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오, 수출 부진 직격탄…'성장 엔진' 꺼지나
미국 온라인 시장 경쟁 심화 속 신규 카테고리 부족 이유
화장품 법률 '모크라' 준비 대응 실패 속 전략 실패 평가도
올해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오프라인 채널 입점 확대
공개 2025-05-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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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고성장세를 이어가던 클리오(237880)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실적 감소를 겪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에서 4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 실적이 감소한 영향이다. 특히 매출 비중이 높았던 북미시장 실적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중국·동남아 등에서도 매출이 감소하면서 시장 추정 평균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사진=클리오)
 
북미 비롯해 해외실적 감소하며 1분기 연결실적 '뚝'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클리오는 올해 1분기 매출액(잠정) 8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930억원) 대비 약 11.4% 감소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말까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던 모습과 대비된다. 앞서 클리오는 일본과 북미 시장 등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유럽과 중동 등 기타지역으로도 매출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분기별로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해외실적이 꺾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북미시장 매출은 65억원으로 직전년도 동기(89억원) 대비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본시장 매출은 92억원에서 79억원으로 줄었다.
 
4분기 북미시장 매출은 2023년 101억원에서 지난해 65억원으로 35.64%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동남아 매출이 75억원에서 62억원으로 17.33% 감소하며 두번째로 매출 감소폭이 컸다. 일본시장 매출 회복과 유럽, 중동 등 기타 시장에서 실적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북미 매출 감소 등으로 인해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던 외형 성장률은 지난해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지난 2021년 2327억원이던 연결 매출액은 2022년 2725억원으로 17.06% 성장했다. 이어 2023년에도 전년 대비 21.34% 성장한 3306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3514억원을 기록하며 6.29% 성장에 그쳤다. 
 
올해 1분기 들어서도 북미 시장 매출 감소가 이어졌다. 1분기 북미 시장 매출은 57억원으로 전년동기(85억원) 대비 33% 감소했다. 해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에서 16%로 전년동기 대비 4%포인트 쪼그라들었다. 이 가운데 중국은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25%, 유럽과 중동 등 기타지역은 10% 감소하면서, 클리오는 지난 2021년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1분기 역성장을 기록했다.
 

모크라 관련 공급 차질 해결 완료…마케팅비 등 전략적 '실책' 평가
 
이 같은 실적 감소 배경으로 미국 온라인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모크라(MoCRA) 영향이 겹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크라는 미국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경우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법률로, 이에 따라 모든 화장품 제조업체는 제조 시설을 미국 FDA에 등록해야 한다. 이외에도 시장 출시 이전에 제품 리스팅, 제품 라벨에 포함해야 하는 정보와 금지 표현 등도 모크라를 준수해야 한다. 지난 2022년도 미국에서 제정돼 지난해 7월1일부터 발효됐다.  
 
실제로 클리오는 모크라 인증 제품의 미국 입고 일정이 인증 과정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10월까지 충분한 안전재고를 확보하지 못해 일부 매출 공백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체측은 이 같은 이슈가 11월부터 완전히 정상화되면서 현재 관련 물류나 인증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이 역성장하면서 영업이익도 지난해 동기 85억원에서 11억원으로 86.5%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1분기 9.2%까지 늘었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동기 1.4%로 약 7.8%포인트 급감했다. 
 
원가율과 판관율이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1분기 원가율은 51.3%로 전년동기(49.5%) 대비 약 1.8%포인트 늘었다. 같은기간 판관비율은 41.4%에서 47.3%로 약 5.9%포인트 증가했다. 판관비 가운데서는 광고홍보비가 149억원에서 164억원으로 10.07% 늘었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온라인 시장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오히려 클리오는 마케팅비를 축소했고 신규 카테고리는 없었다. 기존 제품 매출이 워낙 좋았고 신규 카테고리 진입에 비용부담이 있기 때문에 대신 마케팅비를 국내와 일본에 집중한 것"이라며 "국내는 성과가 안좋았고, 미국은 모크라 영향까지 겹쳐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전략적 실책이라고 할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클리오 측은 실적 개선을 위해 올해 북미 시장 내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아마존 전용으로 페리페라 틴트와 구달 OTC 선크림 출시와 함께 신규 오프라인 유통 채널 입점도 추진 중이다. 
 
클리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1분기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만큼 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략적 제품 출시와 유통망 확대를 통해 하반기부터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보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1분기에 진입한 유럽과 중동 등 신규 시장에서도 입점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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