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바이오사이언스, 흑자 전환 '요원'…지속가능성 시험대
2021년 CJ그룹 편입 이후 매년 적자…연구개발비 매년 200억원대
2년 연속 유상증자로 외부 자금 조달 지속 악순환
법차손 50%·매출 30억원 등 상장 유지 조건도 '간당간당'
공개 2025-04-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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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재혁 기자]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CJ 바이오사이언스(311690)CJ제일제당(097950)에 인수된 이후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CJ(001040)그룹 편입 이후 대폭 늘어난 연구개발비용에 흑자 전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간 매출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유상증자로 버티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고, 상장 유지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새로운 매출원 확보가 시급한 시점이다.
 

(사진=CJ바이오사이언스)
 
CJ그룹 편입 이후 연구개발비 급증…반복되는 유상증자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영업적자 3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영업적자 321억원 대비 6.54% 늘어난 수치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제일제당이 지난 2021년 인수한 천랩과,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레드바이오 자원을 통합해 설립한 자회사다. 특히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그룹 편입 이후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해 왔고, 당기순손실이 누적되며 2020년 말 88억원이던 결손금 규모는 지난해 말 1191억원까지 불어났다.
 
지속되는 영업 적자의 원인 중 하나로 막대한 연구개발비 투입이 꼽힌다. 특히 CJ제일제당에 인수된 이후 CJ바이오사이언스의 연구개발비용은 큰 폭으로 늘었다. 인수 전인 2020년 55억원 수준이던 연구개발비용 합계는 2022년 189억원으로 크게 오른 이래로 2023년 225억원, 2024년 230억원 등 2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100% 안팎의 비율을 보이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400%대로 올라섰으며,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전년 56억원 대비 37.5% 감소한 35억원으로 집계되면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율이 663.07%까지 치솟았다.
 
올해 매출액이 줄어든 원인은 2023년 투자부동산 매각으로 지난해부터 부동산 임대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부동산 임대매출은 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6%를 차지했다. 즉,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매출원이 하나 사라진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남아 있는 유일한 매출원인 용역매출도 의료파업 영향을 받아 크게 줄었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미생물 유전체 생명정보 분석 플랫폼 및 솔루션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맞춤형 헬스케어 용역 매출은 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감소했다.
 
이처럼 영업실적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매출 대비 큰 규모의 연구개발비 투입이 이어지면서 현금흐름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년간 CJ바이오사이언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는 반면, 같은 기간 재무활동현금흐름은 플러스(+)를 보이며 외부자금조달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지난 2021년 천랩 인수 당시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주요주주 지분매입 방식으로 약 980억원을 투입했다. 이어 CJ바이오사이언스는 연구개발 목적으로 2023년 456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지난해에도 CJ제일제당을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가시적인 R&D 성과는 아직…관리종목 요건도 신경 써야
 
개발 진척도가 가장 빠른 파이프라인 'CJRB-101'는 고형암 적응증을 대상으로 한 국내외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선 2023년 10월 환자 투약을 시작해 올해 상반기 결과발표가 기대되며, 미국에선 지난해 10월 첫 환자 투여가 실시됐다. 회사는 국내 및 미국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후기 임상 진입을 위한 최적 용량 설정을 할 예정이다.
 
'CJRB-101'에 이은 후속 개발 파이프라인인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CJRB-201'은 아직 전임상 단계에 있으며, 현재 혐기성 균주 배양 및 제형화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해외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과 임상시험용 의약품 생산을 위한 공정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해당 후보물질은 2026년 임상 진입이 목표다.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고 후기 임상 단계로 갈수록 비용이 증가하는 신약개발의 특성상 큰 규모의 연구개발비 투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CJ바이오사이언스가 또 다시 외부에 손을 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실상 연구개발비 충당을 외부자금 조달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선 새로운 매출원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회사의 상장 유지를 위해서도 신규 매출원 확보에 신경을 써야 할 때다. 지난 2019년 12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로 상장 7년차다. 관리종목 지정 요건인 법차손 요건(최근 3년 내 2회 이상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 손실이 자본의 50% 초과)과 매출 요건(매출 30억원 미만)에서 더 이상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우선 지난 2022년 70.3%까지 치솟았던 CJ바이오사이언스의 법차손 비율은 2023년 유증을 통해 자기자본이 확보되며 32.0%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다시 42.2%로 증가한 상태다.
 
상장 이후 대체로 50억원 안팎을 유지했던 매출도 지난해 35억원으로 줄어들면서 30억원 매출 요건 달성에도 아슬아슬한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금융위원회는 코스닥 상장폐지 매출 요건을 2027년에는 50억원, 2029년 최종 100억원으로 강화하기로 해 새로운 매출원 확보에 나서야 할 때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안정적인 재무구조 및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비 확보의 일환으로 장내 미생물 검사 서비스 '스마일 것' 등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사업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자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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