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고환율과 유가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월간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2월에도 87.0으로 집계되면서 지난 2022년 4월(99.1) 100 아래로 떨어진 뒤 35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위기 속에서 기업은 핵심기업만 남기고 부진 사업 등을 매각하는 리밸런싱(re-banlancing) 작업에 나서거나 회생절차를 밟기도 한다. 안식 클라스한결 대표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M&A업무와 회생신청을 대리하고 자문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안 대표 변호사는 건영(구 LIG건설)의 회생M&A와 S&T중공업과 S&T모터스 등 주요 M&A를 다룬 바 있다. M&A와 회생 등 구조조정 업무, 벤처비즈니스 업무 등을 주로 담당하며, 다수 기업의 회생신청과 회생절차를 자문해왔다.
(사진=클라스한결)
다음은 안식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클라스한결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린다.
△투자, M&A, 구조조정과 회생, 경영권 분쟁 등의 업무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부문 내 투자와 M&A, 회생 등은 소(小)팀으로 전문팀이 분화돼 있다. 전문성과 업무 집중 가능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사항들을 판단해서 프로젝트팀을 직접 구성하고 관리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M&A 사례가 있다면?
△아무래도 M&A 이후에 그 기업이 잘 성장하고 있는 걸 보면 기억에도 남고 보람을 느끼게 된다. S&T 중공업(옛 통일중공업)이나 S&T 모터스(옛 대우정밀) 같은 기업이 대표적이다. 건영(옛 LIG 건설)도 그렇다. 최근에는 포커스에이치앤에스 케이스가 M&A 이후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주가도 오르는 등 성과가 좋아 기억에 남는다.
-최근 M&A 관련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슈가 있다면?
△요즘은 대기업들의 리밸런싱(re-banlancing)에 따른 M&A 이슈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충분한 준비 없이 신사업에 뛰어들었거나 수익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수직계열화한 회사들이 부실해지면서 다시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는 경우를 말한다. 사모펀드를 비롯한 전략적 투자자(SI)가 부진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함으로써 상호 윈윈하는 구조조정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올해에도 이 같은 업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사진=클라스한결)
-최근 회생신청 업무가 늘고 있다. 회생 관련 업무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회생 관련 업무는 회생신청대리와 회생회사 M&A로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회생신청대리는 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고, 개시 결정을 받아 회생계획안을 작성하여 관계인집회의 의결(채권자들의 동의)을 거친 후 법원의 인가결정을 받는 일련의 절차(1년 정도 소요)를 대리, 자문하는 업무다. 회생회사 M&A는 일시적 유동성 위기나 오너의 횡령 및 배임 등으로 회사가 어려워져 회생절차에 들어 왔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우수한 회사들이 법원의 주관하에 회생회사 M&A를 진행한다.
-회생 M&A는 대기업의 리밸런싱과 어떻게 다른가?
△회생 M&A는 법원의 주관 하에 채무자회생법에서 정한 방식에 따라 진행된다는 점에서 일반 M&A와 차이가 있다. 대기업의 리밸런싱은 셀러와 바이어가 개별적으로 협상을 한 후 M&A를 체결하지만, 회생회사 M&A는 법원의 주관 하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둘이서 계약을 체결하는 프라이빗딜과 달리 절차가 훨씬 복잡하고 법률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도 많아진다. 특히 회생회사 M&A는 신주인수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 후 회생 계획안을 작성, 채권자들의 동의를 받아 유상증자대금(인수대금)을 채권자들에게 배분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기존 주식에게는 감자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회생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많다. 회생절차 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 최근에는 중견 건설회사 등이 파산이나 회생절차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의 경우 회생 제도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의 경우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회생 비용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도 있어 이를 활용하면, 비용 부담을 줄이고 회생 절차에 쉽게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컨플라이언스 업무도 하고 있다. 내부 조직에서 위법 또는 비도덕적인 행위를 감시를 통해 예방하고 통제하는 일이라고 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업무가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일차적으로는 자문이나 강의를 해 달라는 요청이 많다. 그런데 기업이 규모가 크고 컨플라이언스에 대해 의지가 강한 경우에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자면,
S-Oil(010950)은 특정 이슈에 대한 대응을 뛰어넘어 전사적인 차원에서 전면적인 준법통제시스템(Legal & Compliance Management System)을 구축해 기억에 남는다. S-Oil의 경우 법무법인뿐 아니라 회계법인, IT 전문가들이 같이 협업했었다. 이처럼 기업들 사이에서는 컨플라이언스 의식이 형성되고 확산되는 추세다.
-올해 클라스한결에서의 목표나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올해 클라스한결은 통합 2년 차를 맞이했다. 총괄 경영 대표로서 작년 한 해를 돌이켜 보면 본격적으로 규모의 경제와 시너지효과가 형성되는 시기였다고 본다. 현재 중요한 것은 규모의 경제 현실화와 시너지 효과 확대라고 생각한다. 규모의 경제 현실화와 관련해서 바로 나타나는 것은 비용절감 효과와 고객 확대 효과다. 시너지 효과 관련해서는 협업이 늘어나고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당초 예상한 대로 송무가 강한 클라스와 탄탄한 전문팀을 바탕으로 자문이 강한 한결의 시너지효과가 협업의 폭발적 증가로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