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신스틸(162300)이 수익성 감소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으로 향후 이를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스틸이 여타 철강 유통사(코일센터)와 다르게 수출 비중이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반면, 원료는 국내에서 조달했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원가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국내 철강업계는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커졌지만, 수요 감소로 인해 원가 부담을 철강 가격에 전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른 탓에 신스틸의 수익성 방어 기조는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신스틸)
동종업계 중 수익성 높아 '수출 효과'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스틸은 지난해 3분기 매출 2874억원, 영업이익 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연도 3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2492억원)은 15.3% 증가했고, 영업이익(133억원)은 29.3% 감소한 모습이다. 매출 증가 원인은 환율 상승 때문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288~1400원대 범위에 머물렀는데, 2023년 상반기 환율 범위(1216~1345원대)보다 4~5%가량 상승했다. 이에 수출을 통해 획득한 외화의 원화 환산 액면가가 늘어난 점 등이 매출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신스틸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대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환율이 오를수록 매출이 확대되는 구조다. 신스틸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출 매충 비중은 전체 매출의 78% 수준으로, 국내 다수의 코일센터가 국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모습과 대조된다.
이에 여타 비용 부담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종업계 내에서 수익성을 방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스틸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3.3%로, 국내 상장 코일센터 중 수익성이 높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종업계는 지난해 영업적자로 전환되거나 1%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치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율 부담은 덜한 것으로 파악된다. 철강은 철광석 등을 해외에서 수입해오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크다. 다만, 지난해부터 국내 철강 수요가 감소한 탓에 철강사들이 원가 부담을 철강 가격에 전이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가격이 인상되면 수요가 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신스틸은 국내에서 주로 철강을 조달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원료 가격 인상 부담은 덜했다. 이에 지난해 3분기 컬러강판 가격 인상률은 환율 상승률보다 낮았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스틸은 지난해 1~3분기 컬러강판을 1톤당 평균 151만7000원에 매입했는데, 이는 2023년 전체 컬러강판 평균 매입 가격(149만3000원)보다 1.6% 상승하는데 그쳤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확대 효과가 원료 가격 상승 부담보다 높았다고 해석된다. 이에 급여 및 수출제비용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업계 내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수 있었다.
수출 확대 전망…수익성 방어 지속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철강 시장의 전망이 흐린 가운데 수익성을 방어하려면 수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훌쩍 뛰어넘으며 수출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 여건은 마련됐다. 이에 신스틸은 수출 중심의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수익성 방어를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고환율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1400원대를 상회하는 원-달러 환율은 올해 상반기까지 불안한 상황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철강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무역적자 축소 기조가 달러 환율의 강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신스틸은 원료 매입 비용을 크게 늘리며 선제적으로 원료를 매입하는 모습이다.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가격이 낮을 때 미리 원료를 매입하면 환율에 따른 차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스틸은 가전 제조사에 철강을 주로 공급하는데, 최근 가전 업계의 해외 판매가 늘어나며 철강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점도 원료 매입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철강 매입을 대폭 늘린 까닭에 신스틸의 매출 원가율도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매출 원가율은 92.7%를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연도 같은 시기(90.6%)와 비교했을 때 2.1%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이는 증가하는 매출을 고려했을 때 일시적인 원가율 상승으로 보인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스틸의 지난해 3분기 원료 등 매입액은 2697억원으로, 이 중 매출로 이어지지 않고 재고자산에 포함된 원료 구매 금액은 173억원이다. 이는 직전연도 같은 시기(17역원)에서 10배 이상 증가했다.
신스틸이 철강을 공급하는
삼성전자(005930)와 3LG전자의 가전 매출은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매출 증가가 전체 성장률을 이끄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가전 시장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가전제품 시장은 2025~2029년까지 매년 3%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어 향후 지속적인 철강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신스틸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회사가 가전용 철강 수출 등에 주력하는 덕에 고환율의 영향을 받아 매출이 증가했으며, 고부가가치 가전용 철강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