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NH농협금융이 NH올원뱅크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DT) 실적이 가시화되고 있다. 가입자수와 비대면 상품 판매 비중 등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리고 있다. 서비스 확장과 앱 고도화를 진행하는 한편, 고객 연령대를 고려한 맞춤 설정도 세부화했다.
농협은행 본점(사진=농협은행)
출발 늦었지만 성장 속도 빨라
15일 농협금융에 따르면 1분기 말 NH올원뱅크의 가입자 수는 1213만명이다. 지난해 말 1168만명 대비 3개월 만에 45만명의 신규 가입자가 앱을 통해 거래를 시작했다. 이 외에도 같은 기간 NH페이는 859만명에서 923만명으로, 나무증권은 350만명에서 358만명으로 가입자 수를 늘렸다.
농협은행은 지난 2023년 상반기까지 디지털 관련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디지털금융 플랫폼 전환 구축사업에 본격 돌입한 같은 해 3분기부터 관련 실적을 발표했다. 디지털 실적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기반이 됐다.
특히 농협금융이 힘을 준 앱은 NH올원뱅크로, 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소비와 대출, 투자 등 금융 영역을 중심으로 비금융 서비스까지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 농협금융의 주요 계열사들의 비대면 상품 판매 비중도 늘었다. 1분기 판매 상품 중 은행 69.7%, 카드 74.3%, 생명 99.7%, 증권 98.3%를 비대면으로 판매했다.
특히 은행의 경우 입출금과 대출, 펀드와 방카슈랑스 등의 판매 건수를 합산한 규모로 1년 새 비중이 크게 올랐다. 농협은행의 비대면 상품 판매 비중은 디지털 현황을 나타낸 2023년 3분기 56.2%에서 올해 초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농협금융은 2023년을 기점으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붙였으나, 시작은 비교적 늦은 편이다.
카카오뱅크(323410)와 케이뱅크가 2017년, 토스뱅크가 2021년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데다 주요 은행과 금융지주는 빠른 속도로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 확장 속도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농협금융도 지난 2020년부터 NH농협 디지털 금융 시스템 개편 마스터 플랜을 진행했으나, 본격적인 앱 고도화는 늦었다.
다만 후발주자인 만큼 고객 편의성 개선을 위해 세부적인 부분까지 챙겼다. 타 은행 대비이용 연령대가 높은 만큼 ‘큰 글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버튼을 애플리케이션 홈 화면 최상단에 배치하기도 했다.
NH올인원뱅크 중심…디지털 전환 총력
이처럼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는 배경에는 서비스 확대와 기능 고도화에 있다. 농협은행 앱을 통해 비교할 수 있는 대출상품은 47개로, 총 16개 금융사의 상품을 비교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개인사업자도 비교가 가능하게 이용자 범위를 넓혔다. NH올원뱅크와 NH스마트뱅킹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데, 농협의 디지털 강화 결과물이다. 농협금융과 농협중앙회 등은 디지털 금융 강화를 위해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이번 서비스를 확장한 NH올원뱅크의 경우 올해 초 고도화를 마쳤다. ‘NH농협 디지털금융 플랫폼 전환 구축사업’을 통해서다. NH농협 디지털금융 플랫폼 전환 구축사업은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이 주축이 된 슈퍼앱 사업이다. NH콕뱅크와 NH올원뱅크를 슈퍼앱으로 고도화해 풀뱅킹 서비스를 완성시켰다.
지난 2023년부터 8월부터 21개월간 진행된 사업으로, 1300만명의 농협 고객이 영업점 방문 없이도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풀뱅킹 서비스가 특징이다. SKC&C와 손잡고 고객 편의를 중점을 두고 사용자 경험을 개선했다.
NH올원뱅크는 농협금융의 중심 앱으로, DT에 총력을 기울였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이 DT부문 부행장으로 재임할 당시 플랫폼 전환 구축사업이 시작됐는데, 현재 농협은행과 더불어 농협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리드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이어 AI 서비스도 강화한다. 지난달 농협은행은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사업에도 착수했다. 지난 1월 개발에 착수해 상반기 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으로, 서비스 안정화 기간을 포함해 총 7개월간 진행된다. AI플랫폼을 구축해 직원의 업무 역량을 강화시키고, 고객 경험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농협금융 차원에서도 지난해 DT추진최고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계열사 디지털 혁신이 주요 주제가 됐다. NH올원뱅크의 방향성도 논했다. 킬러서비스 발굴과 실시간 마케팅 전개로 고객이 찾는 플랫폼을 목표로 전략을 실행할 계획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고객이 먼저 찾는 금융 플랫폼 구현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