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티사이언티픽(057680)이 실적 부진으로 유동성이 악화된 가운데 유상증자를 발행해 현금을 확보하고 경영권을 공고히 할 전망이다. 티사이언티픽은 2022년 한빗코코리아에 이어 지난해 아이티노매즈를 인수하면서 적자가 확대됐는데 올해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IT 보안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상증자로 30억원 현금·위지트 경영권 33%↑ 확보
29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사이언티픽은 운영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30억원 규모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발행했다.
제3자 배정 대상자는 티사이언티픽의 최대주주인
위지트(036090)다. 신주는 273만9725주로 증자전 발행주식총수 6869만4776주에서 3.99%를 차지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5월16일이며 위지트는 이번 유상증자로 보유 주식이 27.61%(1896만3698주)에서 31.59%(2170만3423주)로 늘어날 예정이다.
티사이언티픽이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최근 현금성자산이 줄면서 유동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티사이언티픽은 지난해 손실 확대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2022년 -23억원에서 -111억원으로 축소됐고,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11억원에서 85억원으로 23.56% 크게 감소했다. 이에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022년 348억원에서 2023년 137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이에 유동자산이 2022년 457억원에서 지난해 310억원으로 급감하면서 현금 유동성도 지난 3년 중에서 가장 악화됐다. 유동비율은 2021년 96.15%에서 2022년 101.38%로 증가했으나 지난해 다시 76.19%로 떨어졌다. 통상 유동비율이 100%를 넘지 못하면 유동성이 나쁘다고 평가한다.
한편, 티사이언티픽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과 경영권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얻게 됐다. 티사이언티픽은 지난해 소액주주와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는데 이번 유상증자로 33% 이상 지분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별관계인 제이에스아이홀딩스 지분 1.95%까지 합친다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현황은 지난해 말 29.56%에서 33.55%로 높아졌다.
티사이언티픽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보통 특별 관계자까지 해서 보유 지분이 33% 정도가 넘어야 안정적인 경영권이라고 생각을 하실 것”이라며 “과거에 대한 되풀이가 되지 않으려면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 계속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아이티노매즈 인수해 보안·IT 종합 회사로 '발돋움' 포부
티사이언티픽 유동성이 악화된 것은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인수·합병을 통해 IT 보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려고 하고 있는데 실적에는 양날의 검이 됐다. 지난해 매출은 268억원을 기록해 2022년 87억원보다 3배 이상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2023년 56억원을 기록해 2022년 25억원보다 125.70% 확대됐다.
지난해 3월 보안 기업 아이티노매즈를 흡수합병한 덕에 매출 증대 효과는 톡톡히 누렸다. 지난해 모바일커머스 총합 매출이 60억원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보안 및 네트워크 매출은 208억원에 달했다. 비율로 따지면 매출의 77.70%를 아이티노매즈가 낸 것이다.
하지만 판매비와관리비가 2배 이상 늘면서 영업손실은 커졌다. 특히 급여는 2022년 27억원에서 2023년 5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사측에 따르면 직원 수가 50명 내외에서 200명 정도로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개발비도 2022년 2.7억원에서 지난해 9억원으로 급증했는데 보안·네트워크 분야에서 연구·개발(R&D)을 활발하게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티사이언티픽은 2022년 5월 342억원을 주고 한빗코코리아 지분 68.82%를 확보했는데 실적에는 악영향을 주고 있다. 코인마켓 한빗코가 원화거래소 진입에 실패하면서 한빗코코리아 매출이 포함된 모바일커머스(SI) 매출은 2022년 48억원에서 2023년 29억원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한빗코코리아 당기순손실은 106억원을 기록했으며 손상차손도 267억원에 달했다.
이에 티사이언티픽은 올해 아이티노매즈와 보안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30억원도 보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쓰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 지난 18일 티사이언티픽은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한 대화형 텍스트 데이터 생성 시스템 및 그 방법’의 국내 틍허 등록을 완료했다. 이번 특허를 개인정보보호 보안 솔루션인 ‘아이피엠에스(i-PMS)’에 적용해 성능을 개선하게 됐다. 회사 측은 이번 업그레이드로 더 다양한 형태의 개인정보를 탐지하고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티사이언티픽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보통 합병하고 인수를 하면 당해 연도에는 아무래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과거에 누락된 비용도 다 잡는(계상하는) 경향이 있어 흑자가 나기 힘들다”라며 “티사이언티픽은 올해 인공지능(AI) 기반의 IT 보안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내부 준비를 하고 있다. 자사 솔루션을 AI로 품질 개선을 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흑자 전환을 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