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테크, 전기차 설비 투자 가속…재무 부담 '가중'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9% 상승…영업익 7% 감소
지난해 4월부터 대구 구지2공장서 제품 양산 시작
현금성자산 부족 상태지…투자 지속으로 부채비율 196.7%
공개 2025-02-0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14:2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자동차 부품사 구영테크(053270)가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로 인한 재무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에 따른 현금흐름과 재무상태 악화 등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성장과 재무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한 구영테크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구영테크)
 
873억원 투자해 대구공장 신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영테크는 지난해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영테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932.9억원, 영업이익은 236.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2688.7억원, 영업이익 255.2억원) 대비 각각 9.08% 증가, 7.40%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1분기 7.91%, 2분기 9.11%, 3분기 7.16%를 기록해 안정적인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힌지, 롤러암, 오일팬 품목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주요 제품인 브라켓 판매 호조로 매출액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구영테크는 신규 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고, 고객사를 다변화하며 매출 증가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서 구영테크는 지난 2023년 12월 대구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873억원을 투자해 구지2공장을 완공한 뒤 지난해 4월부터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구영테크가 EV(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배터리의 상부케이스, 모듈케이스의 엔드플레이트 등 기존대비 고부가가치 제품을 양산하며 매출과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본사 기준 매출은 1800억원 수준을 기록해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할 전망"이라며 "급격한 인력채용과 수출제비용 증가로 마진율은 소폭 하락했지만, 증설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올해부터는 점진적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규모 투자에 잉여현금흐름 ‘적자’
 
다만, 이 같은 투자가 지속되며 회사의 재무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영테크의 지난해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1분기 240억원, 2분기 252억원, 3분기에는 188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자 2~3분기에는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발생했다. 구영테크는 2분기 –336억원, 3분기에는 –157억원의 FCF 적자를 냈다.
 
FCF가 적자라는 것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만으로는 투자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뜻한다. 구영테크는 투자금이 부족한 상태임에도 은행 차입 등을 통해 투자를 지속했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구영테크의 차입금의존도는 38.7%를 기록했다. 부채비율 역시 196.71%를 기록해 적정기준인 200%에 육박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구영테크는 대구시 구지2공장에 추가적인 자금이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로 인해 투자금 마련 등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영테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구공장이 현재 완전히 다 구축이 된 상태가 아니다. 공장 섹터별로 추가적으로 구축해서 가동해야 할 것들이 당초 계획안에 있었다”라며 “추가 구축에 필요한 자금의 경우 공장 신설할 때 미리 다 투입된 것은 아니고 앞으로 조금씩 투입되어야 할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사가 가진 현금성자산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회사가 가진 현금성자산은 94.7억원, 여기에 단기금융자산 18억원을 더해도 110억원을 소폭 넘는다. 반면 회사가 1년 내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1797.9억원으로 2023년 말(1553.9억원) 대비 240억원 가까이 증가한 상태다. 단기차입금 역시 현금성자산 규모를 크게 넘어서는 677.8억원. 유동성장기부채도 53.8억원에 이른다.
 
구영테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재무구조 개선 방안에 대해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가 안 좋아진 건 맞지만 해당 지표를 의도적으로 몇 퍼센트로 맞추겠다는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면서 “그간 빌린 대출 역시 계획에 맞춰 잘 상환하고 있으며 연체 기록도 없다”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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