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금융, 해외 진출 확대했지만…성과는 '빨간불'
저축은행 업계 최다 6개국 공략
베트남 NPL 사업도 손실…회복 과제
공개 2025-04-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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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웰컴금융그룹이 저축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자 해외 시장 공략에 힘써왔으나, 지난해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필리핀, 베트남 등 6개국에 진출하며 업계 최다 해외 법인을 운영 중이지만, 절반 이상이 적자를 기록하며 되레 부담을 키웠다. 특히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베트남 부실채권(NPL) 시장을 노린 신규 사업마저 손실을 면치 못해 해외 전략 재점검이 불가피해 보인다.
 
웰컴타워(사진=웰컴저축은행)
 
업계 최다 해외 법인…소비자금융 중심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웰컴금융은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싱가포르 등 6개국에 진출했다. 지주회사인 웰컴크레디라인 산하 웰컴저축은행과 웰컴자산운용, 웰컴캐피탈월드와이드 등을 두고 있으며 이중 싱가포르에 있는 웰컴캐피탈월드와이드를 통해 해외사업을 추진 중이다. 
 
실질적 영업은 싱가포르를 제외한 5개국으로, 주력은 소비자금융업이다. 공시에는 모두 소비자금융업으로 동일하게 기재됐으나, 필리핀 웰컴파이낸스는 종합여신금융, 라오스 법인은 리스금융, 필리핀 웰컴뱅크는 여수신 전문 은행으로 업종이 다양하다.
 
웰컴금융은 지난해에도 글로벌 시장 확대 공략에 나섰다. 웰컴금융은 지난해 7월 세계은행그룹 IFC와의 공동투자 약정을 체결했다. 협업을 위해 법인도 새로 세웠다. 웰컴금융은 지난해 싱가포르에 두 곳, 베트남 한 곳 등 법인 세 개를 설립했는데, 이 중 싱가포르 법인 중 한 곳과 베트남 법인이 부실채권(NPL) 사업을 맡는다.
 
공동 약정에 따라 양 사는 향후 3년간 6000만달러를 투자키로 하고 웰컴F&I비나를 싱가포르에 설립했다. 절반씩 부담하는 조건이라 웰컴금융도 3000만달러를 보탠다.
 
싱가포르 법인을 기반으로 웰컴금융은 베트남에 웰컴비나뎁트트레이딩을 설립하고, NPL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기존 웰컴뎁트트레이딩 법인이 있지만 공동투자인 탓에 법인을 새로 세워야 했다. 결국 베트남 내 NPL 법인만 두 개인 셈이다.
 
웰컴금융이 이처럼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이유는 수익다각화다. 웰컴금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웰컴저축은행이 자산규모는 5조7419억원이지만 은행에 비해 수익원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금융이나 리테일을 통해 얻는 마진에 의존하고 있다. 웰컴금융은 자회사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지난 2014년 필리핀 마닐라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뛰어들었다.
 
해외 법인 실적 부진…적자 폭 확대
 
웰컴금융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는 기대와 달리 실적이 부진했다. 대부분의 해외법인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2024년 말 기준 캄보디아 법인은 17억5471만원, 필리핀 소비자금융 법인은 10억5316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필리핀의 경우 전년 연간 7억2259만원의 당기순익을 안긴 흑자 법인이었으나,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공을 들이고 있는 베트남 시장도 마찬가지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베트남 법인에서는 16억485만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전년 말 14억9544만원 손실 대비 적자 폭을 키웠다. 지난해 새로 설립한 웰컴비나뎁트트레이딩도 1억9527만원 손실을 기록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회사(코트라)에 따르면 웰컴금융이 법인을 늘린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7.09%다. 최근 5년 중 2022년을 제외하면 가장 높다. 전년인 2023년 5.05%에서 2%p 넘게 올랐다. 지난해보다는 낮으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도 양호하다.
 
베트남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주요 글로벌 기관 예측치를 넘겼는데, 거시경제와 제조업이 회복됐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경기가 안 좋을수록 부실채권은 증가하는 추이를 보인다. 지난해 1분기까지 부실채권 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으나, 이후 증가율이 예상보다 둔화됐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미얀마 법인와 라오스 법인, 필리핀 은행 법인 등 세 곳은 흑자를 내 그룹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미얀마 법인의 경우 지난해 말 1억4184만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 규모를 줄였다. 
 
웰컴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글로벌 경제위기 및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해외법인도 영향을 받고 있어 현지 시장 모니터링과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경영하고 있다”라면서 “글로벌 경제 상황이 회복되면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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