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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옵션 꺼낸 금호전기…CB 재매각으로 유동성 확보
현금성 자산 23억원…15억 CB 매입 부담
콜옵션 행사로 CB 회수해 비싸게 재매각 전망
2026년 1월까지 전환권 청구기간…전환권 행사 가능성
공개 2025-04-25 16:36:47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16:3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국 최초의 형광등 제조사로 유명한 금호전기(001210)가 지난 1월 발행한 전환사채(CB) 30억원어치 중 절반을 조기 회수한다. 발행사인 금호전기가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한 것이다. CB 콜옵션이 행사되면 투자자는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금액을 받고 채권을 발행사에 넘기게 된다. 
 
이번 조기 회수는 금호전기가 해당 CB를 재매각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넉넉하지 않은 유동성 사정을 감안할 때 자금 확보가 주요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금호전기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돌고 있어 CB를 되사들인 금액보다 더 높은 가격에 다시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금호전기는 과거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CB를 재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에도 같은 전략이 반복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금호전기)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전기는 제11회 CB 30억원 중 15억원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해 CB를 매입한다. 콜옵션 행사는 금호전기와 CB채권자 바로저축은행 사이의 협의에 따라 발동된다. 또한 양사의 합의에 따라 콜옵션 행사 시점이 오는 6월4일에서 4월25일로 앞당겨졌다.
 
CB 콜옵션은 CB 발행회사가 사채권자에게 사전에 정해진 가격으로 해당 CB의 일부 혹은 전부의 매입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즉, 채권자에게 CB를 팔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이에 콜옵션은 발행 회사 혹은 발행회사가 지정한 특정인이 보유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보통 콜옵션은 지분 희석을 방지하기 위해 발행회사가 행사한다. CB는 전환기간이 도래하면 채권자가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전환권이 행사되면 CB는 신주로 바뀌고 주식시장에 상장된다. 채권자는 신주를 매각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되고, 주가 하락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는 콜옵션을 통해 이러한 사태를 막는다. 지분 희석을 방지하기 위해 콜옵션을 행사한 경우, 발행회사는 취득한 CB를 소각한다.
 
다만, 유동성이 부족한 기업이라면 콜옵션 행사로 CB를 매입한 후 재매각한다. 지난해 말 기준 금호전기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별도기준 23억원이다. 보유 현금성 자산을 털어 15억원의 CB를 매입해 소각하기엔 부담스러운 규모로 보인다. 이에 금호전기는 이번 15억원 규모의 콜옵션 행사분을 재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금호전기는 지분희석 방지를 위한 목적에 콜옵션을 행사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금호전기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콜옵션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CB를 재매각하면 유동성 유출을 막을 수 있으며, 협상 조건에 따라 좀 더 비싸게 CB를 재매각해 이익을 볼 수 있다. 발행가액보다 높은 주가로 인해 재매각 시 콜옵션 행사 비용보다 더 높은 가격에 CB를 매각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11회 CB의 24일 기준 전환가액은 주당 691원이고, 24일 기준 종가는 1201원으로 전환권 행사 시 차익이 크다. 다만, 이번 콜옵션 행사대상이 된 15억원의 CB는 신주로 전환될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7%에 달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금호전기는 이번 CB 콜옵션 행사에 앞서 지난 11일 7억원 규모의 CB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한 바 있다. 회사는 채권자에 대한 보장 수익률(4월25일 기준 원금과 이자 합산 보장 수익률 108.2501%)과 평가 금액 등을 고려해 해당 CB를 8억4000만원에 매입했다. 이어 회사는 해당 CB를 지난 16일 개인 채권자에게 8억6100만원에 재매각했다. 매입 금액보다 비싼 가격에 재매각에 성공하면서 유동성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액면가 7억원의 사채를 이자와 추가 비용을 1억4000만원이나 더 주고 사서 2000만원 비싸게 판 것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손해다. 당초 보장 수익률 8%를 적용하면 5600만원의 이자만 지급하면 되기 때문이다. 9000만원을 더 얹어 CB를 매입하고 2000만원 더 비싸게 파는 셈이다.
 
한편, 금호전기의 11회 CB는 전부 콜옵션 행사로 매입 후 재매각된다. 전환권 청구기간은 지난 1월3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로 CB를 인수한 새로운 채권자들의 전환권 청구 가능성도 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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