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42억원 투입해 지분 인수…지배기업 외 FI·대출로 자금 조달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 86억원에 불과한데 180억원 지원SPC 통한 기업 인수…한주케미칼 현금흐름 바탕으로 차입금 상환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산업용 안전화와 의류를 판매하는 블랙야크아이앤씨가 한주케미칼 인수에 나섰다. 미래에셋비전기업인수목적1호(SPAC)를 흡수합병하면서 올해 1월 코스닥 시장 우회 상장에 성공한 이후 첫 행보로 눈길을 끈다. 이는 블랙야크아이앤씨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재난안전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업의 외형성장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86억원 규모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에도 불구하고 SPAC을 통한 자금 조달로 실질적인 재무부담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블랙야크아이앤씨)
약 180억원 투입…FI와 대출로 자금 조달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종속회사인 에스티베타제일차를 통해 소화설비와 소화기 제조·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한주케미칼을 인수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미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지난달 31일 계약금 75억원 지급을 완료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양도주식 중 10만1400주를 명의개서 하기로 했다. 명의개서는 권리자의 변경에 따라 장부 또는 증권의 명의인 표시를 고쳐 쓰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계약금과 중도금 반환 의무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전체 양도주식수 중 40만1주에 대해 매수인을 제1순위 근질권자로 하는 근질권을 설정했다.
이달 내로 중도금과 잔금도 단계적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중도금 155억원을 오는 15일 현금으로 지급함과 동시에 담보대상 주식수 중 20만9559주를 명의개서한다. 이후 오는 30일 잔금 약 512억원을 지급하고, 69만1841주에 대한 명의개서를 하게 된다.
이를 통해 한주케미칼 주식 총 100만2800주를 약 742억원에 취득해 한주케미칼의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총 주식취득 금액은 지배회사인 블랙야크아이앤씨가 180억원, 재무적투자자(FI)가 170억원을 각각 부담하며 잔액은 대출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단순 계산 시 대출 규모는 약 392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PC 통한 출자증권·차입으로 인수대금 지원
지난해 말 기준 블랙야크아이앤씨의 부채비율은 39.82%로 우수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6억원 규모로, 지배회사가 지급하기로 한 18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자금 지원을 위해 블랙야크아이앤씨가 약 100억원을 차입해오더라도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단순계산 시 각각 83.71%, 31.35% 내외 수준으로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배기업인 블랙야크아이앤씨와 FI가 지원 자금을 제외한 약 392억원 규모의 잔액은 에스티베타제일차가 차입 등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지난 3월28일 약 75억원을 투입해 특수목적법인(SPC)인 에스티베타제일차의 주식 150만주를 취득한 바 있다. SPC의 자기자본 규모는 281억원이다.
일반적으로 SPC을 통한 기업 인수는 출자증권과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해 매입 대금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이후 대출 기간에 피인수 회사인 '한주케미칼'의 현금흐름을 SPC에 배당해 차입을 상환하는 구조다.
한주케미칼은 지난 2011년 4월22일 설립돼 소화설비와 소화기의 제조 및 판매를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24년 말을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161.01%로 직전년도(68.22%)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200% 이하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 중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404만원으로 1억원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이익잉여금은 102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익잉여금은 당기순이익이 누적돼 쌓인 기업의 이익 누적액을 말한다. 앞서 한주케미칼 당기순이익은 2021년 39억원, 2022년 102억원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지난 2023년에는 종속기업의 손상으로 42억원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기타의 대손상각비가 전년도 13억원에서 93억원으로 늘어나면서 당기순손실 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기타의 대손상각비가 140억원에 이르며 66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 2021년 227억원, 2022년 518억원, 2023년 429억원, 2024년 411억원으로 증감을 반복했다.
다만 기업이 제품의 제조·판매 등 주요 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현금의 유입·유출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속적인 플러스(+) 상태를 유지했다. 2021년 32억원에서 2022년 141억원, 2023년 62억원, 2024년 107억원으로 지난 2021년 대비 크게 증가한 수준을 보였다.
향후에도 블랙야크아이앤씨는 기업 인수 등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상장 당시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과 신사업 진출을 위한 지분투자·연구개발비, 매출 증가에 따른 운전자본 확보 등 성장에 필요한 자금조달 방법으로 코스닥 시장 상장을 검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유입된 자금 약 147억원은 물류센터 등 시설자금과 직영대리점 개설 비용, 신사업 진출을 위한 투자자금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블랙야크아이앤씨가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는 재난안전산업은 자연적·사회적 재해 등 안전 수요에 대응해 경제주체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유·무형의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이다. 국내 안전보호 산업 시장 규모는 2021년 8567억원에서 연평균 6.33%씩 성장하여 2027년 1조2352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IB토마토>는 이번 한주케미칼 인수와 관련 블랙야크아이앤씨에 향후 시너지 효과와 인수 배경 등을 질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