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통합 후 첫 '적자'…미국 관세가 반전카드 될까
신재생 부진에 수익성 악화…차입 확대에 재무 '빨간불'
미국발 태양광 관세 강화에 호재 평가 이어져
밸류체인 수직계열화 완료에 반사이익 기대
공개 2025-04-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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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한화솔루션(009830)이 통합 출범 이래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 부담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부문 실적 부진과 더불어 재무활동을 통한 차입 확대, 그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대중(對中) 태양광 패널 및 부품에 대한 고율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한화솔루션이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미국 내 태양광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한 점이 한화솔루션의 수익성 개선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첫 연간 적자…중국발 공급과잉 ‘직격탄’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12조3940억원, 영업손실 300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 2020년 통합 출범 이후 처음 겪는 연간 적자다. 특히 신재생 에너지 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졌는데, 매출은 5조76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감소했고, 영업손익도 –2575억원으로 돌아섰다.
 
회사는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발 공급과잉과 가격 경쟁 심화를 지목했다. 태양광 모듈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둔화가 맞물리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태양광 사업에서 재고 증가와 매출채권 회수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전체 재무구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수익성 감소에 따라 한화솔루션의 재무안정성 지표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2년 138%에서 2023년 167%, 지난해에는 183%까지 상승했다. 유동비율도 2022년 120%에서 2023년 112%, 지난해 93%로 감소하며 유동성 리스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한화솔루션은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은 전년 대비 약 0.5조원 늘었으며, 이에 따라 재무활동을 통한 현금유입도 2조6759억원으로 전년(1조6087억원) 대비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이자비용 부담도 커졌다.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이자비용은 5484억원으로, 전년(4114억원) 대비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구조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현재의 금융 환경에서는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재고자산은 4조2575억원으로 전년 대비 23.4% 늘었고, 유동성 미지급금도 3129억원으로 전년(2712억원) 대비 417억원 늘었다. 단기성부채는 6조2990억원으로 66.2% 급증했다.
 
 
미국발 ‘관세 강화’ 수익성 회복 기회 가능성도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태양광 부품에 대한 고율 관세 강화 조치가 한화솔루션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를 더욱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 내에 태양광 공급망을 구축한 한화솔루션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모든 수입품에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하고, 무역수지 적자국을 대상으로 추가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물론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도 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우회 수출’ 전략이 막히게 됐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동남아 4개국으로부터의 태양광 모듈 수입은 지난 1월 기준 전년 대비 84% 급감했다. 이는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한화솔루션이 공급 공백을 메우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선제적으로 미국 내 태양광 수직계열화를 추진해 왔다. 큐셀 부문을 통해 미국 조지아주에 3조2000억원을 투입, 태양광 모듈 생산을 포함한 통합 밸류체인 ‘솔라허브(Solar Hub)’를 구축했다. 현재 달튼과 카터스빌 공장 모듈 라인이 가동 중이며, 웨이퍼와 셀 생산라인도 올해 하반기 본격 가동 예정이다. 솔라허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연간 잉곳, 웨이퍼, 셀 각각 3.3GW, 모듈 8.4GW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낙관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태양광 보조금 축소 의지도 피력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시장 수요와 실적 개선에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여전히 고금리, 경기 둔화, 정책 리스크 등 외부 변수가 상존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실적 개선을 위해선 수익성 중심의 선별적 투자, 재무구조 안정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미국 관세 등 대외적인 환경이 아직까지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 어떤 효과가 있을지 아직까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재무 상태 개선을 위해 신규 투자를 줄이고 사업구조를 간소화하는 등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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