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자산신탁, 책준신탁 리스크 현실화…올해도 '험로' 예상
지난해 대규모 대손비용 반영…3000억원 이상 손실 기록
신라스테이 세종·경북 영덕 파나크 등 책준신탁 사업장 손실
지난해 신한금융지주 지원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
공개 2025-03-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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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신한자산신탁이 지난해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이하 책준신탁) 사업장들의 리스크를 선반영하며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대손 비용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은 채 지난해 반등을 노렸지만, 부실이 현실화한 영향이다. 이에 지난해 모회사 지원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회사는 턴어라운드가 절실한 실정이다. 다만 올해도 전국 분양 경기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 실적 반등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파나크 오퍼레이티드 바이 소노 조감도.(사진=소노인터내셔널)
 
2024년 순손실 3086억…책준신탁 부실 선반영 여파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한자산신탁은 지난해 별도 기준 308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순이익 534억원이 3000억원 이상의 손실로 적자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2분기와 4분기에 각각 10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손실 규모는 불어났다. 신한자산신탁의 지난해 분기별 손실 규모를 보면 △1분기 220억원 △2분기 1531억원 △3분기 34억원 △4분기 1301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신한자산신탁의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에 구체적인 사업별 대손충당금 반영 등을 파악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생활형숙박시설 ‘파나크 오퍼레이티드 바이 소노’의 잠재 손실과 ‘신라스테이 세종’의 소송 등이 전입된 충당부채 가운데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크 오퍼레이티드 바이 소노는 경북 영덕군 강구면 삼사리 191번지 일원에 생활형숙박시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현진건설이 시행을, 대흥건설이 시공을 각각 맡고 있다. 지난 2023년 1월 분양됐지만, 이달 초 기준 이 사업 분양률은 약 6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소노인터내셔널이 이 숙박시설의 위탁 운영을 시작했다.
 
신한자산신탁은 이 사업에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했다. 시행사 현진건설은 지난 2022년 900억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조달했다. 그러나 부진한 분양률 탓에 아직 일부 후순위 대출금 상환을 완료하지 못했다. 이에 신한자산신탁은 지난해 신탁계정대 390억원을 투입했지만, 이 자금 역시 회수하지 못한 실정이다.
 
또한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한 신라스테이 세종 개발사업의 경우 지난해 9월 교보증권 등 13곳의 대주단이 신한자산신탁을 상대로 657억원 규모 약정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업의 책임준공 기한을 어겼다는 주장이다. 대주단은 지난 2020년 700억원 규모 PF 대출을 제공한 바 있다.
 
‘한발 늦은’ 대손 반영…올해 분양 경기에 실적 달렸다
 
신한자산신탁은 지난 2023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 695억원, 순이익 53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2023년 당시부터 책준신탁 사업장들의 잠재적 부실 리스크가 부상했음에도 대손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설정하지 않으면서 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실제 같은 기간 KB부동산신탁의 경우 159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면서 순손실 84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2023년 12월 기준 KB부동산신탁의 책준신탁 사업장 수는 72곳, 신한자산신탁은 133곳의 사업장을 운영 중이었다.
 
 
다만 회사 측은 2023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충분한’ 수준의 대손비용을 반영하며 잠재적 리스크를 대비했다는 설명이다.
 
신한자산신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 순손실은 책준신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결과”라면서 “잠재적 손실을 충분히 반영했기 때문에 올해 적자 확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대규모 신탁계정대 투입과 대손충당금 설정에 따른 유동성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금 조달을 실시했다. 회사는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의 지원을 받아 총 1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1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3000억원을 차입해 지난해에만 총 5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자산신탁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자산신탁의 재무건전성과 영업실적이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에 직결되는 구조다.
 
신한자산신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신한금융지주와의 지속적인 협의로 신탁계정대 추가 투입 수요와 유동성 대응에 충분한 수준의 자금을 조달했다”면서 “올해 턴어라운드 여부는 분양 경기에 달려있지만, 지난해 대규모 자금 조달과 대손비용 반영으로 리스크 대응 역량을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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