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포커스에이아이(331380)가 최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이하 비단·BDAN)를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네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인수가 대비 부족한 현금 유동성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이다. 포커스에이아이는 CCTV 등 보안 영상·음향기기 제조업을 영위해 왔으나 최근 중국의 단가 인하 정책으로 인한 단가 인하와 주요 판매처의 수요 감소 등으로 역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비단을 인수하면서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한 수익성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비단 지분 40% 인수하며 수익성 개선 나서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커스에이아이가 비단 지분 40.61%를 122억원에 양수한다고 공시했다. 올해 3분기 말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31억원 대비 약 4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현재 계약금 약 12억원을 납입한 상태로, 잔금 86억원과 현물출자 24억원 등은 내년 1월 말 지급을 완료할 예정이다.
인수 금액을 조달하기 위해 포커스에이아이는 유상증자에 급급한 모습이다. 모두 제3자배정 방식으로, 현재 포커스에이아이의 최대주주인 위허브의 최대주주로 있는 양재석 JM커피그룹 회장을 비롯한 개인 투자자들과 넥스플랜과 압타머사이언스, 옵티머스블록스와 대상으로 총 114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2504억원으로 기준 주가 2782원 보다 낮게 발행됐다. 기준 주가 대비 약 10% 할인된 가격이다. 기준 주가 보다 낮은 금액으로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체측은 인수금액이 100억원이 넘는 만큼 다양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았으며 유동성 문제와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포커스에이아이가 지난 2022년 이후 역성장을 지속해 온 만큼 신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2022년 616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2023년 595억원, 2024년 582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51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여기에 금융비용 확대와 관계기업투자손실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손실은 11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실적 저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411억원을 기록하던 매출액은 올해 345억원으로 급감했다. 영업손실도 35억원에서 74억원으로 2배 이상 확대됐다. 지난해부터 당기순손실이 지속되면서 결손금도 100억원을 넘겼다.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부채비율은 246.91%로 확대됐다. 지난해 말 194.95% 대비 51.96%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리스부채를 포함한 총차입금도 203억원에 달하며 자산총계(435억원)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46.67%로 과중한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비단)
디지털금융 시장 진출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이에 포커스에이아이는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지분 인수 예정 기업인 비단은 지방자치단체의 주도 하에 민간 자본을 기반으로 설립된 거래소다. 이미 금과 은, 플래티넘, 팔라듐, 구리, 니켈, 주석 등 7가지 귀금속을 블록체인 기술로 디지털화해 거래를 지원하는 4세대 블록체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포커스에이아이는 비단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를 통해 양사 간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실물자산(RWA)·토큰증권(STO)·스테이블코인 등 차세대 디지털금융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공동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이번 인수에 앞서 지난 9월 비단은 JM커피그룹, 포커스에이아이와 커피 원두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실물 연계 자산(RWA) 거래·결제 서비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비단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커피 원두와 교환이 가능한 디지털 교환권을 발행하고, 이를 일상생활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포커스에이아이는 영상보안제품 제조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기반 관제 플랫폼(무인매장) 등을 개발·판매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다. 인공지능 물리보안 솔루션과 페이먼츠 시스템은 물론 모바일 결제 단말기 소프트포스(POS)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면서 연구개발비를 매년 늘려왔다. 지난 2022년 37억원 규모이던 연구개발 비용은 2023년 42억원, 2024년 50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은 연간 매출액의 8.5%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특히 포커스에이아이의 2대 주주인 양재석 회장이 이끄는 JM커피그룹과 시너지도 기대된다. JM커피그룹은 부산에 본사를 둔 커피 전문기업이다. 양 회장은 최근 '컴포즈 커피'를 474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업 역량과 안정적인 커피 원두 공급망을 통해 커피 거래까지 블록체인 거래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양 회장은 지난해 위허브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8월27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결제 플랫폼 전문회사 위허브가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위허브는 포커스에이아이 1주당 3020원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포커스에이아이 지분 19.7%(383만3947주)를 총 116억원을 들여 확보했다. 현재 보유 지분은 25.2%에 이른다. 3분기 말 양 회장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포커스에이아이의 지분은 5.8%다.
이와 관련, 포커스에이아이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중국과 경쟁 심화로 인한 판매 단가 인하와 판매비와관리비 증가 등으로 최근 수익성이 저하된 상황으로 향후 지속적인 원가 절감 노력으로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자기주식을 포함한 보유 주식 처분을 통한 유동성 강화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