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부릉'과 사업 종료…적자 자회사 정리 서막?
실적 부진 자회사와 합작한 사업 1년 6개월 만에 종료
영업익 둔화에 종속회사 과반이 적자…B2B에 집중
공개 2025-12-0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2일 10:1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적자 늪에 빠진 hy(에치와이)가 실적이 부진한 자회사 ‘부릉’과의 합작 사업을 종료했다. hy의 자회사는 지난해 기준 17개며, 이 중 11개가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다. 본업 또한 내수 부진, 발효유 업계 침체 등으로 영업이익이 둔화하고 있다. 기업간거래(B2B)로 재편 중인 사업구조도 미생인 상태다. 이에 이번 합작 사업 종료를 기점으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hy가 자회사 개편 작업에 들어갈 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회사는 자회사 분리 계획은 아직 없으며, 향후 핵심 역량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에치와이 홈페이지)
 
1년 6개월 만에 합작사업 종료…‘아픈손가락’ 된 자회사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y는 지난해(별도 기준) 56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는 지난해만의 일이 아니다. 회사의 당기순손실은 2023년 160억원, 2022년 104억원으로 최근 3년간 지속됐다.
 
적자 요인으로는 발효유 업계의 침체, 내수 부진에 국내 및 소비재에만 집중된 수익 구조 등이 작용했다. 이에 hy는 본업과 동떨어진 사업으로 별도의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거나, 본업과 합작 가능한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들을 종속회사로 두며 사업다각화를 시도해 왔다.
 
그러나 시너지효과를 기대했던 종속회사들은 ‘아픈 손가락’이 됐다. 대표적인 예시가 상품 배달 대행업 ‘부릉’과 전자상거래 소매업 ‘하이노크’와 합작한 배달앱 ‘노크(Knowk)’ 사업이다. 노크는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로, 동네 상권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6월 론칭했지만, 이번 달 사업이 종료된다. 1년 6개월 만에 가시적인 성과 없이 사업을 접게 된 것이다. 운영하는 동안 서비스 지역을 서울 강서구 밖으로 확장시키지 못했고, 테스트 운영 형식으로만 돌아갔다. 또 배달플랫폼 업계는 이미 특정 브랜드가 과점 현상을 보이는 터라, 고객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 hy는 하이노크에 50억원을 투자했고, 배달앱 노크 출범을 앞두고 지난 2023년에 부릉(보유지분 74.21%)을 800억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하이노크와 부릉은 각각 40억원, 26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에 hy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노크는 테스트 개념이었다. 사업 철수라는 관점보다 로컬 시장에서 가능성 여부를 테스트했고,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뿐인 것”이라며 “핵심 역량에 집중하기 위해 이 부분(노크)는 집중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분법 커지는데 본업도 둔화돌파구 있나
 
종속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모회사의 지분법손실로 이어져, 당기순손익을 깎아내렸다. 지분법손실은 투자회사가 관계기업(종속기업)에 투자한 지분에서 발생한 손실을 회계상으로 반영하는 항목이다. 문제는 hy가 부릉과 하이노크를 포함해 지난해 기준 17개의 종속기업을 보유 중인데, 그중 과반인 11개가 적자라는 것이다.
 
발효유사업과 상이한 기업들에서도 적자는 지속됐다. 지난해 hy가 지분 94.04%를 보유한 의료 및 바이오기술 연구 및 판매 회사 띵크서지컬(Think Surgical Inc.)은 695억원, 45.36% 지분을 보유한 인터넷교육사업 NE능률(엔이능률)은 56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에 지난해 hy의 지분법손실은 (별도 기준) 역대 최고인 1132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지분법손실은 2023년에는 837억원, 2022년에는 938억원, 2021년 956억원, 2020년 559억원이다.
 
자회사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본업 영업익도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hy의 영업손실은 64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현재 hy는 발효유업계 침체, 내수와 소비재에 치중된 수익구조를 딛고 새롭게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사업구조로 재편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 영향도 판매관리비 조정에 의한 것으로, 지급수수료, 경상개발비, 무형자산상각비 등 일부 항목이 크게 늘었다. 해당 항목들은 연구개발비, 판매·물류·마케팅 비용, 디지털·물류 시스템 투자에 해당된다. 이는 회사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 hy는 B2B 사업에 집중하고 해외 시장도 키우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B2B 사업 매출액이 약 1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29% 증가한 수준이다. 또 사업 첫해 8곳이던 주력 제품 '킬팻' 거래 기업은 올해 19곳으로 확대됐다. 다만 이러한 사업재편의 성과는 미생인 상태라, 꾸준한 성공 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자회사 리스크 방어도 동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hy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향후 자회사나 사업 정리 계획은 지금으로서는 없다”며 “지분법손실( 완화 방안)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는 사업을 핵심 역량으로 삼아 집중할 방침이다. 또 글로벌 매출을 높여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매출과 수익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이보현 도움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관련 종목
관련 기사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