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 신탁 확대…금값 빠져도 보수는 챙긴다
NH농협은행 가세…KRX 금 신탁 경쟁 확대
예금자보호 제외…수익률 무관 보수 부과
공개 2026-07-27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23일 16:1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금값이 고점 대비 30% 가까이 내려앉았지만 은행권의 금 신탁 판매 경쟁은 식지 않고 있다. 고객에게는 은행 창구에서 금에 투자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명분이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투자 성과와 무관하게 신탁보수를 받을 수 있는 수수료 수익원이다. 금 신탁은 실적배당형 상품이라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은 투자자가 부담하고 예금자보호도 받을 수 없다. 안전자산이라는 이름만 보고 가입하기보다 원금 손실 가능성과 보수 구조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행연합회)
 
금값 고점 대비 29% 조정…농협은행도 KRX 금 신탁 가세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국내 금 99.99 1㎏ 종목은 1g당 약 19만2460원이다. 1년 최고가인 26만9810원 대비 하락했다. 올해 최고가와 최저가 대비 최저가에 더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전일 대비 1.2% 올랐음에도 여전히 최고 수준과는 차이가 벌어진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은행권의 금 상품 수요는 빠르게 확대됐다. 은행권은 기존 판매 상품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신규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KB골드바신탁, 우리은행 특정금전신탁 KRX골드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나골드신탁을 출시했다. 금 신탁 뿐만 아니라 골드 뱅킹 상품도 다수 판매되고 있어 수탁고 규모도 빠르게 늘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골드리슈 골드바, 골테크통장 등을 통해 금 실물을 직접 매매하거나 금으로 적립 또는 입출금 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금 실물 신탁 상품은 금실물을 보관하면서 운용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농협은행도 지난달 말 금 현물투자 상품인 KRX골드채움신탁을 출시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보관된 실물 금을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며, 은행 창구에서 자산관리 상담과 함께 가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인플레이션이나 경제위기가 오더라도 자산 가치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전쟁 등 경제에 위기 요소가 발생하면 금 값은 오름세를 보였다. 올해 초 금값이 오른 것도 이 영향이다. 그러나 중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금값이 고점 대비 크게 조정되면서 투자 위험도 함께 커졌다.
 
은행의 금 적립계좌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고지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 등 일반 증권과는 달리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연동해 수익이 결정되는 금융투자상품으로, 증권의 손익구조와 권리내용, 위험 요인 등에 대한 투자 설명서의 기재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투자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통상적으로 국제금가격과 원달러환율에 따라 변동된다. 
 
24시간 국제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가격을 사용하고 있다. 국제 금가격의 영향이 받는다면 국제 금가격이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익률이 국제금가격 상승폭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은행이 신탁 상품이나 적립계좌를 확대하는데는 수수료 수익 수취 확대에 따른 선택이다. 신탁보수를 받을 수 있어 은행의 주요 비이자수익원인 수수료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상품군을 늘리면서 편의성을 개선하되, 자산 포트폴리오 다양성도 확보한다. 
 
금값 내려도 계약상 보수 발생…예금자보호도 제외
 
농협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NH KRX골드채움신탁의 경우에도 인플레이션 헤지와 절세 효과를 상품 전면에 내세웠다. 안정적인 대체 투자 자산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특히 이제까지 KRX 금시장에 투자하려면 별도의 증권사 계좌가 필요했는데, 상품 출시로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면서 편의성을 챙겼다.
 
다만 기타 투자 상품과 마찬가지로 원금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농협은행뿐만 아니라 은행권에서 출시한 금 신탁 상품 역시 투자 상품으로, 투자 원금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해당 손실은 투자자에게 귀속된다. 신탁보수는 신탁 원본 평균 잔액의 연율로 신탁계약세부내역에서 정한다. 손실 여부와는 별개로 신탁 계약에 발생하는 보수로, 투자자가 손실을 입는다고 하더라도 은행은 신탁보수를 수취할 수 있다. 다만 평잔형은 금값 하락으로 신탁재산의 평균잔액이 줄어들 경우 실제 보수액도 낮아질 수 있다. 대부분 원금 기준 0.8%에서 1%의 신탁 보수율을 적용한다. 
 
신탁계약도 투자 상품인 만큼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지 않는다.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경우 각 은행 별로 1억원 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예금자보호 덕분이다. 보호금액은 1인당 금융회사별 원금과 이자합산 최대 1억원인데, 신탁은 제외된다. 
 
하나은행의 경우 금융권에서 최초로 금 실물 보관 신탁을 출시했다. 감정가의 연 1.7%(세전) 수준의 운용수익을 지급받고, 금 실물을 돌려받는 상품이다. 운용수익은 현금으로 지급되며, 실물로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업권에서 최초로 출시된 하나은행의 금 실물 보관 신탁 상품의의 경우 지난해 8월11일 출시됐다. 당시 금은 1그람 당 15만810원으로, 1년이 채 되지 않았으나 금 가격 변동률이 크다. 특히 해당 상품의 경우 신탁 상품 가입 후 금지금 감정 결과 동의·비동의 이전까지는 중도해지가 가능하지만, 감정결과에 대해 동의 또는 비동의 결정 이후에는 중도해지가 불가하다. 신탁보수는 간주원금의 연1% 이내로 후취한다. 
 
은행권 판매 상품은 선취보수형, 평잔보수형, 선취+평잔 결합형 등으로 나뉘며, 각 상품마다 다른 조건을 적용한다. 선취와 후취가 갈리나, 원금을 기준으로 한다면 징수 시점이 달라질 뿐 규모는 달라지지 않는다. 은행권 신탁 상품에서 흔히 채택되는 기준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1년 최고가인 1g당 26만9810원 기준으로 10억원어치 금 신탁에 가입했다면, 전일 종가 기준 평가손실률은 28.7%에 이른다. 금액으로는 2억8700만원의 손실이다. 여기에 선취보수율 1%가 적용되는 상품이라면 계약 체결 시점에 약 1000만원이 먼저 차감된다. 평잔보수형은 운용 기간과 평균잔액에 따라 보수액이 달라지지만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서 보수 부과가 면제되는 구조는 아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일반적인 펀드 등 투자 상품과 같은 맥락으로 보통 원금 기준으로, 고객에 제공하는 상품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비이자이익 확대 목적으로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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