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수익성만을 따진다면 지속하기 어려운 길이지만,
현대차(005380)는 환경과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라는 신념으로 수소차 연구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된 넥쏘 신모델은 현대차가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해 얼마나 끈질기게 수소 모빌리티 가능성을 확장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수소차 시장이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소 경제 구축을 위한 기술 혁신과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며, 친환경 모빌리티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국내 유일 수소전기차 넥쏘 신모델 출시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자동차가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넥쏘 신모델을 공개했다. 넥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매되는 수소전기차로, 이번 신형 모델은 2018년 출시 이후 7년 만의 완전 변경 모델이다. 현대차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수소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이번 모델도 성능과 디자인에서 큰 변화를 보여줬다.
현대차는 이번 넥쏘 신모델을 통해 수소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강조했다. 외관 디자인은 지난해 10월 공개된 콘셉트카 ‘이니시움(INITIUM)’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아트 오브 스틸’ 디자인 언어를 적용해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전면 주간주행등(DRL)과 리어 콤비램프에는 현대차그룹의 수소 비즈니스 브랜드 ‘HTWO’의 심볼을 형상화한 ‘HTWO 램프’가 적용됐다.
실내 디자인도 대폭 개선됐다. 운전자 중심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크래시패드 측면 일체형 디지털 사이드 미러(DSM)를 탑재해 첨단 기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친환경차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현대차 최초로 폐차 재활용 플라스틱, 바이오 가죽, 바이오 페인트, 재활용 PET 원단 등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다.
주행 성능도 한층 강화됐다.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을 적용해 시스템 효율을 90%까지 높였으며, 최고 모터 출력은 기존 대비 25% 증가한 150kW를 기록했다.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7.8초로 단축됐으며, 완전 충전 시 예상 주행거리는 700km 이상으로 대폭 향상됐다.
'미래세대' 초점…수소 드라이브 본격화
현대차가 새로운 넥쏘를 내놓으며 수소 드라이브를 본격화하고 있지만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역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차는 1만2866대로 2023년 대비 21.6%나 감소했다. 수소차 등록 대수는 2022년 2만704대로 고점을 찍은 뒤 2023년(1만6413대) 감소세로 꺾였고 2년 연속 역성장이 나타났다.
SNE리서치는 “국내 수소차 시장의 저조한 판매량이 글로벌 시장 위축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상용차 중심으로 보급 확대 전략을 조정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 수소 생산·저장 비용 문제, 경제성 확보의 어려움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충전 인프라 확충, 상용차 시장 확대, 수소 생산비 절감 등의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고 공공 민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이러한 요소들이 뒷받침될 경우 수소차는 탄소중립 시대를 견인하는 핵심 모빌리티 기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수소차 수요가 줄어들어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현대차는 수소차를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수소는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며, 수소 밸류체인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수소는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라며,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약속했다.
현대차는 ‘HTWO 그리드’ 비전을 통해 수소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 전반을 아우르는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소차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3년 준공한 ‘HTWO 광저우’ 공장에서 연간 6500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스택을 생산 중이다.
또 국내 수소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 상용 수소차 충전 1위 업체인 ‘코하이젠’의 최대주주로서 수소 충전소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상용차 시장에서도 수소 모빌리티 확산을 위해 전주공장의 수소버스 연간 생산능력을 3100대로 대폭 확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친환경차의 불확실성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궁극적으로는 친환경차로 가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수소전기차는 대형 상용차나 장거리 운송과 같은 분야에서 중요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면서 "수소는 장기적으로 기후변화대응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쏘 이용자들은 신형 모델의 성능과 친환경 기술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 모델의 넥쏘를 이용하고 있는 A씨는 신형 모델에 대해 “주행 성능이 한층 강화됐고, 디자인도 더욱 미래지향적으로 바뀐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현대차가 환경에 진심인 것 같다”라며 “수소차 연구개발해서 판매하고 남는 게 투입한 비용보다 적을 텐데도 이렇게 꾸준히 신형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은 높게 평가해야 한다”라고 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