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상반기 IPO 최대어 마무리…"올해도 1위 수성"
상반기 IPO 최대어 LG CNS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가 확정
2639억원 주관 실적 기록한 KB증권, 상반기 주관 1위 예상
기업 밸류에이션 측정 역량 집중 '덕'…올해도 전략 통할까
공개 2025-01-2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09:2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불리는 LG CNS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조사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가로 확정했다. 기업 가치 측정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대표 주관사 KB증권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상반기 IPO 주관 실적 1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반기 IPO 최대 LG CNS 주관 성공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 17일 마무리된 LG CNS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조사에선 공모 희방밴드 상단인 6만19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한 바 있다. 이에 공모 규모는 1조1994억원, 시가총액은 5조9972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번 공모는 지난 2022년 1월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373220) 상장 이후 최대 규모 IPO가 될 전망이다. LG CNS는 IPO를 통해 발행비용과 구주매출을 제외한 5997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조달 금액 중 3900억원을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스마트 엔지니어링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선 2059곳의 기관이 참여해 최종 114.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희망밴드 상단인 6만19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기관은 전체의 99%로 주문총액은 7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의 이 같은 호응은 기업가치 산정에서 시장 친화적인 평가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에 제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LG CNS의 기업가치는 8조6595억원이다. 적용 주가수익률(PER) 22.57배로 작년 3분기 기준 순이익에 (LTM, Last Twelve Month)을 적용한 값인 3837억원에 곱한 값이다. 
 
평가 기업가치에 적용된 할인율은  30.7%에서 39.9%다. 앞서 작년 코스피 신규 상장 6개 기업의 평균 할인율인 15. 96%에 비하면 파격적인 할인율이 적용된 셈이다. 
 
상반기 최대어로 1월부터 주관실적 '선두'
 
이번 IPO는 KB증권이 대표 주관한다. 인수 규모는 426만2982주, 2639억원으로 가장 많다. 인수 수수료만 21억원에 달하며 해당 건으로 올 1분기까지는 IPO 주관실적 1위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KB증권)
 
앞서 KB증권은 강점을 지닌 채권자본시장(DCM) 주관실적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IPO와 유상증자를 비롯한 주식자본시장(ECM)에서도 선두에 선 바 있다. 전통IB 주요 부문에서 동시에 1위를 기록한 것은 증권업계에서 드문 사례다.
 
하지만 전통IB 전 부문 1위 달성이란 성과를 이루는 과정에선 많은 난관이 있었다. 특히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주관으로 역전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과 8월엔 IPO주관 실적에서 KB증권은 'IPO강자'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주관실적 '0'을 기록하며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추격을 허용했었다. 이어 하반기 순위 역전에 발판이던 케이뱅크의 IPO가 좌절돼 12월 엠앤씨솔루션과 KB발해인프라의 상장까지 1위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이처럼 대형 IPO의 경우 단 한번의 주관으로도 전세를 뒤집을 수 있다. 실제 KB증권의 작년 IPO주관은 일반 종목에선 9건에 불과하다. 하지만 규모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1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KB증권은 대어급 IPO 주관을 통해 실적 쌓기에 나선다. LG CNS 이후 신규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3곳에 불과하다. 다만 KB증권은 아직 올해는 작년과 달리 중형급 IPO로 균형을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KB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반기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LG CNS의 성공적인 상장으로 침체된 IPO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다만 올해엔 대형 IPO뿐만 아니라 대한조선, 미코세라믹스, 명인제약, 채비 등 중형급 IPO에서도 역량을 발휘해 1위 수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업 가치 평가 '강점'…올해도 집중
 
KB증권의 IPO는 유승창 ECM본부장이 이끌고 있다. 2023년 ECM본부장으로 선임될 당시 영업부서가 아닌 리서치센터장 출신인 그가 IPO조직을 이끈다는 데 의문이 제기되곤 했었다. 실제 2023년 상반기까지 KB증권은 IPO 주관실적이 전무했었다. 
 
유승창 KB증권 ECM본부장 (사진=KB증권)
 
하지만 당시 KB증권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차분히 트랙 레코드를 쌓아가며 기업 커버러지 분야를 넓혀갔고 이어 두산로보틱스(454910) 공동주관에 이름을 올리며 대형 IPO 주관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선임된 지 1년여 만에 IPO 주관 1위를 이끈 유 본부장은 밸류에이션 평가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ECM본부는 3개 부로 줄이면서 조직 집중도를 높인 한편 IPO조직과 리서치센터와의 협업을 이끌어냈다. 올해도 유 본부장이 이끄는 KB증권 IPO 조직은 밸류에이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LG CNS의 IPO에서도 KB증권의 밸류에이션 역량이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LG그룹의 신사업 핵심인 LG CNS는 IPO 과정에서 미래 사업성을 시장에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컸다. 이에 KB증권은 주식발행과 지분 배분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접근을 적용하고 사업 미래가치에 대해서는 기업 수익성과 성장성을 기반으로 시장 설득에 성공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들어 IPO 시장에선 기업 밸류에이션 측정 능력이 중요해졌다”라며 “KB증권의 경우 회사가 가지고 있는 대규모의 리서치 인력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업 가치 평가 과정에서 안정감과 신뢰성을 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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