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트럼피즘)자이C&A, 미 배터리 지원 철회…LG 캡티브도 '흔들'
LG에너지솔루션 등 LG그룹 계열사 발주 공사 도맡아
최근 2년간 2조원 수준 매출 기록…지난해 1조원대로 줄어
LG에너지솔루션 시설투자 축소 행보…내년 턴어라운드 기대
공개 2025-03-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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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이차전지 등 배터리 생산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지원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면서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의 ‘트럼프 리스크’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그간 미국 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온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의 투자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이 같은 대외 환경 변화에 LG그룹 계열사들의 해외 플랜트 수주를 전담해 온 자이C&A(자이씨앤에이)의 매출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LG그룹 공사 전담…그룹 공사 매출 비중 70%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이씨앤에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475억원을 기록했다. 자이씨앤에이는 중국 난징과 폴란드, 베트남, 미국 등 현지 법인을 종속 기업으로 두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2년 2조740억원, 2023년 1조8161억원 등 연간 2조원 가까운 매출을 각각 기록했지만, 지난해 예년 대비 절반 수준의 매출에 그친 것이다.
 
자이씨앤에이의 전신은 과거 LG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S&I건설이다. 지난 2022년 GS그룹에 편입되면서 현재의 사명을 갖게 됐다. 기존에는 GS그룹의 지에프에스가 자이씨앤에이의 지분 60%를 보유하고, 자이에스앤디(317400)GS건설(006360)이 지에프에스의 지분 51%, 49%를 각각 보유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지난해 자이에스앤디가 GS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지에프에스 지분 49%를 인수해 합병하면서 현재는 자이씨앤에이를 직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자이씨앤에이는 LG그룹 계열사들의 플랜트 공사를 전담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디스플레이(034220), LG화학(051910), LG전자(066570)가 자이씨앤에이의 주 고객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LG그룹 계열사 발주 공사가 자이씨앤에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6%에 달했다.
 
최근 몇 년 간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시설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이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자이씨앤에이의 매출은 급성장했다. 실제 회사는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34위에 오르며 전년(55위) 대비 21위나 순위가 상승한 바 있다.
 
이 같은 자회사의 매출 성장에 자이에스앤디 역시 연결 실적이 덩달아 상승했다. 지난 2021년 연결 기준 4357억원에 그치던 자이에스앤디의 매출은 2022년 자이씨앤에이의 자회사 편입 이후 2조4790억원, 2023년 2조374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트럼프 리스크’ 배터리업계…올해까지 투자 ‘속도 조절’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006400),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미국 현지에서 이차전지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공사 중인 공장을 포함, 총 8개의 공장을 가동 예정이다. 삼성SDI는 미국 스텔란티스와 합작 공장을 운영 중이고, SK온 역시 조지아와 테네시, 켄터크 등지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시행 예정인 관세 정책에 따르면 배터리 3사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이자천지에 관세를 부과하진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국내에서 제조된 배터리 ‘소재’를 수입해 미국에서 이차전지를 생산한다. 한국산 소재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등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같은 우려에 시설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설비투자 비용을 전년 대비 20~30% 축소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공사를 수주해 미국 내 공장을 건설 중인 자이씨앤에이는 이 같은 계열사들의 사업 환경 변화에 지난해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자이씨앤에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주요 발주처인 LG에너지솔루션 등의 투자 속도 조절로 공사 진행률에 따른 기성 수령액이 감소했다”면서 “당시 목표 공정률 대비 낮은 수준의 공사를 진행하며 나머지 프로젝트의 수행 시기가 이월됐다”고 설명했다.
 
LG그룹 계열사들의 시설투자 축소 행보는 올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이씨앤에이의 올해 영업실적 역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실적은 지난해 대비 소폭 감소하거나 유사한 수준을 예상한다”면서도 “2026년부터는 발주처의 투자 확대에 따른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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