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상록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 패스파인더에이치가 피앤에스로보틱스(옛
피앤에스미캐닉스(460940)) 지분을 일부 매도하며 수익 실현에 나섰다. 특히 무상증자로 주가가 상승한 상황에서 분할매도에 나서는 등 고도화된 회수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피앤에스로보틱스)
패스파인더에이치, 보유 지분 약 10% 분할 매도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패스파인더에이치는 지난달 11일~24일 피앤에스로보틱스 주식 13만621주를 처분해 17억5943만원을 회수했다. 패스파인더에이치의 피앤에스로보틱스 지분율은 9.19%에서 8.06%로 감소했다. 2일 피앤에스로보틱스 종가(1만2230원)로 환산한 잔여지분 가치는 129억4936만원이다.
패스파인더에이치는 피앤에스로보틱스가 증시에 입성하지 않았을 때 투자했기 때문에 피앤에스로보틱스 공모가(2만2000원) 대비 낮은 취득단가로 피앤에스로보틱스에 취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피앤에스로보틱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무상증자를 통해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차익 실현에 나선 점이 주목된다.
실제로 패스파인더에이치는 11월 10일 무상증자 신주를 취득하자마자 바로 다음 날인 11일부터 매도를 시작했다. 무증 권리락과 신주 상장에 따른 거래량 증가 시점을 노려 투자회수(엑시트)를 개시했다. 게다가 분할 매도 방식으로 주가 영향을 최소화했다.
벤처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주식을 사고팔 때 분할매수·분할매도 원칙을 지키는 게 바람직하다"라며 "일반적으로 3분의 1씩 지분을 매도하는 게 좋다"라고 전했다.
피앤에스로보틱스는 지난해 7월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로 상장했다. 당시 공모가는 2만2000원이다. 2일 종가는 1만2230원으로 공모가 대비 44.4% 낮은 상황이다. 하지만 회사가 지난달 주식 1주당 신주 1주를 지급하는 무상증자를 진행한 것을 고려하면, 현재 회사의 주가는 무상증자 고려시 조정 공모가(1만1000원) 대비 11.2% 높은 수준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주가 전망도 밝다. 피앤에스로보틱스의 올해 1~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4% 증가한 55억2118만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0% 상승한 6억7652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4억6434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4% 증가했다. 9월 말 기준 피앤에스로보틱스의 부채비율은 4.6%로 건전한 수준을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해말에도 부채비율 3.4%를 달성했다. 자산의 95% 이상이 자본으로 구성된 재무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내후년 펀드 만기 도래···엑시트 시점 '저울질'
패스파인더에이치는 피앤에스로보틱스 투자에 ▲패스파인더 청년창업 투자조합(약정총액 150억원) ▲패스파인더 스타트업 투자조합(약정총액 200억원) 등을 활용했다.
펀드 만기는 각각 내년 9월, 내후년 11월 도래한다. 패스파인더에이치는 피앤에스로보틱스의 성장 여력을 믿고 일부 지분을 남겨둔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피앤에스로보틱스의 주가가 상승할 경우 추가 엑시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피앤에스로보틱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패스파인더에이치는 자사가 증시에 상장되지 않았을 때 회사의 성장여력 등을 보고 투자한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라며 "구체적 투자금액은 명확히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두 펀드 매도 비율이 10% 수준으로 비슷하게 관리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펀드 수익률 제고보다는 운용사 차원의 전체적인 포트폴리오의 현금화로 분석된다.
하지만 잠재적 매도물량(오버행) 우려는 상존한다. 남은 지분이 8.06%로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IB토마토>는 패스파인더에이치 측에 피앤에스로보틱스 투자 관련 질의를 전달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