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삼성생명(032830)이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 비율을 3분기에도 개선했다. 앞서 2분기부터 시작된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 지분 가치에 대한 평가손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4분기에도 상승세를 유지하는 만큼 K-ICS 비율에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K-ICS 비율 상승세 이어가…가용자본 크게 증가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3분기 K-ICS 비율 잠정치로 193%를 기록했다. 2분기 대비 6%p 상승했다. 앞서 지난해 말 185%에서 올 1분기 177%로 떨어진 이후 다시 올라가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K-ICS 비율은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으로 산출한다. 삼성생명은 요구자본이 28조9120억원, 가용자본이 55조7220억원이다. 2분기와 비교했을 때 요구자본이 13.0%(3조3190억원) 증가했지만 가용자본이 16.6%(7조9280억원)로 더 크게 늘었다.
3분기 요구자본 구성은 ▲보험위험액 11조5530억원 ▲시장위험액 27조2880억원 ▲신용위험액 4조2190억원 ▲운영위험액 1조4700억원으로 나온다. 분산효과로 –9조3630억원이 있고 법인세조정액 등으로 –6조2550억원이 반영된다.
위험액 가운데 특히 시장위험액이 크게 늘었다. 지난 2분기 시장위험액은 22조6600억원이었다. 시장위험액 증가분(4조6280억원)이 요구자본 전체 증가분보다 더 컸다. 이는 금리, 주식, 부동산, 외환 등 시장 변수에 따라 자본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나타내는 계정이다. 시장 환경의 높은 변동성이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용자본 구성은 기본자본이 42조8270억원, 보완자본이 12조8960억원이다. 이는 자본의 손실흡수력에 따라 구분된 것이다. 2분기 대비로는 기본자본이 6조5910억원 늘어났다. 자본의 양적 측면이나 질적 측면에서 모두 개선됐다.
보완자본을 제외하고 기본자본으로만 K-ICS 비율을 나타내는 ‘기본자본 K-ICS 비율’도 148%로 매우 높은 상태다. 해당 지표는 아직 공식적으로 도입되지 않았지만 금융당국 적정 기준치가 50% 수준이 될 것으로 언급된다. 삼성생명은 기본자본 걱정이 전혀 없는 상태다.
(사진=삼성생명)
자본 내 ‘기타포괄’ 7조 늘어…삼성전자 주가 상승 '덕'
가용자본 성장 배경에는 우수한 순이익과 함께 삼성전자 주가 상승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11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했다. 이는 자본 항목 내 이익잉여금으로 쌓인다.
가용자본은 자기자본에 보험계약마진(CSM)을 합산한 수준과 같은데, 3분기에는 자기자본 자체가 크게 증가했다. 41조원으로 2분기 대비 7조원 늘었다. 자본 항목은 ▲기타포괄손익누계액 20조원 ▲이익잉여금 21조원 ▲비지배지분 2조원 ▲자사주 –2조원 등이다. 특히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2분기 대비 7조원 증가했다. 자기자본 성장을 이끈 셈이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다시 금융자산평가손익 18조원과 보험금융손익 1조6000억원으로 나뉜다. 금융자산평가손익이 5조원 정도 늘었는데, 채권 등에서 손실이 있었지만 삼성전자 보유주식(지분율 8.5%)에 대한 평가손익이 15조원에서 21조원으로 확대된 영향이 컸다.
3분기 삼성전자 주가는 매월 종가 기준 7월 7만1400원, 8월 6만9700원, 9월 8만3900원 등의 흐름을 보였다. 평균 5만원 대였던 상반기보다 크게 상승했다.
삼성생명 내부 측정에 따르면 9월 말 주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1만원 오르면 삼성생명의 K-ICS 비율은 1%p~2%p 상승한다.
4분기 들어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을 넘어서며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 경우 삼성생명 K-ICS 비율이 오르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분기와 같이 큰 폭의 영향은 어려워도 추가적인 상승 요인이다.
금융투자 업계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4분기 말까지 아직 기간이 남았고 연말 변동이 남았다”라면서도 “현재 흐름으로선 삼성전자 주가 상승이 삼성생명의 K-ICS 비율에도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