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2개국 42개 거점 확보…올해 27개국 진출 목표글로벌 물류 사업 호조에 해외 직구 물량 등 증가 효과통상임금 관련 추정 부담분 발생으로 영업이익률 하락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지난해
한진(002320)은 쿠팡과의 계약 종료로 물량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개척을 통해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올해도 동유럽과 아프리카 등으로 물류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4분기에는 통상임금 관련 추정 부담 등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률이 3%대로 떨어졌다.
(사진=한진)
글로벌 사업부문 실적 개선에 실적 성장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진의 연결실적 매출액(잠정)은 3조1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2조8075억원) 대비 7.4%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4월 쿠팡이 물류 업무를 자회사를 통해 수행키로 하면서 물량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외형성장이 이어져 눈길을 끈다. 지난해 한진은 해외직구 물량을 150만 박스 확대하고, 쿠팡 수행비중이 높은 집배점 대상 운영 안정화와 영업 지원에 집중하면서 물량이관에 대응해 왔다.
여기에 지난 2023년 글로벌 교역량 감소와 해상·항공운임 정상화로 매출이 감소한 점이 기저 효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2330억원이던 글로벌 매출은 2023년 1897억원으로 18.58% 감소한 바 있다. 같은 기간 물류 사업부문은 9128억원에서 8272억원으로 9.38% 감소하면서 택배 사업 부문 실적 성장이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8494억원에서 2조8075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글로벌 물류 사업 호조에 해외 직구 물량 등이 늘면서 글로벌 사업 부문 실적이 개선세를 보였다. 한진은 글로벌 사업을 통해 포워딩, 이커머스 물류, 국제 운송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해외직구 물량을 비롯해 항공·해상 운임 상승과 포워딩 물량 증가로 인해 해외 법인 실적 개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글로벌 매출 확대는 해외시장을 지속 확대하고 현지 영업을 강화하는 등 성장 역량을 지속 확충해온 것이 주요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3년까지 18개국 34개 거점을 보유하고 있던 한진은 지난해 방글라데시, 모로코, 헝가리 등 신규 시장 진출을 지속하면서 해외 네트워크를 22개국 42개 거점으로 확대했다. 올해에는 27개 국가, 48개 거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난 2021년 3분기 글로벌 사업 부문 매출이 1817억원에 달했던 점과 비교하면 아직 85.64% 회복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률, 7년 만에 처음으로 4% 이하로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직전년도(1225억원) 대비 18% 감소한 100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3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2023년 4.36%에서 지난해 3.33%로 약 1.03%포인트 줄었다.
한진 측은 4분기 영업이익이 통상임금 관련 추정 부담분(274억원)이 포함되면서 직전연도 동기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비용을 제외하면, 4분기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19억원 줄어드는데 그친다. 누계 실적은 전년대비 54억원 증가한 1059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임금 관련 추정 부담분을 제외한 실적을 바탕으로 계상하더라도 영업이익률은 3.51%로, 직전년도 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률이 3%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8년 2.16% 이후 7년 만이다.
이는 연초 대전메가허브터미널 감가상각 개시와 초기 가동비용 발생으로 택배부문의 수익성이 저하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진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택배사업 투자를 진행해왔다. 올해까지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분야에 1500억원, 플랫폼·IT·자동화에 1500억원, 풀필먼트와 인프라 구축에 8000억원 총 1조1000억원을 투자를 계획한 바 있다.
지속적인 자본적지출(CAPEX) 투자소요로 인해 차입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지만, 지난 2020년 유상증자, 2021년 부산 범일동 토지 매각이익에 따른 대규모 당기순이익 인식, 2022년 토지 재평가차익 인식 등을 통하여 재무안정성 지표는 점진적으로 개선됐다.
2019년 236.7%이던 부채비율은 2022년 166.8%로 줄었다. 지난 2023년에는 172.9%로 재차 늘었지만, 지난해 3분기 말에는 168.9%로 완화됐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19년 53.9%에서 지난해 3분기 말 48%로 약 5.9%포인트 감소했다.
향후에는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SMART Mega-Hub)의 점진적인 가동률 상승과 적극적인 신규 고객 유치, 글로벌 거점 구축을 통한 해외 물류사업 확대 등을 통해 중장기적인 매출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황종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지난해에는 기후적·지정학적 요인에 의한 해상운임 상승과 해외직구 물량 확대에 기인한 글로벌부문 성장이 전체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라며 "글로벌 거점 구축을 통한 해외 물류사업 확대 등을 통해 중장기적인 매출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