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매출 선방에도 순손실 9천억…G마켓이 만든 회계쇼크
기업가치 재평가로 인한 하락분 반영된 결과
알리바바그룹과 합작법인 설립…시너지 계획
공개 2025-04-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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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국내 대형마트 1위 업체인 이마트(139480)가 유통 업황 악화 속에서도 별도 기준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합작법인(JV) 설립에 앞서 지난해 진행된 G마켓의 가치 재평가 과정에서 손상차손이 발생하면서 약 900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향후 이마트는 G마켓의 시장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이마트)
 
별도 매출 증가에도 9000억원 손상차손으로 '순손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별도기준 매출액은 15조5696억원으로 직전년도(15조1419억원) 대비 2.82% 증가했다. 이는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본업 경쟁력 강화 효과로 인해 방문 고객수가 증가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인 롯데마트 매출액이 같은기간 5조7347억원에서 5조5765억원으로 2.76% 감소한 것과도 대비된다. 대형마트는 시장 성숙화로 인한 경쟁 심화와 소비 위축 등으로 최근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대형마트 주요 3사의 전년동기비 매출증감률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7.6%로 크게 줄어든 후, 2023년 0.5% 소폭 성장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또다시 0.8% 감소했다.
 
이에 대형마트 업계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 창고형 매장 확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몰타입 매장 리뉴얼, 새로운 포맷 개발 등 채널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할인점 132개, 트레이더스 매장 22개를 보유 중으로 전년 대비 할인점 1개가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올해 2월에는 마곡점을 신규 오픈하고 하반기에는 구월점 출점을 앞두고 있다. 
 
영업이익도 흑자를 유지했으나 손상차손이 9534억원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손익은 948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 별도 기준 손상차손에서 가장 큰 비중을 나타낸 건 에메랄드에스피브이(9339억원)으로 전체 손상차손 규모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마트가 보유한 G마켓의 주식가치(기업가치)를 재평가해 주식가치 하락분이 반영된 결과다. 앞서 이마트는 알리바바 인터내셔날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복수의 기관으로부터 기업가치 재평가 받은 바 있다. 
 
 
 
G마켓 기업가치 하락 속 알리바바 '동아줄' 역할 할까
 
이 가운데 이마트는 지난 2월 에메랄드에스피브이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손상차손 등 자산과 부채 등 일체의 권리와 의무는 합병기일인 다음달 31일 추가 절차나 계약 없이 주식회사 이마트가 승계하게 될 예정이다. 이미 이마트가 소멸회사인 주식회사 에메랄드에스피브이의 주식을 100% 소유하고 있는 만큼 경영·재무·영업 등에 유의미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마트가 에메랄드에스피브이를 흡수합병하기로 한 데에는 기존 '이마트-에메랄드에스피브이-아폴로코리아-지마켓'으로 이어지던 지배구조를 '이마트-합작법인-지마켓'으로 단순화하는 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업체 측은 알리바바와 합작법인 설립에 따른 성과가 주식회사 이마트의 주식가치 상승에 기여할 수 있는 지분구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가 알리바바와 손을 잡은 데에는 G마켓의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2021년 6월 종속회사인 에메랄드에스피브이를 통해 약 3조4404억원을 출자해 이베이코리아(현 G마켓) 지분 80.01%를 취득한 바 있다. 
 
하지만 G마켓은 이마트에 인수 된 이후 지속적인 적자를 이어왔다. 2022년 영업이익은 655억원, 2023년 320억원, 2024년 674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2022년 1조3185억원, 2023년 1조1967억원, 2024년 9612억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지속적인 적자 발생으로 인해 G마켓은 기업가치가 인수 이전보다 하락하면서 9000억원을 넘어서는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특히 이마트 별도기준 매출액이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G마켓과 이마트에브리데이, SSG닷컴, W컨셉코리아, 신세계푸드, 신세계I&C, 신세계L&B를 포함한 유통업 전체 매출은 21조6797억원에서 21조1137억원으로 감소했다. 신세계푸드와 신세계I&C를 제외한 자회사들의 실적 감소가 이어지면서다.
 
이에 이마트 측은 알리바바그룹과 합작투자계약(JVA) 및 관련 사업협약을 체결함으로써 G마켓 서비스 확대와 고객경험 개선 등 시너지 효과 창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합작법인의 지분율은 아폴로코리아와 알리익스프레스 인터내셔널(AliExpress International)이 각각 50대 50 비율로 보유하게 된다.
 
백재승 삼성증권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사업 합작을 통한 전략 방향과 성과 전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았으나 큰 틀에서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거대화를 통한 시너지 창출 목적으로 해석된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G마켓의 한국 셀러들에 대한 확보 경쟁력과 알리익스프레스의 글로벌 소싱 능력을 서로 활용할 수 있고, 두 이커머스 플랫폼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규 셀러 모집이 좀 더 원활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물류 측면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다. 이마트는 합작법인 설립 이후에도 사업 고도화를 위한 추가적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G마켓의 현재 기업가치는 자본시장에서 3조원 이상의 수준으로 인정 받았는데, 이는 그동안 G마켓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미래 가치가 높게 평가된 영향"이라며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시장에서 G마켓이 여전히 3조원을 웃도는 가치를 유지 중인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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