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저축은행, 새 주인 찾기 '청신호'…건전성은 숙제
수익성 개선됐지만 건전성 여전히 과제
매각가 눈높이 맞추면 새 주인 찾을 수도
공개 2025-03-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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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상상인저축은행이 과거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악화되며 새 주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수익성이 회복세를 보이며 매각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 하지만 고정이하여신비율 악화에 따른 건전성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사진=상상인저축은행)
 
영업이익 회복세 뚜렷
 
17일 상상인저축은행에 따르면 4분기 영업이익은 90억원이다.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는 영업손실 규모가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을 내지는 못했다. 1분기 영업손실은 480억원, 2분기 219억원, 3분기 12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4분기 흑자 전환의 주요 요인은 충당금 부담 완화다. 저축은행 업계는 2022년 이후 부동산 경기 악화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브릿지론 등 여신 부실이 가속화되며 충당금을 대규모로 적립해왔다. 금융당국의 선제적 충당금 적립 요구도 손실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으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당기 실적은 여전히 적자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상상인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5000만원이다. 직전분기와 비교하면 크게 감소했으나 누적 기준을 적용하면 여전히 적자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당기순손실은 683억원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소송관련 충당부채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서게 되며, 올해에는 연간 흑자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건전성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충당금을 대규모로 쌓은 이유는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여신 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6.71%로, 전년 동기 대비 13.42%p 상승했다. 1분기 24.27%, 2분기 24.66%, 3분기 26.71%로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는 추세다. 연체율도 지난해 6월 말 16.51%에서 9월 말 18.14%로 증가했다. 총여신은 1년 만에 2조 5391억 원에서 1조 9483억 원으로 줄었지만, 순고정이하 분류 여신은 1815억 원 늘었다.
 
지난해 3분기 상상인저축은행의 기중 대손상각액은 1141억원으로 전년 동기 47억원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은 1838억원에 달했다.
 
계속된 매각 협상…건전성 '과제' 
 
상상인저축은행은 건전성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매각에 박차를 한다. 서울행정법원이 금융위의 지분 매각 처분을 정당하다고 판단하면서 발행 주식 10%를 제외한 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서다. 2023년에 이미 한차례 고배를 마셨다.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면서 실사를 진행했으나,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당시 딜이 마무리되지 못한 주 원인은 인수 비용이다. 건전성과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로, 우리금융과 상상인의 인수가 눈높이가 달랐기 때문이다.
 
현재는 오케이금융그룹이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다. 대부업 이미지를 벗고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현재 실사를 끝내고 양사가 협상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매각가를 둘러싼 이견으로 시간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은 2000억원 이상을 고수하지만, 우리금융이 이를 과도하다고 판단한 전례를 고려하면 협상이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상상인저축은행이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포함되며 조치 결과에 따라 매각가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협상이 타결되면 주인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오케이금융그룹 계열인 오케이저축은행의 3분기 총자산은 13조 7834억 원으로, 업계 1위 SBI저축은행(14조 8211억 원)에 근접하다. 상상인저축은행(1조 9483억 원)을 인수하면 총자산은 17조 5788억 원으로 늘어나며, 단박에 저축은행 업계 최대 외형을 갖추게 된다. 이를 통해 영업이익 확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케이금융 입장에서도 건전성은 부담 요인이다. 오케이저축은행의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17%로 상상인보다 낮지만, 전년 동기 대비 4.06%p 상승했다. 업계 최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을 보유한 오케이저축은행은 부동산 업황 악화로 큰 타격을 받았다. 올 2월 기준 PF 매각 추진 현황에서 13개 사업장이 대리금융기관으로 오케이저축은행의 이름을 올렸다.
 
오케이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상인저축 인수 진행 관련 사항은 답변할 수 있는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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