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 등을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가 높은 실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재무안정성은 열위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향후 해외 사업 확장 관련 자금소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롯데지알에스)
실적 고성장에도 투자비용 늘며 잉여현금 '뚝'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알에스는 지난해 매출 9954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년도(9242억원) 대비 7.7% 성장했다.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신제품 호조 등으로 인한 직·가맹점 매출 성장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외형이 성장하면서 영업이익도 208억원에서 391억원으로 87.64%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96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년도(9억원) 대비 약 20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0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628억원) 대비 감소했다. 법인세비용과 감가상각비 등이 증가한 가운데 운전자본 부담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현금흐름표 상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소폭 감소하면서 현금 유입이 발생했지만, 매입채무가 크게 감소하면서 현금 유출 부담이 확대됐다. 매입채무는 2023년 1156억원에서 지난해 793억원으로 약 364억원 가까이 줄었다. 반면 재고자산은 184억원에서 171억원으로 13억원, 매출채권은 770억원에서 768억원으로 약 2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투자활동현금흐름이 지난해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3년 말 1080억원에서 지난해 말 841억원으로 약 248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단기금융상품 728억원 증가, 사옥 이전 등으로 인한 유형자산 취득(CAPEX) 415억원이 발생하는 등 큰 규모의 현금유출이 이어진 영향이다.
이에 잉여현금흐름(FCF)은 2022년 732억원, 2023년 635억원으로 600억원 이상 유지해왔으나, 지난해에는 15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을 차감한 금액을 일컫는데, 생산시설의 확장과 신제품 개발, 기업인수 자금, 배당금의 지급과 채무변제 등에 사용된다.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하면 기업은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경쟁사 대비 열위한 재무지표…해외 투자 부담 우려
이 가운데 롯데지알에스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 317.8%, 차입금의존도 51.4%로 열위한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 중이다. 특히 2020년 인천공항 컨세션 사업 운영을 위한 계약 체결로 인해 리스부채가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이 급증했다. 지난 2019년 221.9%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2020년 270.1%로 48.2%포인트 급증했다. 이어 2021년 307.8%, 2022년 343.9%으로 매년 늘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18년 41.3%에서 2019년 51.1%, 2020년 56.5%, 2021년 59.3%로 지속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51.4%로 2021년 대비 7.9%포인트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롯데지알에스의 차입금에서 리스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실질적인 재무부담이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말 롯데지알에스의 총차입금은 3984억원으로, 이 중 1723억원이 리스부채로 계상됐다. 리스부채를 제외하면 금융기관 차입금은 2261억원에 불과하다. 리스부채를 제외한 부채총계는 4171억원 규모로, 이를 자본총계(1855억원)로 나눈 부채비율은 224.85%, 자산총계(7749억원)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차입금의존도는 단순 계산 시 29.18%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200% 이하,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 하지만 리스부채를 제외하고 '토종 햄버거 프랜차이즈' 경쟁사와 비교하더라도 부채비율은 높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말 기준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맘스터치앤컴퍼니는 부채비율 97.27%로 경쟁사 대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노브랜드 등을 운영하는 신세계푸드 역시 지난해 말 부채비율 184.06%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롯데지알에스가 향후 해외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관련 자금 소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롯데지알에스는 앞서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미국 롯데리아 운영을 위한 법인 설립을 설립한 바 있다. 올해 3분기 중에는 미국 내 롯데리아 1호점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올해 초에는 사업 효율화 목적으로 상반기 베트남 롯데리아 지분 100%를 취득했다. 이번 취득으로 인한 베트남 법인 실적은 내년 사업보고서부터 반영된다.
이와 관련, 롯데지알에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매출과 수익성 등 경영상에 대한 지표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예정"이라며 "수익성 확대를 바탕으로 재무안정성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