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7.5% 출자한 삼호시트론시티 지분 100% 확보…채무인수 영향남원테마파크·김포 사우 북변 도시개발사업 등 개발사업 '지지부진'모회사 DL이앤씨 재무 여력은 '충분'…유사시 자금 지원 가능할 듯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DL건설이 지난 2020년 공격적으로 추진한 개발사업들이 잇따라 난관에 부딪히며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특히 DL건설의 실적이
DL이앤씨(375500),
DL(000210) 등 그룹 지배기업에 연결되는 만큼, 이들 사업으로 인한 재무부담이 그룹으로 번질 전망이다.
삼호시트론시티 700억 채무인수 탓…DL그룹 계열사 신규 편입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은 대표 공시를 통해 최근 삼호시트론시티를 계열회사로 편입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기존 45개였던 DL그룹의 계열사 수는 46개로 늘어났다. 이번 계열회사 편입은 삼호시트론시티에 대한 DL건설의 지분율이 기존 17.5%에서 100%로 확대됨에 따라 이뤄졌다. DL건설은 삼호시트론시티를 타법인출자 법인으로 단순 분류해 놓은 바 있다.
삼호시트론시티는 경남 거제시 소재 육군 제39사단 117-3대대(거제대대)가 위치하고 있던 부지에 주거시설을 지어 분양하기 위해 지난 2020년 3월 설립된 법인이다. 새로운 부지에 해당 군부대 군사시설을 짓고 이전시킨 뒤, 기존 부지 중 일부를 사업비로 정산받는 방식이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삼호시트론시티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한 주요 주주는 △영미본피씨엠개발 47.52% △파크웨이로지 19.99% △DL건설 17.5% △에이치와수월개발 14.99%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DL건설은 의결권 지분 23.3%를 보유하고 있어 삼호시트론시티에 유의적인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다.
DL건설은 법인 설립 직후인 지난 2020년 5월 신규 부지에 군사시설을 착공해 2023년 8월 준공했다. 회사는 삼호시트론시티로부터 이 공사를 수주해 시공했다. DL건설이 이 공사 수행을 위해 삼호시트론시티로부터 받은 공사비는 △2021년 79억원 △2022년 169억원 △2023년 240억원 등 총 488억원이다.
그러나 시행을 맡은 삼호시트론시티가 계약 상대방인 거제시로부터 기존 부지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하면서 개발사업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삼호시트론시티는 지난해 8월 말까지 부지 소유권 확보를 조건으로 IBK캐피탈로부터 700억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조달했는데, 이로 인해 지난해 11월29일까지였던 대출 만기의 연장에 실패한 것이다. 이에 자금보충확약을 제공했던 DL건설은 지난해 12월 삼호시트론시티의 대출금 700억원을 대위변제했다.
DL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삼호시트론시티의 채무를 인수함에 따라 당사의 지분율은 기존 17.5%에서 100%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그룹의 신규 계열사로 편입된 것”이라며 “현재 해당 부지의 소유권 이전과 이파트 개발사업 관련 인·허가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이다. 거제시로부터 반환채권 또는 토지 확보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해결’ 개발사업 산적…그룹 재무에 악영향 끼치나
DL건설은 지난해 2월 DL이앤씨와의 주식 교환을 통해 DL이앤씨가 지분 100%를 소유한 완전자회사가 됐다. 또한 DL그룹의 지주사인 DL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DL이앤씨의 23.15%를 보유하고 있다. DL건설의 영업실적과 재무 성과가 DL이앤씨, DL의 연결 실적에 반영되는 구조다.
DL건설은 지난 2020년 경남 거제시 개발사업 외에도 다수의 사업을 추진했다. 전북 남원시 남원테마파크 개발사업, 경기 김포시 김포 사우 북변지구 도시개발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DL건설은 각각 남원테마파크(25%)와 사우북변도시개발(100%)에 지분을 출자해 개발에 참여했다. 특히 사우북변도시개발의 경우 2020년 설립 당시 △김포도시관리공사 50.1% △DL건설 34.9% △대림 10% △교보증권 5% 등으로 지분이 구성됐으나, 지난 2022년 김포도시관리공사가 사업성 악화를 우려해 출자를 철회하면서 DL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DL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남원테마파크 개발사업은 지난 2023년 9월21일 삼호시트론시티가 남원시에 실시협약 해지를 통보한 상태”라며 “김포 사우 북변지구 개발사업의 경우 자체 개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년여가 지난 현재 3건의 개발사업 모두에서 뚜렷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금융비용 등을 DL건설이 오롯이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다만, 이들 시행법인의 순손실폭은 크지 않은 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호시트론시티는 지난 2020년부터 매출이 전무했고, 매년 약 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남원테마파크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2억원, 순손실 37억원을, 사우북변도시개발은 2억원의 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재무건전성은 매년 악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74.9%였던 DL건설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92.8%, 지난해 3분기 109.4%로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24.3%이던 순차입금의존도도 2023년 –20.8%, 지난해 3분기 –18.3%로 소폭 높아지고 있다. 다만 사실상의 ‘무차입’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부채비율 역시 적정 수준(200%)를 하회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9월 연결 기준 모회사인 DL이앤씨가 보유한 현금은 1조9929억원, 단기금융상품은 2436억원으로 2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 이에 향후 DL건설이 추진 중인 개발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