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만기 브릿지론 연장…신세계건설·신세계프라퍼티 신용보강2021년 사업자 선정 이후 착공 못해…'책임착공' 대가로 부담 늘어포항시 미분양 경북 최대…빠른 시일 분양 가능성 낮아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신세계건설(034300)의 자체사업인 ‘옛 포항역 복합시설 개발사업’이 브릿지론 연장 만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지방 분양시장 냉각 여파에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프로젝트가 지체되면서 신세계건설은 물론, 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의 재무 부담도 함께 가중되고 있다.
옛 포항역 복합시설 개발사업 조감도.(사진=포항시)
브릿지론 재차 연장…2021년 사업자 선정 이후 ‘지지부진’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옛 포항역 복합시설 개발사업(이하 포항역 개발사업) 시행사 포항프라이머스프로젝트투자금융(이하 포항PFV)은 최근 한국투자증권 등 대주단과 2020억원 규모 브릿지론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브릿지론은 △트렌치A-1 500억원 △트렌치A-2 420억원 △트렌치B-1 800억원 △트렌치B-2 300억원으로 구성됐다. 만기는 올해 5월8일로 대출 기간은 약 3개월이다.
포항역 개발사업은 경북 포항시 북구 대흥동 595-170번지 일원 옛 포항역사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69층 규모 주상복합 1128가구와 호텔, 근린생활시설, 집회문화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2021년 디에스자산개발, 코리아신탁과 컨소시엄으로 포항시로부터 이 사업을 따냈다. 포항시는 지난 2022년 이 일대 부지에 대한 보상을 마쳤고, 부지 정비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대구·경북지역 주택시장이 냉각되면서 이 프로젝트의 분양은 연기를 거듭했다. 최근까지도 포항시 분양시장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포항시의 미분양 주택 규모는 2140가구로 경북지역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경북 전체 미분양(6987가구)의 30.6%를 차지한다.
계열사에도 ‘불똥’ 가능성…착공은 언제쯤?
신세계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2021년 6월 포항역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인 포항PFV를 설립했다. 지난 2023년 12월 기준 포항PFV의 지분은 △신세계건설 39.8%(우선주25%·보통주 14.8%) △디에스자산개발 34% △코리아신탁 17% △홍안씨앤디 9.2%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2022년 8월 포항역 개발사업 대주단에 ‘책임착공’ 조건을 내건 바 있다. 늦어도 지난해 2월4일까지 착공에 돌입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채무를 인수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2월4일 브릿지론 만기가 도래한 데 따른 조치로 기존 1700억원이던 채무보증 금액을 2000억원으로 확대했다. 보증기간도 올해 2월4일까지 연장했다. 또한 포항PFV의 지분을 추가 취득했고, 지난해 3분기 기준 지분율은 95%에 달한다. 사실상 신세계건설의 자체사업이 된 셈이다.
지난 2023년 말 별도 기준 포항PFV의 매출은 전무했고, 영업손실은 16억원, 당기순손실은 144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57억원이던 이자비용이 지난해 128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순손실이 확대됐다.
최근 포항PFV가 조달한 브릿지론 2020억원 가운데 신세계건설은 트렌치A 대출 920억원에 대한 자금보충과 유동화증권 채무인수 등의 의무를 부담한다.
신세계(004170)그룹의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 역시 트렌치A 대주에 대한 자금보충과 미이행시 손해배상 또는 대출채권 양수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브릿지론 만기 시점마다 신세계건설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 포항시 주택시장 분위기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어 분양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신세계건설은 아직 포항PFV로부터 포항역 개발사업 공사도 수주하지 않았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포항역 개발사업의 경우 지방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최적의 분양 시점을 도출할 계획”이라면서 “당사가 시행사 지분을 대부분 보유한 만큼,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9549억원, 영업손실 13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매출 1조5026억원, 영업손실 1878억원) 대비 매출은 36.4% 감소한 반면, 영업손실 폭은 크게 줄었다. 다만, 이자비용 증가 탓에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규모는 1585억원에서 1783억원으로 확대됐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