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하나저축은행이 지난해도 적자로 마무리하면서 그룹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전년 말 보다도 적자 폭이 커졌다. 건전성마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중 최하위를 기록,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할 위기다.
사진=하나금융지주
2년 연속 적자…갈수록 낙폭 커져
6일
하나금융지주(086790)에 따르면 하나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22억원이다. 전년 동기 132억원에 비해 낙폭이 크다. 1년 새 적자가 190억원이나 불어났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해외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가 59억원, PT뱅크KEB하나인도네시아가 440억원을 지주 실적에 보탠 것과 차이가 난다. 주요 지주인 하나은행의 해외 자회사보다도 실적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하나저축은행의 지난해 누적 기준 당기순손익은 1분기 18억원, 상반기 –36억원, 3분기 –170억원 등 1분기 반짝 흑자 이후 연말까지 적자가 빠르게 확대됐다.
하지만 지주 차원이 아닌 하나저축은행이 개별로 경영 공시를 게재할 때는 숫자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금융지주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맞춰 실적을 산출하는 것과 달리 저축은행이나 저축은행중앙회는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을 따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나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 추이를 살펴봐도 차이가 있다. 1분기 당기순손실 2억7000만원을 시작으로 누적기준 2분기 172억원, 3분기 170억원 손실이 발생했다. 3분기는 지주와 저축은행 공시 수준이 비슷하지만 2분기의 경우 136억원가량 오차가 있다.
지주와 저축은행 공시 실적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회계상 충당금이다. K-GAAP의 경우 일정 비율을 적용해 충당금을 적립하는 한편 K-IFRS는 개별 평가에 따라 적립 비율이 결정된다. 지난해 사업성 재평가가 원인으로 연말 공시 실적 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금융지주 계열 중 건전성 최하위
해를 거듭할수록 하나저축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3분기 하나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14%로 1년 전에 비해 5.83%p 악화됐다.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중 가장 낮다. 같은 기간 KB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39%, 신한저축은행 8.47%, 우리금융저축은행 11.2%다.
사실 고정이하분류여신이 전년 동기 규모로만 유지됐어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회복됐을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총여신이 2조4181억원으로 1441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산식에서 분모인 총여신은 늘었지만 분자인 고정이하분류여신이 그 이상 불었다. 같은 기간 1437억원에서 2935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커졌다. 회수의문과 추정손실 여신 합인 부실 여신이 763억원으로, 전년 동기 693억원에서 70억원 증가했다. 순고정이하분류여신은 100억원 넘게 확대됐고, 순고정이하분류여신은 773억원에서 1798억원으로 급증했다.
10억원 이상 거액 부실여신 증가업체도 총 28억4000만원 규모로, PF사업성 평가 이후 새로 발생했다. 채권재조정업체 역시 토지담보대출(브릿지론)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하나저축은행이 지난해 누적기준 대손상각을 144억원 규모로 실행했음에도 건전성이 악화된 것은 부동산 업종 실행 여신 영향이 크다. 전년 동기 대비 총 공여 규모는 줄었지만 관련 연체율은 5.98%에서 18.25%로 세 배 이상 커졌다. 부동산PF대출과 건설업, 부동산업 등에서 연체액이 빠르게 불어난 탓이다. 지난해 3분기 이들 업종의 연체액은 1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424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하나저축은행 관계자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부동산 관련 대출을 지속적으로 감축하면서 안전자산 중심의 성장을 통해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