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젬, 성장 둔화의 늪…하반기 반등 시험대
2022년 최대 실적 이후 외형 감소 지속
올해 상반기 매출 증가했지만 '현상유지'
신제품 효과와 프로모션 실적 반영 변수
공개 2025-10-1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3일 17:4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헬스케어 가전업계 1위 세라젬이 지속적인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성장했지만, 여전히 정체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내외 경기 둔화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은 정체 상태를 보였다. 다만, 업체 측은 하반기 신제품 효과와 글로벌 시장 내 프로모션 진행을 통한 매출 인식되면서 실적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세라젬)
 
소비 심리 위축에 3년 연속 성장 '정체'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라젬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4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7502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이후 27.22% 급감한 수치다.
 
올해에도 실적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세라젬은 비상장사로 분기 보고서를 공시하지 않는다. 한국신용평가가 세라젬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액은 24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2423억원)과 비교하면 약 1.03% 증가했다.
 
이는 경쟁사인 바디프랜드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반기(2286억원) 대비 8.27% 감소한 2097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고금리·고물가와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업황 악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세라젬은 신제품 출시와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에 열을 올려왔다.
 
특히 세라젬은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 시장 투자를 지속해 왔다. 이와 함께 유럽, 일본 등지에 신규 투자처를 발굴하는 한편 중국, 인도, 유럽, 동남아 등 영업을 강화했다. 2022년 1453억원이던 해외 매출은 2023년 1845억원, 2024년 2448억원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은 지난해 반기(868억원) 대비 되려 줄어든 84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에서 실적이 감소했다. 중국 매출액이 지난해 상반기 63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23억원으로 급감하면서 외형 성장은 정체됐다. 이는 상반기 경기 불확실성과 프로모션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체 측은 중국의 경우 매출이 연말 행사와 프로모션 중심으로 집중되는 특성이 있어 실적 반영 시점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감소했지만, 연간 매출액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 1034억원에 불과하던 중국 매출액은 2023년 1296억원, 2024년 1768억원으로 증가했다.
 
 
제품 확대에도 의료기기 의존도 약 70% 
 
상반기 국내 매출액은 159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555억원)와 비교하면 외형을 유지하는 수준에 그쳤다. 별도 기준 매출 1819억원 가운데 의료기기 매출이 1267억원으로 69.65%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업다각화는 열위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상위 가전·렌탈업체의 의료기기 시장 진출로 시장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세라젬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제품 라인업 강화 등으로 실적 반등을 이끌어 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7-케어 솔루션(척추·운동·휴식·뷰티·순환·에너지·정신)을 기반으로 '마스터 V11'를 비롯한 '세라젬 밸런스', '셀트론 체어' 등을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선행기술 투자를 위해 224억원 규모 연구개발비를 투입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영업이익은 지난해 22억원으로 줄었다. 앞서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1년 925억원에서 2022년 506억원으로 반토막이 난 후 2023년 189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손실 76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영업외비용 등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손실은 204억원을 기록했다. 연간기준으로는 지난 2023년부터 적자전환 한 이후 순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수익성이 약화된 가운데 금융비용 증가와 신제품 개발 관련 연구개발비 지출 등이 이어지며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도 저하됐다. 올해 상반기 말 가결산 된 부채비율은 182.4%로 지난해 말 169.2% 대비 13.2%포인트 증가했다. 같은기간 차입금의존도는 45.4%에서 44.2%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과중한 수준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헬스케어 사업 시너지 강화를 목적으로 전자약 플랫폼 기업 와이브레인 지분 약 41%를 234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 가운데 6월 말 기준 단기성차입금은 2806억원으로 현금과 장·단기금융상품(1563억원) 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과 자본적지출(CAPEX) 규모, 예상 금융비용 등을 고려하면 보유 유동성은 낮은 상황이다. 
 
렌탈 사업은 매출 확대에 따라 초기 설치와 운영비용이 선투입되는 구조로, 일정 수준의 차입이 불가피한 구조다. 향후 업체 측은 단기성 차입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재무 구조를 더욱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세라젬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렌탈 사업은 매출 확대에 따라 초기 설치와 운영비용이 선투입되는 구조로 일정 수준의 차입은 불가피한 산업 특성을 가지고 있다"라며 "현재 단기성 차입금은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일반적인 자금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일부는 10월 만기 시점에 맞춰 장기성 자금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나머지 또한 조건 조정을 통해 상환 기간을 단계적으로 장기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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