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항만 1단계 프로젝트 공사비 7936억원→9578억원 증액2014년부터 이라크 항만청과 인연…추가 발주 물량 '예의주시'일부 미청구공사·미수금 발생했지만…"기성 수령 시점 차이"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대우건설(047040)이 수행 중인 ‘이라크 신항만’ 프로젝트가 순항하고 있다. 발주처와의 협의로 대규모 공사비 증액에 성공하면서 타 프로젝트들의 협상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아울러 향후 이라크에서 수 건의 프로젝트 추가 수주 기대감까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준공한 이라크 신항만 1단계 안벽공사.(사진=대우건설)
이라크 신항만 프로젝트 공사비 증액…‘연쇄 증액’ 기대감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이라크 ‘신항만 1단계’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이라크 Al Faw(알포) Dredging and Reclamation’(준설·매립공사)의 계약 변경을 공시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20년 12월31일 이 프로젝트 수주 당시 계약금액은 7936억원, 계약기간은 착공일로부터 48개월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약 4년 후인 이달 7일 기존 대비 20.7% 오른 9578억원으로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준공 예정일도 오는 2026년 12월30일로 명시됐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4년 알포 방파제 공사를 수주하며 발주처인 이라크 교통부 산하 항만청(The General Company for Ports of Iraq)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항만청의 설계안 대비 약 30% 수준의 원가 절감을 달성하며 높은 신뢰를 쌓았다. 이후 2019년 알포 방파제 추가 공사, 알포 컨테이너터미널 패키지1, 알포 연결도로 등 계약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연이어 따냈다. 발주처가 특성 업체를 임의로 선택해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고 계약을 맺는 방식인데, 이는 국제 건설시장에서 매우 드문 사례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12월 기준 대우건설이 이라크에서 수행 중인 공사는 △이라크 신항만 1단계(기본도급액 2조2857억원) △이라크 침매터널(8504억원) △이라크 알포 연결도로(5876억원) 등이다. 수주총액만 3조723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계약잔고는 9008억원이다.
이들은 모두 이라크 항만청이 발주한 프로젝트다. 최근 신항만 1단계 프로젝트 중 한 공사의 계약 변경이 이뤄짐에 따라 관련 프로젝트들의 추가 증액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신항만 프로젝트의 경우 발주처와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수주를 이어가고 있는 사업”이라면서 “발주처와 공사비와 공사기간에 관한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타 프로젝트의 변경 계약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주 목표 대폭 상향…이라크 추가 수주 염두에 뒀나
현재 교통부를 중심으로 한 이라크 정부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아 수행 중인 신항만 프로젝트를 포함해 △모술 국제공항 △나시리아 국제공항 △개발 도로 프로젝트 △바스라~샬람체 철도 노선 △사와~히자마 철도 노선 등이 추진 중이다. 특히 올해는 ‘Grand Faw Port’ 프로젝트의 운영 계약, 바그다드 국제공항 증축 공사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의 발주가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신항만 프로젝트에 이은 신규 프로젝트 수주에도 기대감을 품고 있다. 실제 이달 1일 이라크 국방부 대표단은 한국을 찾아 대우건설 본사와 청주 공군기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우건설과 공군기지 건설과 재건 분야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회사가 수행 중인 이라크의 주요 프로젝트에는 일부 미청구공사와 공사미수금이 존재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신항만 1단계 공사에는 미청구공사 611억원, 공사미수금 177억원이 있고, 이라크 침매터널에서도 미청구공사 1636억원과 미수금 161억원이 발생했다. 알포 연결도로 프로젝트에선 공사미수금 113억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이들 공사비에 대한 손상차손과 대손충당금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국방부는 해군기지와 공군기지 프로젝트를 발주할 계획”이라면서 “국방부 발주 공사와 항만청의 추가 프로젝트 수주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청구공사·공사미수금과 관련해선 “해당 미청구공사의 경우 당사의 기성 청구 시점과 발주처의 지급 시점 간 차이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면서 “지난 2014년부터 총 9건의 공사를 수행한데다 향후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 만큼, 현 시점 준공 기한과 기성 수령 등의 중요도는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회사는 올해 14조2000억원 규모 신규 수주를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 수주 실적인 11조5000억원 대비 23.4% 늘어난 수준이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수주 가능성이 유력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와 이라크에서의 추가 수주를 염두에 둔 목표로 해석된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