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키움증권(039490)이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우수한 조정순자본비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순자본비율은 증권사가 위험자본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키움증권은 양호한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부동산 조달 시장이 침체되면서 저하되는 추세다. 반면, 우발 부채가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자본 확충을 통해 우수한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키움증권)
19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키움증권의 순영업수익은 1조6046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247억원과 8151억원을 기록했다. ROA(자산 수익률)는 지난해 1.8%를 기록해 자기자본 3조 이상의 대형 증권사 평균 ROA(1.1%)보다 높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이후 주식 투자가 대중적으로 확산되면서 키움증권이 수익성 측면에서 수혜를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2022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취득하면서 IB, PI투자, 금융상품 판매 등 수익 다각화가 확대되는 추세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키움증권의 자본적정성은 지속적인 이익 누적에 힘입어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조정순자본비율을 통해 알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키움증권의 조정순자본비율은 197.2%다. 조정순자본비율이 150% 이상을 유지하면 자본적정성이 충족된다고 평가된다.
다만, 자산건전성은 양호한 범위에 있지만 저하되는 추세다. 자산건전성은 증권사가 보유한 자산의 부실 및 회수 가능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지난해 부동산 브릿지론 사업장을 중심으로 요주의 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에 자산 건전성이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요주의 이하 자산에서 대손충당금을 차감한 금액) 비율은 9.1%로 직전연도 말(6.6%) 대비 상승했다. 순요주의이하자산은 부실 가능성이 있는 자산의 실제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다.
다만, 업계 내에서 상대적으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위험도는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 가능성이 있는 자본 비중) 비율은 45% 수준이다. 대형 증권사 평균인 58%보다 낮다. 그러나 시장 전반에서 부동산 익스포저가 자산건전성 개선을 막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전반적인 자산 건전성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산 건전성 저하에도 키움증권의 유동성 위험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의 수익 구조는 위탁매매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고객 예수금을 바탕으로 조달이 이뤄진다. 이에 외부 차입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2023년부터 회사채 등 외부 차입이 나타났지만 만기가 장기인 까닭에 안정적인 조달이 이뤄지며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도 적다.
한편 키움증권이 자회사에 대한 출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 나이스신용평가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키움에프앤아이에 490억원을 출자했고, 올해 키움캐피탈과 키움에프앤아이에 각각 490억원을 출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자회사의 사업인 캐피탈, 저축은행, NPL(부실채권) 투자 등이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자회사 실적 저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키움증권이 보유한 유동성 등을 고려하면 지난해 말 기준 유동성 비율은 116.8%, 우발부채를 감안한 조정 유동성비율은 109.4%로 양호한 편이며, 보유 유동성과 차입 약정, 시중은행 여신 한도 등을 감안하면 유동성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