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톺아보기
영원무역, 스콧 100% 인수…기회일까? 계륵일까?
2년여 법적 다툼 끝에 이전 대주주로부터 지분 콜옵션 획득
성장 동력 역할 자전거 사업…경영권 인수 이후 체질 개선 필요
공개 2025-02-07 17:42:20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7일 17:4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영원무역(111770)이 오랜 경영권 분쟁 끝에 자회사 스콧의 완전한 경영권을 확보했다. 2015년 영원무역은 스위스 자전거 업체 스콧을 인수하며 자회사로 편입했지만, 창립자와의 경영권 다툼으로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 결국 수년간의 소송 끝에 경영권을 완전히 가져오게 됐다. 스콧은 영원무역의 신사업 핵심 축이지만, 최근 자전거 시장이 침체되면서 어렵게 확보한 자회사가 '계륵'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종속회사인 스위스 자전거 업체 스캇의 2대 주주인 비아트 자우그(Beat Zaugg)를 상대로 콜옵션 행사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콜옵션을 통해 영원무역이 취득할 수 있는 지분은 비아트 자우그가 보유한 지분 49.99%다.
 
영원무역이 스위스의 자전거 생산업체 스캇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캇의 기존 국내 수입사가 사업을 철수하면서 그 자리를 영원무역이 대신했고 스캇의 지분 20%를 인수하면서 양사는 보다 끈끈한 협력관계가 됐다.
 
이후 2015년 영원무역은 지분 30.1%를 추가로 인수하면서 스캇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영원무역이 인수에 사용한 금액은 1545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런 협력관계는 지난 2022년부터 깨지기 시작한다. 영원무역은 비아트 자우그가 주주간 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국제상업회의소(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ICC) 에 중재를 제기했다. 이후 비아트 자우그도 2023년 영원무역이 비밀 유지 조약을 지키지 않았다며 반대신청을 제기하면서 양측간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
 
결국 ICC가 비아트 자우그의 반대 신청을 기각하고 영원무역의 주장을 인정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비아트 자우그는 주주간계약의 중대한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의 예정액을 지급해야 한다.
 
영원무역이 스콧 경영권 확보를 위한 법적 분쟁을 피하지 않은 이유는 스콧이 영원무역 사업 확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부터 연결기준 영원무역의 매출은 ▲2017년 2조93억원 ▲2018년 2조1013억원 ▲2019년 2조388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스캇 부문 매출도 ▲2017년 8066억원 ▲2018년 8887억원 ▲2019년 9528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코로나 펜데믹 이후 자전거가 언택트 교통 수단으로 주목 받으면서 스캇은 영원무역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2022년 영원무역의 매출은 1조3975억원으로 3년 사이 70.8%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8억원에서 1765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차기 성장동력의 핵심으로 주목받은 자전거 사업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영원무역의 짐이 되고 있다. 스콧이 영위하는 고급 자전거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영원무역의 자전거 산업은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스콧부문의 매출은 7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감소했다. 영업손익도 적자로 전환돼 3분기까지 1050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스캇의 재고 감축을 비롯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어렵게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차후 계륵(鷄肋)이 되지 않기 위해선 차후 경영 정상화 스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스캇 부문은 재고 감축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3분기 기준 스캇 재고는 6300억원 수준”이라며 “절대적인 재고 규모가 높기 때문에 감축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