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아이엠증권 충당금 부담…지주 실적 '흔들'
아이엠증권, 부동산PF 익스포저로 지주 경영지표에 악영향
증권사 적자 확대에 지주 실적 동반 하락…"부동산 회복해야"
공개 2025-02-1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4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DGB금융지주(139130)가 대손충당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증권 자회사를 중심으로 충당금을 대규모로 전입하면서 지주의 경영지표에도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컨퍼런스콜에서는 올해 증권사의 실적이 반등할 경우 지주 성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나, 아직 확신하기에는 이르다.
 
사진= DGB금융
 
아이엠증권 부동산 PF '직격탄'
 
12일 DGB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208억원이다. 전년 온기 실적인 3878억원대비 43.1% 축소된 규모다. 은행 자회사인 iM뱅크(아이엠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전환돼 외형 성장 등의 성과를 거둔 데 비하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모양새다.
 
아이엠뱅크의 지난해 누적 순이익은 3710억원이다. 2024년 5월 일곱 번째 시중은행으로 거듭나면서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여신 비중을 확대했다. 지난해 아이엠뱅크의 원화 대출금은 2조3849억원으로 전년 1조9807억원 대비 20.4% 증가했으며 원화예수금은 47.9% 증가했다.
 
주요 자회사인 아이엠뱅크의 실적이 전년 대비 성장했음에도 그룹 순익 낙폭은 크다. 아이엠증권(옛 하이투자증권)의 영향이다. 아이엠증권은 DGB금융의 증권 자회사다. 2021년까지 당기순이익은 고공행진을 이어가 지주에 쏠쏠한 비은행 이익을 안겼다.
 
지난 2021년 아이엠증권의 당기순이익은 167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6.7% 성장했다. 특히 당시 순이익 중 기업금융(IB)·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익 비중은 3년 연속 절반을 넘기기도 했으며, 자기자본대비 PF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24.2%에 달했다. 직전 연도인 2020년 4분기 136.8%에 비해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당시 아이엠증권의 순익이 DGB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8%로 비은행 자회사 중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아이엠증권은 부동산PF 덕분에 그룹 효자 역할을 해왔지만 2022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자 아이엠증권의 IB부문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아이엠증권의 별도 기준 당기순손실은 1163억원이었으나 적자 규모는 3개월 만에 500억원 증가해 1632억원으로 불어났다. 순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폭락한 탓이다. 특히 브릿지론과 본PF의 중후순위 비중이 높아 건전성 저하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 아이엠증권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은 13.4%을 기록한 바 있다.
 
대손충당금 늘려도 적립률 하락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대손충당금이다. 아이엠증권은 지난해에만 2951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전입했다. 부동산PF 규모를 키우던 2021년만 해도 적립규모는 111억원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1155억원으로 대폭 충당금을 늘리기 시작해 점차 규모를 키웠다.
 
다만 그룹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되레 하락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이란 문제 여신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고정이하여신에 총대손충당금 잔액의 비율로 산출하며, 지주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계열사의 고정이하자산 대비 대손충당금의 비율 뜻한다. 높을수록 신용손실 흡수 능력이 좋다고 판단한다.
 
 
지난해 DGB금융이 1년간 쌓은 대손충당금은 7324억원에 달한다. 2023년 6068억원과는 1000억원 이상 차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말 지주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38.4%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9월 말 150%에서 11.6%p 하락했으며, 전년 말 수치와의 차는 더 크다. 2023년 말 DGB금융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57.8%였으나 1년 만에 130%대로 훌쩍 떨어졌다.
 
주요 자회사인 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비율도 직전분기 대비 30.6%p, 전년 말 대비 20%p 하락해 지주 전체 대손충당금적립비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상된다. NPL비율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말 지주의 NPL비율은 1.62%, 연체율은 1.34%로 꾸준히 상승 추이를 보인다.
 
DGB금융은 2024년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까지 이미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올해 아이엠증권을 비롯 그룹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실적 회복은 장담할 수는 없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 비율이 감소한 것은 맞지만, 남아있는 부동산 관련 건에 대한 건전성이 개선됐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회복 여부도 미지수다. 올해 금융권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리기까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그룹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증권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를 포함한 수치"라며 "아이엠증권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 보유 PF관련 위험자산에 대해서는 충분한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판단했다"라면서 "부동산 시장 회복 때 일부 환입 가능성이 있으나, 시기 등에 대해 예측이 어려워 이를 반영해 경영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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