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 계열사 채무보증 1조 넘어…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은
책임준공 미이행 사례 증가 속 동원건설에 관련 보증 9450억원 제공
계열사 신용보강 통해 대규모 사업 시공권 확보하면서 채무보증 급증
올해 채무보증 결정된 4건 준공기한 2026년 이후…리스크 '미지수'
공개 2024-08-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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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동원산업(006040)이 계열사에 제공한 채무 보증 규모가 1조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증 금액의 70% 이상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약화된 동원건설산업을 대상으로 한 책임준공 약정으로 제공되고 있어 모회사인 동원산업에도 연쇄적인 재무부담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하는 현장이 늘어나면서 이로 인한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동원건설산업은 모회사의 높은 신용등급과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수주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기간 연장 등을 통해 현실화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진=동원그룹 홈페이지)
 
채무보증 1.3조원 돌파…동원건설산업이 70% 차지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최근 '타인에대한채무보증결정' 공시를 통해 지난 7월30일 기준 채무보증잔액이 1조32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9일 공시한 채무보증잔액(8297억원) 대비 약 9개월 만에 약 59.42%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보증 규모가 확대된 데에는 올해 동원산업이 동원건설산업에 잇따라 채무보증을 제공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동원건설산업은 △부산광역시 남구 소재 켄달스퀘어 물류시설(1600억원) △경기도 안성시 소재 켄달스퀘어 물류시설(1200억원) △서울특별시 성동구 소재 오피스 건물(2050억원) △강원도 원주시 소재 골프장 신축 공사(1500억원) 등 4건에 대해서 책임준공에 대한 연대보증을 받았다. 총 6350억원 규모다.
 
기존 동원건설산업에 제공됐던 240억원 규모 채무보증과 또 다른 동원산업의 계열사인 동원팜스(100억원), 동원로엑스냉장(852억원)에 제공했던 채무보증을 합산하면 1조3227억원에 달한다. 이 중 동원건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3.26%를 차지한다. 
 
특히 전체 채무보증액의 71.44%를 차지하는 9450억원이 책임준공에 대한 연대보증으로 제공되고 있다. 책임준공보증은 시공사가 정해진 기간 내에 공사를 완료하고 사용승인이나 준공을 보장하는 약속이다. 
 
기간 내 준공을 완료하지 못하면 책임준공약정 미이행에 따른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 레미콘 업계 파업 등 미시적인 요인과 코로나19 확산 여파,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등 거시적인 요인으로 인해 다수 현장에서 공정이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과잉공급이 발생한 물류센터의 경우 미매각 우려에 따라 공사대금 회수에 차질이 생기면서 다수의 책임준공 미이행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신규주택도 분양률에 대한 우려로 인해 착공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
 
 
 
모회사 동원그룹 지원에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 낮아
 
다만, 해당 부동산 개발사업의 수익성 전망에 따라 우발채무의 실제 현실화 여부는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전망이 양호할 경우에는 건물 준공을 통한 높은 대출원리금 회수가능성을 감안해 일반적으로 대주는 건설사와 준공 기한 연장 등의 합의를 통해 공사를 지속할 수 있다. 반면 낮은 분양률로 인해 수익성 전망이 불확실할 경우 대주는 즉시 건설사에게 책임준공약정 미이행 의무를 부과해 대출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다. 
 
실제 동원건설산업처럼 신용도가 높은 모회사를 두고 있는 건설사의 경우 기한 연장 등 합의를 통해 공사를 지속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3년 1월2일 동원건설산업은 건설·부동산 사업을 목적으로 동원시스템즈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됐다. 이후 2018년 동원시스템즈가 동원엔터프라이즈에 동원건설산업을 매각했다. 지난 2022년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산업의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현재는 동원산업이 동원건설산업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동원건설산업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66위, 자본 규모 597억원에도 불구하고 동원산업 등 계열사의 신용보강을 통해 대규모 사업 시공권 등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건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준공 임박 사업장에서 추가 원가 발생 등으로 인해 동원건설산업은 지난 2022년부터 지속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2021년 152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했던 영업이익은 2022년 267억원, 2023년 134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7342억원에서 6621억원으로 9.82% 줄었다. 
 
여기에 지오앤에스 용인물류센터(243억원)와 영종 미단시티 공동주택(673억원) 등 준공 사업장에서의 채권회수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지난해 754억원 유출을 기록하며 마이너스 전환했다. 향후 미수채권 회수 여부에 따라 재무안정성이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체 측은 곧 미수금 문제는 조만간 해소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동원건설산업은 향후에도 동원산업의 높은 신용도와 재무안전성을 바탕으로 향후 도심형 오피스텔과 물류센터 등을 중심으로 신규 사업을 순차적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모회사인 동원산업은 3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7120억원과 이익잉여금 2조131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8조9486억원으로 직전연도(9조263억원) 대비 0.8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647억원으로 4000억원대를 유지 중이다. 실질적인 현금의 유입과 유출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6615억원을 기록하면서 직전연도(4992억원) 대비 34.40% 증가했다.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1분기 말 138.9%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 중이다. 총차입금의존도는 38.3%로 높은 편이나 지난해 말 40.4% 대비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순차입금의존도 역시 같은기간 25.2%에서 23.3%로 줄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동원건설산업처럼 신용도가 높은 모회사를 둔 경우 부득이하게 책임준공 약정을 미이행할 경우 기한을 재협의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지속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최근까지 이로 인해 리스크를 떠안게 된 건은 한 건도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들어 책임준공 약정으로 채무보증된 금액이 6350억원으로 전체 책임준공 보증의 66.56% 인데다 책임준공 연도 기한이 2026년 10월 이후로 잡혀있는 만큼, 잠재적인 리스크로 평가하기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 시점에서 동원건설산업에 대한 책임보증이 동원산업의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라며 "특히 책임준공보증은 공사기간 종료와 함께 채무의무도 사라지기 때문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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