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알짜 수주' 연이어 무산…경영정상화 로드맵 흔들
전주 연료전지발전소·김량장동 가로주택정비사업 계약 해지
수주잔고 1년 새 6.2조→4.6조…PF 사업장 정리 영향
관급·민간 단순 도급 사업 중심 수주 영업 필요
공개 2025-04-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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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태영건설(009410)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경영정상화 행보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달 들어 1000억원대 프로젝트 2건의 계약이 잇따라 해지되면서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수익성과 안정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플랜트 사업과 정비사업이 무산되면서 올해 수주 성과 달성이 경영 정상화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사진=태영건설)
 
4월 들어 안정성 높은 프로젝트 2건 계약 해지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최근 2곳의 발주처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 받았다. 전북 전주시 ‘전주바이오그린에너지 연료전지발전소 건설공사’(도급액 972억원·이하 전주바이오그린에너지)와 경기 용인시 ‘김량장동 342-5번지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1011억원·김량장동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2건이다.
 
전주바이오그린에너지 프로젝트의 경우 태영건설과 두산퓨얼셀(336260)이 발주처인 전주바이오그린에너지로부터 지난 2023년 8월 수주한 바 있다. 당초 전북 전주시 완산구 일원에 440kw급 연료전지 45기로 구성된 연료전지발전소를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올해 4월 계약이 해지된 것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발주처가 관련 사업 투자를 취소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계약 해지가 이뤄졌다”면서 “당사의 워크아웃과 해당 프로젝트의 계약과는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김량장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경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돌입과 계약 해지의 연관성이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1월 이 사업 조합으로부터 계약을 따냈지만, 약 1년3개월 만에 시공사 지위를 잃은 것이다. 김량장동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은 최근 새 시공사로 자이에스앤디(317400)를 선정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총 사업비 1000억원 수준인 소규모 정비사업지이지만, 지난해 계약 체결 이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조합 내 반대의 목소리가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2000억원 규모 수주곳간 비어…올해 채워넣을 수 있나
 
태영건설이 이달 들어 계약이 해지된 2건의 공사 도급액은 약 2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회사의 수주잔고는 4조5823억원으로 같은 해 매출(2조6861억원)의 1.7년치 일감이다. 평균 2~3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다른 건설사에 비해 수주잔고가 낮아 2건의 공사 해지는 태영건설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 2023년 말 회사의 수주잔고는 6조191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태영건설 채권단협의회 결정으로 회사의 워크아웃이 본격화되면서 수익성과 안정성이 낮은 59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현장에 대한 ‘옥석가리기’를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태영건설의 지난해 말 PF 사업장은 35곳으로 줄었고, 수주잔고도 1년 새 약 1조6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국내 건축·주택사업에서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들의 정리가 주로 진행됐다. 실제 2023년 말 3조8477억원이던 건축공사 수주잔액은 지난해 말 2조2389억원으로 1조6088억원 줄었다. 지난해 양양 휴양 콘도미니엄 신축공사(5100억원)을 시작으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5-3구역 개발사업(1931억원) △울산 공동주택 신축공사(1475억원) △부산 가로주택정비사업(1007억원) 등이 정리 대상이 됐다.
 
회사는 올해 3월 초 1296억원 규모 청주 사창 제2공구B블록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비슷한 시기 청주시로부터 766억원 규모 청주 다목적 실내체육관 신축공사의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태영건설과 청주시는 향후 이 공사에 대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태영건설은 PF 사업장에 대한 신규 수주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도시정비사업이나 관급·민간 단순도급 사업 등을 위주로 공격적인 수주영업을 펼쳐야 하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당장의 수주물량 확보보다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수주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공공 발주 공사와 비주택 부문의 수주 성과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영정상화를 이뤄나갈 것”이라며 “지난해 워크아웃 개시 이후에도 토목공사와 정비사업 등에서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태영건설은 지난해 5월 이후 △서산영덕선 대산당진 간 고속도로 공사(1492억원) △송산그린시티 조성공사(867억원) △광명시 자원회수시설 실시설계(659억원) △옥정-포천 광역철도 1공구(1650억 원) △성남시 환경복원센터 민간투자사업(866억원) 등 공공 공사와 의정부 장암6구역 재개발(1286억원)과 같은 정비사업을 잇따라 수주한 바 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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