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 앞세운 GS 허용수…'승계 경쟁' 본게임
신재생 투자 주도…400억원 규모 해외 투자 이끌어
지주사 지분율 5.26%로 오너일가 중 최대
정유·석화 본업 경기 둔화 직면…후계 구도 변수 가능성
공개 2025-12-0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2일 15:0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GS(078930)그룹의 중간 지주사격인 GS에너지를 이끄는 허용수 대표가 미래 신사업 투자를 주도하며 그룹 내 입지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지난 2019년 GS에너지 대표로 처음 선임된 이후 올해 3번째 연임을 통해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데 이어 연말 부회장 승진으로 그룹 핵심 인물로 부상 중이다. 허태수 회장이 강조해 온 투자 DNA를 기반으로 신재생과 LNG 중심의 에너지 전환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오너일가 중 지주사 GS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점 또한 차기 승계 구도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정유 및 석유화학 본업이 경기 둔화에 직면한 상황에서 향후 실적 개선 여부가 GS그룹 내 후계 경쟁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GS)
 
신재생 투자 주도...차기 후계구도 물망
 
2일 재계에 따르면 허용수 부회장은 2019년 GS에너지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2020년 6건을 시작으로 2021년 4건, 2022년 6건, 2023년 5건, 2024년 4건의 기업 투자를 매년 이어오며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밸류체인 등 미래 신성장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허태수 회장이 적극적인 신사업 발굴로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만큼 허 부회장의 미래 에너지 중심 경영이 그룹의 전략적 행보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GS에너지는 GS그룹의 에너지 사업지주사로 GS칼텍스(지분율 50%)와 GS파워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2019년부터 GS에너지를 맡은 허 부회장은 2026년도 그룹 인사에서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함께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특히 내부에서 위드인천에너지 인수와 여수 묘도의 동북아 LNG허브터미널 합작투자, 전기차 충전 전문 GS차지비 출범 등을 주도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또한 당진 솔라팜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자산을 확보하고 베트남 LNG 복합발전 프로젝트 성사, UAE 국영석유공사와 협력해 청정수소·암모니아 생산 및 도입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글로벌 신에너지 분야에서 GS에너지의 성장축을 확장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5월에는 글로벌 에너지 포트폴리오 관리 기업 이퀄리브리엄 에너지의 2800만 달러(약 400억원) 규모 시리즈 시리즈B 투자를 주도한 것도 허 부회장의 작품이다. NRG 에너지 등 기존·신규 투자자가 참여하면서 에너지 시장에서 새로운 플랫폼 사업자의 영역도 넓혔다.
  
당시 허 부회장은 "이퀄리브리엄의 기술력은 탄소중립 사회 구현을 위한 필수 인프라"라며 "GS에너지는 기술 기반 에너지 솔루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투자 목적을 직접 밝히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GS 측은 이번 임원 승진과 관련해 <IB토마토>에 “미래 에너지 전환 시대 대응과 정유·석유화학 사업 혁신을 이끌어온 수장에게 힘을 싣는 것"이라며 "에너지 산업 전반의 구조개편을 앞두고 적극적 사업기회 창출과 위기 돌파 책임을 부여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분 5.26%로 오너가 중 최대 지분 확보… 비상장사 승산 활용도 주목
 
GS그룹은 전통적으로 장자 승계가 아닌 가족 합의를 기반으로 한 가족 경영 승계 원칙을 유지하는 기업 중 하나다. 지주사 지분을 50명이 넘는 오너일가 구성원이 잘게 나눠갖고 있어 특정인을 미리 후계자로 단정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그룹 내 경영 실적과 지분력 모두가 승계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해 최종적으로는 가족회의를 통해 차기 회장을 결정한다고 알려져 있다. 허 부회장은 현재 그룹 총수인 허태수 회장과 같은 오너 3세대이지만 유력 후계자로 거론되는 오너 4세대 허세홍 GS칼텍스 부회장과도 1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여기에 GS 지분 5.26%를 보유해 오너일가 중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점이 후계 경쟁 구도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배경이 되고 있다.
 
동시에 허 부회장의 가족 회사인 승산도 주목받고 있다. 승산은 비상장 자회사로 허용수 부회장과 장남 장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승산을 통해 매년 고배당을 기반으로 안정적 현금 창출 구조를 갖추고 있다. 결국 투자자형 오너로서 지분 구조와 사업 성과를 동시에 축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허 부회장의 입지는 더 강화되는 모습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GS그룹은 지분과 사업 성과를 모두 중시하는 구조라 허용수 부회장의 투자 성과와 지분 기반은 승계구도에서 중요한 자산이 된다"며 "특히 비상장사 승산을 통한 현금 기반까지 갖추고 있어 향후 영향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GS에너지의 실적 흐름이 향후 평가의 주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2022년 7조원을 넘었던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6조5190억원, 지난해 5조9577억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영업이익 역시 3조8027억원에서 2조2020억원으로 40% 넘게 줄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영업이익은 1조58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2% 낮아졌다. 본업인 정유·석유화학 업황 변동으로 수익성이 약화된 가운데 허 부회장이 주도했던 대규모 LNG 인프라 사업과 신재생 관련 투자 성과가 언제 반영되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GS에너지 측은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 트랜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전기차 충전 사업 밸류 체인과 폐배터리 폐쇄형 재활용 사업 등을 구축하고 있으며 신재생 에너지, 스마트 전력솔루션, 청정 수소 사업 등을 중점으로 기존 에너지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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