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 차입금 증가에 라인 매각 압박까지 '빨간불'
네이버 등에 3100억원 단기차입금 빌려 재무구조 '악화'
일본 정부 압박에 라인야후 인프라 관련 매출 감소 '불가피'
공개 2024-05-0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13:4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네이버클라우드가 최근 모회사 네이버 등으로부터 3000억원이 넘는 단기차입금을 빌려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웍스모바일을 흡수합병하고 실적이 다소 부진한 가운데 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매각 압박까지 더해져 인프라와 관련한 실적이 감소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모회사 네이버 포함해 3100억원 차입금 빌려 유동비율 '하락'
 
7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네이버파이낸셜주식회사로부터 500억원, 지난 3월26일엔 모회사 네이버(NAVER(035420)) 주식회사로부터 26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빌렸다. 합치면 1년 안으로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총 3100억원에 달한다.
 
이번 단기차입으로 네이버클라우드의 재무 건전성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네이버클라우드의 유동비율은 44.95%를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2022년 44.03%에서 소폭 증가했으나 여전히 위험 수준에 머물렀다. 단기차입금 3100억원을 단순 합산하면 유동부채는 지난해 7357억원에서 1조457억원으로 불어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유동비율은 31.62%로 떨어질 예정이다.
 
이번에 네이버클라우드가 돈을 빌린 이유는 운영자금 마련과 차입금 상환을 위해서다. 앞서 2021년과 2022년에도 네이버파이낸셜로부터 단기차입금을 500억원씩 빌렸는데 또 다시 돈을 빌려 돌려막기하는 셈이다.
 
보통 상장사는 유상증자나 사채, 은행권 차입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네이버클라우드가 모회사를 통해 차입을 늘린다면 편의성은 높겠지만 재무 안정성 면에서는 뒤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2009년 네이버에서 물적분할을 한지 1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모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의 100% 자회사다.
 
각 세종 전경 (사진=네이버클라우드)
 
웍스모바일 흡수해 수익성 '바닥'·라인야후 매출 감소 우려도 '상존'
 
네이버클라우드가 연속으로 자금조달에 나선 이유는 최근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웍스모바일을 흡수 합병하면서 수익성이 바닥이 난 가운데 라인야후 매각 가능성까지 더해져 실적 감소에 대한 우려는 커질 전망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매출은 1조1971억원을 기록해 2022년(1조132억원) 대비 18.1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전년(1029억원)보다 91.91% 감소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2021년 3.06%에서 2022년 10.15%로 증가했지만 지난해 0.69%로 한 자릿수 이하로 하락했다.
 
지난해 웍스모바일을 인수·합병(M&A)하면서 직원 수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급여는 2022년 1159억원에서 지난해 2233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네이버웍스는 메일·메신저·드라이브·주소록·파파고 등 각종 서비스를 총괄하는 협업툴인데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4월 웍스모바일을 1대 0.04472751 비율로 흡수 합병했다. 경영 효율성을 증대하고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웍스모바일로 인한 매출은 2022년 81억원에서 2023년 34억원으로 감소했다.
 
무엇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대표적인 수입원 중 하나는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꼽히는 '라인(LINE)'을 운영하는 라인야후에 관련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네이버클라우드의 개인정보 유출 이슈에 일본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매출 감소는 불가피해졌다. 
 
앞서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11월 위탁사 직원이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악성코드에 감염돼 일부 내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개인정보 수십만건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빌미로 일본 정부는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에서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를 자국화하려는 것과 같이 일본 정부가 다른 속내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지만,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일본 정부의 압박에 따라 네이버의 라인 지분 일부가 소프트뱅크에 넘어간다면 네이버클라우드가 라인야후를 통해 얻고 있는 수익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네이버클라우드가 라인야후(LY Corporation)로부터 얻는 매출은 지난해 722억원에 달했다. 이는 2022년 라인야후 매출이 546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2.23% 증가한 수치다. 이외에도 지난해 라인페이로 3억원, 라인 태국 법인에서 3억원을 기록하는 등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어 특수관계자 중에서 라인야후와 관련된 매출은 7%를 넘어선다. 
 
최근 일본 총무성에서 라인야후에 한국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린 것과 관련해 사측은 6월까지 네이버클라우드에 대한 업무 위탁을 재검토하고 양 사 시스템 분리를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클라우드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인프라는 분리해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방향성이 나와 인프라 매출 정도의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최근 라인 정보 유출 사건 관련해서는) 라인과 네이버의 협력사 직원의 PC 에 악성코드를 심어 네이버클라우드 서버를 경유해 라인 시스템으로 넘어간 것으로, 네이버클라우드가 원인 제공을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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