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코웰패션(033290)이 사명을 로젠으로 바꾸고 물류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패션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폰드그룹을 설립한 데 이어 두 번째로 큰 변화다. 패션사업과 운송사업으로 사업을 나눠 전문성을 제고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사진=로젠)
매출 약 90%가 로젠에서 발생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웰패션은 지난 1일을 기점으로 지분 100%를 보유하던 로젠의 흡수합병을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무증자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합병 비율은 1.0000000대 0.0000000로 결정됐다.
코웰패션이 이미 지난 2021년 코웰패션은 종속회사인 씨에프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로젠택배 지분 100%를 3400억원에 취득한 바 있어 눈길을 끈다. 로젠은 지난 1999년 4월 설립된 이후 택배운송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은 인수 당시 로젠택배의 점유율은 8%로 추정했다. 특히 전체 취급물량 75%가 중소형화주 물량인데다 85%가 이커머스 채널에서 창출된 물량이라는 점에서 코웰패션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2021년 인수 후 로젠의 매출액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0년 5128억원에 머물러있던 매출액은 2021년 60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2년 만인 지난 2023년에는 7000억원대 매출고를 올렸다. 지난해 매출은 7229억원으로 전년(7112억원)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택배 물량도 2022년 3억900만개, 2023년 3억1300만개, 2024년 3억1800만개로 늘었다. 지난해 국내 물량이 약 36억9100만개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8.62%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로젠의 실적 성장이 이어지면서 지난 2021년 27.6%에 불과했던 운송사업의 매출 기여도는 지난해 89.4%까지 올라오면서 90%에 육박했다. 특히 전자사업이 2021년 말 매출 469억원에서 지난해 519억원으로 낮은 성장률을 보이는 가운데 패션사업을 인적분할하면서 로젠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늘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대명화학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
코웰패션이 로젠을 인수할 당시 중소형·이커머스 물류에 특화된 로젠택배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 2023년 말 코웰패션이 패션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한 데 이어 물류사업을 따로 운영하게 각 사업의 전문성을 키워나가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코웰패션은 광고물제작과 광고업무 대행업, 잡화·선글라스·식품·식음료·건강식품 도소매와 무역업을 사업의 목적에서 삭제하고 도로화물운송업·화물취급업·보관·창고업과 육상운수 유지 서비스업을 추가했다.
운송사업을 확대하면서 기존 패션사업 부문인 폰드그룹과 시너지효과뿐 아니라 대명화학 전체 계열사간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명화학은 코웰패션과 폰드그룹의 지분 50% 이상, 로젠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키르시, 말본 골프, 스파이더 등을 주요 브랜드로 두고 있으며 DKNY, 퓨마, 아디다스, 코닥 등의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조6066억원을 기록하던 대명화학의 매출액은 2022년 2조2158억원으로 2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2조2765억원으로 2조원대 외형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은 2021년 1473억원, 2022년 1352억원, 2023년 745억원, 2024년 767억원으로 전반적인 하향세를 보였다.
이에 경영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 간 내부거래는 그룹 전체 차원의 자금효율화와 원가 절감 방안 등으로 활용된다. 특히 대명화학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의류·잡화·제조 판매업과 전자부품 제조, 스포츠용품 도매업 등을 영위하는 종속기업만 약 45개를 보유하고 있어 운송 사업을 통한 효율화가 필수적이다.
향후에는 그룹사 전체와 연계한 물류사업을 확대하는 데 주력해나갈 전망이다. 물류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코웰패션은 김동주 로젠 대표이사를 각자 대표로 신규 선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코웰패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기존에 각 사업을 담당하던 대표가 각자 대표를 맡으면서 전문성과 투자 방향 등을 유지하기 위해 이 같은 체제를 선택했다"라며 "이번 합병을 완료하면서 향후 그룹차원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