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한화에너지가 올 들어 두 번째 회사채를 발행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부터 공모채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단기차입금 부담이 커진 탓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공모채 시장을 활용해 자금 조달 구조를 안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1200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837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회차별로는 제26-1회 2년물 400억원 모집에 343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고 제26-2회차 3년물 800억원 모집에 494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는 3년물 모집을 기존 800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증액 결정했다. 다만 2년물은 기존 400억원 규모를 유지해 총 발행 규모는 기존 1200억원에서 1700억원으로 늘어났다.
수요예측에 앞서 한화에너지는 개별 민간채권 평가회사 평균금리(민평 금리) 기준 ±3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의 금리를 제시했다. 그리고 2년물은 -9bp, 5년물은 -16bp에 모집 물량을 채워 2년물과 3년물 각각 2.907%, 3.000%에 이자율이 결정될 예정이다.
한화에너지는 조달한 자금 전액을 채무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화에너지는 오는 6월2일까지 은행권 일반대출과 한도대출의 상환을 앞두고 있다. 증액이 결정됨에 따라 이어 7월31일 만기가 돌아오는 300억원 규모 21회차 회사채 상환도 결정됐다.
(사진=한화에너지)
한화에너지의 회사채 발행은 올해만 두 번째다. 지난 1월 당시 1000억원 모집에 7060억원의 기관 수요가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한화에너지는 15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2024년에도 한화에너지는 세 번에 걸쳐 1500억원, 2000억원, 1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한화에너지가 공모채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선 이유는 최근 단기차입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에너지의 단기 차입금 규모는 5조5000억원으로 2022년 2조7000억원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단기차입은 저금리 시기엔 효율적인 자금 조달 방법이었지만 고금리 시기 이후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한편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내에서 중요도가 확대되고 있다. 오너 3세 형제들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에너지는 최근 그룹의 핵심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유상증자에 1조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오너 3세들의 지배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한화에너지의 지속적인 자금 조달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본 사업인 에너지 사업의 경우 성장성이 다소 부진한 한편 신규 투자와 지분 인수등에 필요한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한화에너지는 최근 태양광 사업 확장과 계열사 지분 인수등에 외부차입을 활용해왔다”라며 “그러나 본업인 에너지 사업의 경우 안정적이지만 수익 성장성엔 한계가 있어 향후 대규모 자금소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