시행한다. 배당 규모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주 현금 흐름의 안정성도 끌어올릴 목적이다. 주주 입장에서는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배당액도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지난 2023년 말 주당배당금은 3400원으로 5년 전인 2019년 2100원 대비 1300원 올랐다. 지난해에도 기말 배당금을 키웠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기말 현금 배당을 1800원으로 결의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배당금을 3600원으로 전년 대비 주당 200원, 5.9% 확대됐다.
 
배당 성향도 늘었다. 하나금융의 지난 2023년 배당성향은 28.6%로 전년 말 27.5% 대비 1.1%p 올랐다. 이에 이어 주주환원율도 확대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37.8%로 전년 대비 4.8%p 상승했다. 하나금융은 총주주환원율을 올해 40% 이상으로 올리고 오는 2027년까지는 50%를 목표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외에 기업가치 제고 수준을 볼 수 있는 지표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1만1613원에서 1만2933원으로 올라 주가수익률(PER)은 4.66배로 전년 3.74배 대비 상승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같은 기간 0.32배에서 0.4배로 올랐다. 
 
주주환원정책과 실적은 주가에도 반영되는 모양새다. 25일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종가 기준 6만2000원이다. 최근 1년 중 최저가인 5만1600원과 비교하면 1만원 넘게 올랐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업 밸류업 계획을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적정 수준까지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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