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본총계 마이너스 195억원 기록하며 완전잠식단기차입금 1000억원대 돌파하며 재무부담 '빨간불'현금및현금성자산 16억·단기매매증권 156억원 불과유료 멤버십·재고자산 건전화 통해 수익성 개선 노력
온라인으로의 급격한 소비트렌드 변화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오프라인 유통기업이 역대급 1위기를 맞고 있다. 제품 회전율이 높고 유행에 민첩하게 대응이 가능한 편의점은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형마트와 가전양판업계 등은 상대적으로 재무부담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IB토마토>에서는 주요 마트와 양판업체의 차입금 규모와 상환 능력, 현금 유동성 등을 집중 점검했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전자랜드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가운데 1년 내 만기가 도래한 단기차입금이 1000억원을 상회하면서 채무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앞서 코로나19 확산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2021년 이후 3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가 상환 금액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2024년 1분기 전년 대비 최고 판매 성장률을 기록한 ‘랜드500 이천점’ 전경. (사진=전자랜드)
경쟁사 흑자전환했는데…전자랜드, 여전히 '먹구름'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이 지난해 22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8억원 손실로 첫 적자전환 이후 3년 연속이다. 앞서 2022년 손실 규모는 109억원으로 급증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전자랜드는 매출원가와 판매비와관리비를 6227억원으로 직전연도(7339억원)대비 15.15%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2022년 7230억원에서 지난해 5998억원으로 17.04% 감소하면서 원가율과 판관비 비중이 늘면서 영업손실이 확대됐다.원가율은 같은기간 75.31%에서 75.58%로 소폭 0.27%포인트, 판관비중은 26.20%에서 28.23%로 2.03%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를 포함해 2021년 이후 3년 연속 적자가 지속되며 지난해 에스와이에스리테일는 자본총계 마이너스(-) 195억원을 기록,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는 지난해 경쟁사인
롯데하이마트(071840)가 영업이익 82억원을 기록한 것과 차이를 보인다. 하이마트 매출액은 직전연도 대비 21.78% 감소하면서 전자랜드보다 더 큰폭의 감소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가와 판관비를 3조3888억원에서 2조6020억원으로 23.22% 줄이면서 흑자전환했다. 판관비중은 24.29%에서 25.67%로 소폭 증가했으나, 원가율은 77.26%에서 74.02%로 3.24%포인트 감축하면서 수익성 강화에 성공했다.
앞서 전자랜드와 하이마트는 서로 다른 생존 방식을 택하면서 눈길을 끈 바 있다. 전자랜드는 유료 멤버십 랜드500을 선보이면서 할인 혜택 등을 통한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회원 등급은 연회비에 따라 라이트(1만원)과 스탠다드(3만원), 프리미엄(5만원)으로 나뉘며, 가입 고객은 랜드500의 500가지 특가 가전제품을 온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 31일까지 11개월 간 109개의 지점 중 26개를 유료멤버십 매장으로 변환, 올 1분기 유료 매장 26곳의 총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1% 성장했다.
업계 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이마트의 경우 사후 서비스를 통한 고객 유지 등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달부터는 냉매, 배수 호스 점검 등까지 한꺼번에 해결하는 '에어컨 프리미엄 클리닝'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가전제품 구매객에게 수리, 청소, 이전설치, 보증보험 등에서 총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 만능해결 서비스'를 강화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낮은 판매가를 내세운 전자랜드와 달리 무형의 서비스를 내세운 하이마트가 영업이익 측면에서 더 유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자랜드의 경우 경쟁사 대비 점유율과 외형이 작았던 만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전략으로 유료멤버십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프로모션 진행 등으로 판관비 비중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단기차입금 1000억원·부채비율 1000% 돌파 '빨간불'
이미 극심해진 차입금 부담에도 대응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1년 내 상환이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이 1342억원에 이르는 가운데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6억원에 불과한 탓이다.
전자랜드 측은 여유있는 유동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적절한 만기나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해주는 이자부 당좌예금, 정기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 시장성 유가증권 등의 금융상품을 선택해 잉여자금을 투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즉시 출금이 가능한 현금및현금성자산에 더해 단기매매증권은 156억원으로 약 172억원에 불과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입금의존도는 이미 지난 2022년 말 63.2%를 돌파한 상황인 만큼 관련 채무 부담이 과중한 수준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되는 30%이하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부채비율 역시 1980.71%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에는 1015.64%로 줄어들긴 했으나 이 역시 100~200%일 때 안정적으로 평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채 부담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향후에도 지속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와 혼수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한 업황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즉각적인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자랜드 유료멤버십 매장 외에도 재고자산 건전화와 오프라인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업종 특성상 전자랜드는 많은 재고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수의 단종 재고와 전시 및 반품 재고 중 상품성이 높은 리퍼비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재고 자산 건전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이외에도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오프라인의 강점인 ‘체험’을 강화하는 다채로운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유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