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카캐피탈, 조달구조 개편…유동성 탄력 받나
장기차입금 비중 줄이고 사모사채·ABS 조달 늘려
유동성 긍정적 평가…즉시가용자금 활용도 '유효'
공개 2025-05-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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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케이카캐피탈이 자금 조달구조를 다변화하면서 안정성을 제고하고 있다. 금융기관 차입금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사모 회사채와 유동화증권(ABS) 활용도를 높였다. 금리가 낮은 ABS 영향으로 이자비용도 줄였다. 1분기 유동성 지표는 하락한 영향이 있지만 보수적인 즉시가용자금 관리로 대응력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기차입금 줄이고 사모사채·ABS 발행 늘려
 
20일 여신전문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케이카캐피탈은 지난 1분기 기준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이 총 5061억원이다. 조달 자금은 앞서 2023년 3971억원으로 한 차례 줄었다가 지난해 말 4418억원으로 다시 증가한 바 있다. 올해도 1분기부터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조달 포트폴리오는 ▲차입금과 전단채(전자단기사채) 2246억원 ▲회사채 1295억원 ▲ABS 1520억원 등이다. 차입금·전단채는 단기차입금이 441억원, 기업어음(CP)·단기사채가 420억원, 장기차입금이 1385억원이다.
 
 
2023년까지만 해도 케이카캐피탈은 장기차입금 중심으로 자금 조달이 이뤄지고 있었다. 당시 장기차입금 비중은 72.1%에 달했다. 차입금은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이다. 주요 차입처로는 우리은행, 신한은행, IBK캐피탈, 우리카드, 메리츠증권, 현대캐피탈 등이 있었다.
 
차입금 이자율은 담보부 차입의 경우 우리은행이 4.30%, 기타 금융기관이 3.8%~9.0% 수준으로 확인된다. 무담보 차입은 담보부보다 금리가 높은데, 금융기관에 따라 4.40%~8.0% 범위에서 형성됐다.
 
지난해부터는 장기차입금 조달을 줄이는 대신 CP를 새롭게 발행하고 회사채와 ABS 규모를 늘렸다. 회사채는 지난해 1165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했으며 올 1분기에도 확대됐다. 이는 사모사채로 유안타증권(003470) 등에서 차입한 것이다.
 
ABS는 특히 지난해부터 올 1분기까지 조달 규모가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 단일 항목 기준 조달 비중이 30.0%로 가장 높아졌다. 케이카캐피탈의 경우 자사 주요 영업자산인 오토론(중고차 할부채권) 기반으로 유동화하고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SPC(특수목적회사)를 통해 조달하는 방식이다.
 
ABS 조달은 자사 영업자산을 활용하는 만큼 발행금리가 다른 수단 대비 낮게 책정된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 시행했던 제4차 유동화는 금리가 4.40%~6.40%였으며, 이후 하반기 제5차 유동화는 3.47%~3.74%인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 6차 유동화까지 진행됐다.
 
이자비용 절감 효과…유동성 대응력도 ‘양호’
 
조달구조를 다양한 영역으로 넓힌 결과 이자비용도 절감했다. 지난해 이자비용은 260억원으로 전년 대비 6.8%(19억원) 줄어들면서 하락 전환했다. 올해 1분기도 62억원으로 8.8%(6억원) 감소했다. 차입부채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감축 효과가 더 크다.
 
이자비용 감소에 따라 이자마진도 개선됐다. 지난해 이자마진은 339억원으로 9.7%(30억원) 증가했으며, 올 1분기는 91억원으로 18.2%(14억원) 늘었다. 이는 영업 실적이 회복된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36억원, 106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 전환했다.
 
(사진=케이카캐피탈)
 
지난해 개선됐던 유동성 지표는 조달구조 변동에 따라 일부분 저하되는 영향이 있었다. 2023년 78.8%에서 지난해 44.3%로 하락했던 단기차입 비중은 1분기 들어 55.9%로 다시 상승했다. 만기 1년 미만의 유동성차입부채가 1959억원에서 2824억원으로 늘어난 탓이다.
 
같은 기간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은 104.1%로 16.5%p 하락했다.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자산(3017억원)보다 부채(2899억원)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한 영향이다.
 
그럼에도 케이카캐피탈은 유동성 대응 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즉시 가용한 자금을 보수적으로 쌓아뒀기 때문이다. 올 1분기 현금과 예치금, 즉시 매도 가능한 유가증권 규모는 총 999억원으로 지난해 말(487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미인출 약정한도 100억원도 있다. 반면 90일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부채는 749억원이다. 해당 금액 대비 즉시 가용한 자금(1099억원) 비율은 146.8%로 높은 편이다. 상승 추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111.3%였다.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는 조달구조 안정성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과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기존에는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에 대한 차입 의존도가 높았으나 채널을 다각화하면서 구조가 개선됐다”라며 “즉시가용자금도 2개월 이상 무차입 영업이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등 대체자금조달 능력을 감안하면 유동성도 개선세”라고 평가했다.
 
케이카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향후 공모사채 발행 등으로 조달 채널을 다양화할 예정"이라며 "신용등급 A급 이상 여신전문금융사에 준하는 수준으로 조달구조와 유동성 능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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