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억원 규모 CB 발행으로 자율주행 신사업 추진영업적자 및 현금흐름 악화 지속…재무구조 개선 의구심공시 번복에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 가능성 높아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포니링크(064800)가 지속된 적자와 악화된 재무구조 속에서 자금 조달을 위해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지만,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계기업으로 분류될 위험이 커진 가운데 공시 번복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가능성까지 겹치며 경영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자율주행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행보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돌파구로 작용할지, 아니면 부채 부담과 신뢰 상실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사진=포니링크)
3년 연속 적자행진…한계기업 우려 '증폭'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니링크는 지난해 1~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누적기준 3분기 매출은 496억원, 영업손실은 208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515억원, 영업손실 62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포니링크는 2022~2023년에 기록한 연간 적자에 이어 지난해에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포니링크는 최근 153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회사는 조달 자금을 신사업 추진 및 운영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전환사채 발행 대상은 미국 나스닥 상장사 포니AI이며 납입일은 2월13일로 예정돼 있다.
포니링크는 현재 포니AI와 국내에서 자율주행차 파일럿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포니AI는 업계 최상위 수준의 레벨4(고도 자동화)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무인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난해 나스닥 상장과 동시에 진행된 사모 투자를 통해 4억3000만달러(약 6200억원)의 자금을 포니링크에 직접 투자한 바 있다.
포니링크는 또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 성남시 분당지역 및 서울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서 시범운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회사는 신사업 추진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포니링크가 벌어들이고 있는 영업현금으로는 은행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포니링크의 이자보상배율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 연속 1배 이하를 기록했고, 지난해 1~3분기역시 1배 이하를 기록해 3년 연속 적정 기준 이하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배 이하를 기록할 경우 해당 기업은 한계기업, 즉 ‘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기업이 한계기업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또 다른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포니링크는 2022~2023년 연속 영업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3분기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둬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한계기업으로 분류하는 대표적인 두 지표(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배 이하, 영업현금흐름 마이너스) 모두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
이번 전환사채 발행으로 신사업을 위한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결국 재무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회사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포니링크)
공시 번복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가능성도
앞서 포니링크는 전환사채권 발행결정 공시를 번복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 받은 점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트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12월) 2일 1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결정을 철회했다고 공시했다. 회사가 밝힌 철회사유는 사채 발행 대상자인 주식회사 젬앤컴퍼니가 납입일에 사채 납입금액 전액을 미납해 전환사채를 미발행 처리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당시 전환사채 발행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쌓이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되자 포니링크 측은 “회사는 현재 사업을 운영함에 이어 부족하지 않은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사실상 CB 역시 부채이므로 굳이 발행하지 않는 게 긍정적”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이 같은 전환사채 발행 철회 등 회사가 공시를 번복하는 일이 빚어지자 한국거래소는 포니링크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에 대해 오는 24일 결정할 예정이다. 불성실공시법인이란 투자 판단에 필요한 기업의 주요 정보를 뒤늦게 공시하거나 이미 공시한 내용을 번복해 투자자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 한국거래소가 벌점·거래정지·제재금 등을 부과한 상장사를 뜻한다. 금융당국은 국내 상장사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뒤 1년간 누적 벌점이 15점에 달하면 주권 매매를 정지하고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려 상장폐지 여부를 검토한다.
포니링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가능성에 대해 “해당 공시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거래처와도 협의해서 한국거래소로부터 벌점 등 불이익을 받을 것을 예상하고 있다"라며 "만약 벌점 대신 벌금 등으로 대체가 가능하다면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계기업 분류 가능성 등 재무구조 악화에 대해서는 "회사에 현금이 넉넉한 상황이기 때문에 재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실제 포니링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528억원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규모다. 포니링크는 지난 2022년 영업활동으로 173억원 유출, 투자활동으로 220억원 유출을 기록하면서 1081억원에 달했던 현금및현금성자산이 616억원까지 줄었다. 이후 지난 2023년에는 영업활동으로 195억원이 유출됐고, 투자활동으로 223억원이 유출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무활동을 통해 40억원을 유입했지만, 전체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39억원까지 줄었다. 이에 지난해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391억원을 유입했고, 전환사채로 199억원을 조달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