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서울 상륙…도심 공략으로 성장 동력 확보하나
가구업계 침체 속 가격 인하 정책 등으로 실적 성장
도심 지역 매장 오픈하며 온·오프라인 연계 전략 강화
미래 소비자 MZ세대 대상 브랜드 인지도 확대 효과도
공개 2025-02-1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4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글로벌 가구 공룡기업 이케아가 오는 4월 서울 강동구에 신규 점포를 출점한다. 서울에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케아는 가구업계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온라인 배송 강화와 가격 인하 정책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도 실적 성장을 이어간 바 있다. 이번 서울 출점으로 19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와도 접점을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다른 매장 대비 작은 규모로 출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파크 더리버 투시도. (사진=HDC현산)
 
저렴한 가격과 배송 경쟁력 확보로 성장 지속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케아는 회계연도 2024년(2023년 9월1일~2024년 8월31일) 매출 6258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년도(6007억원) 대비 4.18% 성장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26억원에서 186억원으로 7배 이상 급성장했다. 
 
지난해 국내 가구업계는 주택거래 절벽과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암흑기가 지속된 가운데 이케아가 실적 성장세를 지속해 눈길을 끈다. 이케아가 성장을 이어간 배경에는 온라인 배송 강화와 가격인하 등이 꼽힌다. 특히 지난해에는 2024회계연도 한해 동안 약 700만 유로(한화 약 120억원)을 투자해 약 1200개 제품의 가격의 낮추면서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이와 함께 지난해 향후 3년간 국내 시장에 3억유로 (약 4천300억원)를 투자해  도심에 보다 작은 규모의 이케아 매장을 여는 등 소비자가 보다 가깝게 이케아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포맷'을 시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오픈 예정인 강동점 역시 이 일환으로 풀이된다. 해당 매장은 이케아가 한국에서 선보이는 다섯번째 오프라인 매장으로,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에 새로운 초대형 쇼핑·문화·업무 복합단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케아가 국내에서 신규 매장을 여는 것은 2020년 2월 동부산점 이후 5년 만이다.
 
이처럼 이케아가 국내 시장 공략에 대한 투자를 아까지 않는 데에는 한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무관하지 않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까지 한국은 이케아 진출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였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와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공간에 대한 높아진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케아 코리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역동적인 한국 고객의 특성은 이케아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에서도 더 좋은 제품과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데 끊임없는 영감을 주고 있다"라며 "팝업 스토어 운영을 통해 새로운 이케아 매장을 위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가운데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고객 접점 접근성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 오픈…중소가구업계는 '빨간불'
 
앞서 지난 2014년 이케아(IKEA)가 처음으로 국내에 진출하면서 국내 가구업계는 한차례 홍역을 겪었다. 자본을 갖춘 대기업들은 이케아에 대응하며 매출이 늘어나는 메기효과를 얻었지만, 대응 여력이 낮은 중소 가구업체들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연구원 등에 따르면 중소가구업체들은 영세화 되거나 대기업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가구생산체제에 편입되기도 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조사한 결과에서도 지난 2014년 이케아가 진출했던 광명시는 이케아가 진출했던 시기부터 종사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 131명이던 종사자수는 2016년 96명으로 줄었다. 전국 단위 5인 미만 사업체의 종사자 수 역시 동일 기간 2013년 1만8955명에서 2016년 1만8805명으로 줄었다. 
 
이에 이케아 강동점 인근의 하남가구산업협동조합은 강동점 입점을 두고 사업조정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하남지역 가구업계는 지난해 5월 이케아 가구 매장이 운영을 시작하면 지역 가구업계에 최소 30% 이상의 영업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을 요구했다.
 
주민 반발 등으로 한차례 오픈이 연기됐던 강동점이 오는 4월 문을 열면서 한동안 부진을 겪었던 이케아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케아는 지난  2014년 12월 광명 1호점을 개설하며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이케아 고양점, 기흥점, 동부산점 등 4개의 오프라인 매장과 이커머스를 운영 중이다.
 
2020년 회계연도 기준 6608억원이던 매출액은 2021년 6872억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가구 시장이 침체되면서 2022년 매출액은 6223억원으로 줄었다. 2023년에는 6007억원까지 축소됐으나 이듬해인 지난해에는 6258억원으로 회복됐다. 다만 여전히 2021년과 비교하면 91.07% 회복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2024년 186억원으로 직전년도(26억원) 대비 7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 2021년(294억원)과 비교하면 약 63.27%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케아는 향후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고객 접점 접근성을 확대해 옴니채널 경영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외곽이 아닌 도심 지역 내 매장을 오픈하는 만큼 강점을 보이는 주방이나 인테리어 소품, 핵심 가구 등을 중심으로 제품을 들여올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차량이 없더라도 대중교통 등을 통해 MZ세대가 접근하기 쉬운 도심지역에 매장을 열면서 미래 소비자들을 확보하는 과정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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