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지방 기업대출서도 밀리나…성장률 시중은행의 절반
성장률 4대 시중은행 대비 낮아져
지역 기업 이탈에 영업 기반도 위축
공개 2026-07-21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16일 16:1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지방은행이 지역 기업대출 시장에서도 시중은행에 밀리고 있다. 올 1분기 기업대출 증가율은 4대 시중은행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최근 5년 누적 성장률 격차도 벌어졌다. 지역 경기 침체와 기업 본사의 수도권 이전으로 영업 기반은 약해진 반면, 시중은행은 지방 소재 우량기업까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기업대출과 연계한 자산관리·외환 서비스 경쟁에서도 뒤처지면서 지방은행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행연합회)
 
기업대출 성장 둔화…시중은행과 격차 확대
 
16일 금융통계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지방은행의 기업대출금은 모두 100조921억원이다. 전년 말 99조1758억원에서 0.92%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이 1.9% 증가한 데 비하면 성장률이 절반에 그친다.
 
반면 4대 시중은행의 기업 대출 분기 성장률은 지난 2024년 9월 말 1.9%를 기록한 뒤 최고 수준이다. 2024년 2분기 3.9%를 기록한 뒤 시중은행의 기업 대출 성장률도 하락했으나, 대부분 지방은행 성장률을 앞질렀다.
 
지방은행의 경우 지난 5년간 성장률도 시중은행에 밀렸다. 2022년 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대 시중은행의 기업 대출성장률은 23.1%인 반면, 같은 기간 지방은행은 16.4%로, 6.7%p 차이가 난다.
 
지방은행 설립 목적은 지역 균형발전에 있다. 금융업무의 지역적 분산과 지역경제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자 지난 1960년대 1도 1은행 정책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현재 지방은행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전북은행, 광주은행, 제주은행 다섯 곳이다. 2024년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서 한 곳 줄었다.
 
2023년 이전까지 지방은행은 중소기업대출비율을 60% 이상으로 유지해야 했던 것도 이 같은 배경 탓이다. 현재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규정은 50%로 일원화됐다. 일원화 당시 시중은행의 과점체제를 개선하면서 지방은행 성장도 기대했으나, 3년이 지났음에도 기업대출 부문에서는 밀리는 모양새다. 
 
특히 지방 소재 기업의 경우 경기 악화에 취약한 곳도 다수다. 보통 업종이나 지역의 경기 흐름에 비례해 대출 규모가 증감한다. 경기가 좋으면 지역 산업 등도 영향을 미쳐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자금 수요도 늘어나 은행 대출도 확대되는 구조다. 그러나 최근 경기 불황으로 지방 기업 실적이 하락하거나, 소재지를 이전하는 경우도 발생하면서 지방 은행들의 영업도 타격을 받았다. 
 
우리나라 제 2의 도시인 부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자료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 지역 소재 기업은 28개에 그친다. 서울이 536개사, 대구 20개, 울산 26개, 광주 9개 등 서울과 경기 지역에 대부분 몰려있다. 특히 2023년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중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과 극동건설이 본사를 이전하기도 했다. 각 경기 성남과 안양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광주 소재 기업도 1000대 기업에 속하는 기업은 10개에서 9개로 줄었다. 
 
 
대기업 복수거래에도 규모 차 벌어져
 
지방 기업에 대한 주채권은행도 영향을 받았다.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상 주채권은행이란 해당 기업의 주된 채권은행(주된 채권은행이 없는 경우에는 신용공여액이 가장 많은 은행)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가장 많은 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정한다는 의미다. 예금, 퇴직연금, 카드 등을 사용해 대출 금리를 최대한 낮추는 방식이 쓰이기 때문이다. 
 
주채권은행은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계열사에 대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재무구조평가를 실시하며, 재무구조평가 시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잠재 리스크를 반영한다. 신용위험도 관리하게 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2개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은 우리은행이 11곳으로 가장 많고, 하나은행 10곳, 산업은행 9곳, 신한은행 8곳, 국민은행 3곳, 농협은행이 1곳 순으로 많았다.
 
특히 이 중 포스코, 하림(136480) 등은 지방 소재 기업이다. 중흥건설은 본점은 광주에 남아있으나, 필수 인력을 제외한 인원은 서울로 적을 옮겼다. 포스코의 경우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지난해 발행한 회사채에 대한 원리금 지급대행기관도 우리은행 포스코기업영업지원팀이 맡았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복수거래를 하고 있으나, 지역서 손꼽히는 대기업의 경우 대부분 시중은행의 신용공여 익스포저가 가장 큰 경우가 다수이며, 회사채의 원리금 지급대행기관 등도 해당 은행이 맡는 경우도 많다.
 
지방 기업 이전과 시중은행의 영업 확대로 지방은행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장기적 수익 파이프라인 확보도 밀릴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에서 기업 대출과 연계한 자산관리(WM)나, 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기업에서 새벽 시간대에 환헤지 수요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지방은행은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등은 외환거래를 24시간 개방한 반면, 지방은행은 이전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탓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우량 기업대출을 확대하기 위한 경쟁이 확대되고 있어 지방은행들도 별도의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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